이성재!! 그는 강했다. 정말 우리나라에서 이성재처럼 아웃사이더로 보는 배우들도 참 드물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이단아라고 불리는 배우는 "숀 펜" "조니뎁" "잭블랙" 정도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서 "잭블랙" 을 "류승범" 정도라고 생각한다면 내 생각에 "조니뎁" 정도가 이성재에 맞출 수 있지 않나 싶다. 요즘 잘 나가고 있는 블록버스터는 거들떠 보지도 않으며 <빙우><바람의전설> 등 올해에도 그의 변신은 놀라웠지만, 정작 흥행은 예전처럼 따라주지는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는 국내 여자배우들은 물론 여자배우들까지 꺼리는 추남으로 변신을 했다. 영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으~~ 진짜 약골에 이는 툭 튀어나왔고, 머리는 파마... 할 말 없다 ㅡㅡ

꼭 볼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볼지도 몰라 예고편을 안 봤었는데(안 볼 영화면 예고편 볼 때도 있다) 영화소재가 빙의였다. 처음에 이종혁분이 신석기 변호사로 나와서 얼굴이 못생기게 변하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이성재가 나오고 도대체 영화가 어떻게 돌아가나 했더니 이종혁이 이성재 몸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비밀>에서 이런 경우를 본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처음이 아닌가 싶으면서 이걸 코미디로 어떻게 승화시키나 했더니 각종 에피소드를 보여줌으로써 영화를 보는 시종일관 즐겁게 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도 남는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화장실 유머같은 경우는 이제 좀 자제해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방구 소리에 "뿌지직" 소리에... 흠.. 보니까 이제는 이런 것이 얼굴이 찌푸려질 뿐 웃음을 유도하기에는 한국 관객들의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조연으로는 신이의 활약이 좋았다. 신이 같은 경우 신석기변호사 조교로 나오는데 김현주만 보면 눈에 불을 켜고 대응하는 모습에서 코믹한 모습이 많이 보였는데 양념요소로 충분했다. 나오는 분량은 얼마 없었지만, 나올 때마다 웃음을 자아냈으며, 이름은 모르겠지만, 신석기 변호사 옆집에 사는 아저씨 또한 엉뚱한 발상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 영화는 이성재라는 배우 하나만 보기에도 볼만한 영화였다. 영화의 주제는 진정한 사랑이었지만, 그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기 위한 이성재의 노력이 돋보였다. 지난 번에 몸치에서 <바람의전설>의 전설로 거듭나기까지 고생을 하셨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뻐드렁니에 트럼펫을 부려고 연습하는 것과 비를 맞으며 사랑에 절규하는 모습, 게다가 도대체 자전거 고꾸러지는 것은 어떻게 촬영을 했는지^^;; 추남의 변신으로도 이미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성재의 변신에 비해 영화 자체가 약한게 흠이라면 흠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