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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색다른 컬트 코미디 남남북녀와 참을 수 없는 영화의 지루함 4인용식탁 남남북녀
kdong8799 2003-08-13 오후 4:21:38 2142   [9]
(이보다 더 웃길 수 없는 남남북녀와 4인용 식탁의 모든 것)

남남북녀를 시사회 때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개봉관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는지 이번 주 상영예정이 갑자기 8월 29일 개봉으로 연기되었고, 어른들이 돈내고 극장에 가서 감상하기에는 고민이 많이 되는(?)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단, 시사회에 참석한 중고생 여러분들 중 일부는 상당히 재미있어 했습니다.

김사랑의 세련된 북한 사투리 구사 능력을 포함한 열연은 굉장히 보기 좋았고, 연기 잘 하는 여배우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훌륭한 연기자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 이 영화는 다른 코미디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색다른 웃음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남북간 언어의 차이로 인한 웃음과 '별'과 '블루'에서 웃겼던 공형진의 감초연기가 여전히 살아있지만 무엇보다도 관객들에게 커다란 웃음을 선사한 사람은 바로 조인성이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감독입장에서는 굉장히 진지하고 가슴찡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정말 정성들여 찍은 장면들에서 조인성은 사이보그 인간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뻣뻣한 표정과 행동의 연기로 우리에게 지금까지 그 어떤 코믹영화에서도 보기 어려운 정말 색다르고 굉장한 웃음을 선사합니다. 영화를 볼 때뿐만 아니라 극장 밖을 나와서, 몇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조인성의 그 멋진 컬트 코미디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정말 너무 웃깁니다. 웅장한 음악을 배경으로 상당히 긴박하고 진지한 결정적인 장면에서 조인성은 우리를 너무 웃깁니다. 김사랑과의 애절한 사랑이 남북한의 현실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함으로 인해 상당히 슬퍼하는 장면에서도 기가막힌 웃음을 선사합니다. 큰 기대없이 100분 동안 그동안 코믹멜로 영화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웃음과 조인성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컬트적인 코미디를 즐기기에는 적당한 영화인데, 갑자기 개봉이 연기되어 정말 안타깝습니다. 몽정기를 찍은 정초신 감독이 남남북녀와 동시에 개봉되는 영화들이 흥행에 큰 타격을 받게 될 것 같아 안타깝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하던데, 오히려 남남북녀가 다른 영화에 밀려 개봉이 연기되었네요.

다시 한번 김사랑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며, 조인성만이 할 수 있는 사이보그 인간도 하기 어려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컬트 코미디를 여러분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이보다 더 긴장된 남북관계속에서의 남녀간의 사랑을 단편적이면서도 감각적이고 무지하고 가볍고 재미있게 그린 영화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국영화 역사상 새로운 컬트 코미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굉장히 실험적이고 모험적인 영화 남남북녀를 다시 한번 열렬히 피터지게 추천합네다. 비디오로 감상하실 것을. 김사랑의 노력과 열연, 공형진의 뛰어난 말 개그, 조인성의 컬트적인 코미디, 연변까지 가서 촬영을 한(?) 정성 등을 생각하면 극장가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네다.

긴장감, 진지함, 애절함, 아련함, 슬픔, 감동, 이데올로기를 뛰어넘는 사랑 등 이 모든 개념들을 너무 단편적이고 무지할 정도로 가볍고 웃기게 전달한 남남북녀와는 달리 가족, 가정, 과거, 사실과 진실, 사람관계 등에 대해 모든 것을 너무 난해하고 불편하고 부정적으로 표현한 4인용식탁을 비디오나 DVD로 연달아 보면 무진장 색다른 영화감상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4인용식탁은 내용조차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3차례에 걸쳐 쓴 감상평을 순서대로 싣겠습니다. 굉장히 많은 내용이지만 단편소설을 읽는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신 분들이 순서대로 세 개의 감상평을 다 읽고나면, 영화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이면서도 종합적이고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맛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 1 > 너무나도 지루하고 짜증나는 4인용 식탁(영화를 본 당일 밤에 씀)

아침 일찍 고양이의 보은을 보고 아기자기한 재미와 따뜻함, 한편으로는 슬픔을 간직한 채 점심 때는 계속보려다 못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보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엄청난 부러움과 커다란 감동을 받고, 저녁9시에는 4인용 식탁을 감상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부터 굉장한 불쾌감과 말과 글로 형용하기 힘든 정말 안 좋은 감정이 솟구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이 영화를 만든 여자 감독과 제작사에 실컷 욕을 해주고 싶고, 필름들을 다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앞의 영화가 너무 한심했기에 기분전환을 위해 새벽에는 나쁜 녀석들2를 큰 기대없이 감상했습니다. 예상대로 스토리나 액션에 참신함은 없었지만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용 오락영화로는 볼만했습니다. 전지현과 박신양이 너무나도 불쌍했고, 아기와 어린아이들의 생명과 죽음을 단순히 돈벌이용을 위한 수단으로 너무 쉽게 표현한 여자 감독에 대한 분노가 절제가 안되고, 영화를 끝까지 보는 것이 엄청난 고문이었던 4인용 식탁에 대한 견해와 감정부터 전합니다.

 4인용 식탁은 영화를 감상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지루함이 상상을 초월하고, 그동안 국내외 공포나 스릴러 영화들(식스센스, 디 아더스, 텔미썸씽, 장화홍련, 링, 폰 등)에서 충분히 보았던 익숙한 내용구성과 전개가 식상함을 극에 달하게 했습니다. 주제나 내용전개와 별 상관없이 나열적으로 등장하는, 관객들을 좀 놀래키려는 장면들도 너무 짜증이 났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영화내용전개상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아기와 어린아이의 죽음이었습니다. 어떻게 모성본능이 강할 수 밖에 없는 여자 감독이 어린아이가 청소차에 깔리고, 아기를 아파트 난간 밖으로 떨어뜨리는 장면들을 아무런 여과없이 너무 쉽게 영화속에 표현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스토리 전개상 꼭 필요했던 장면도 아니었고, 이 장면내용을 다른 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관객들에게 충격과 끔찍함을 느끼게 해 너무나도 지루하고 식상한 영화에 대한 불만을 좀 줄이거나, 흥행이 조금이라도 더 되기를 바라는 얄팍한 상술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박신양과 전지현이라는 톱스타들을 내세워 2시간 동안 영화가 얼마나 지루하고 식상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잘 보여준, 생고문하는 영화가 바로 4인용 식탁입니다. 아기와 어린 아이들의 너무 소중한 생명까지도 무참히 짓밟는 장면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하고, 관객들에게 더러운 기분과 참기 힘든 지루함을 전하면서까지 영화제작에 대한 열정과 꿈을 실현한 감독은 영화계를 떠나던지, 오랜기간 자숙의 시간을 갖으면서 관객들을 배려할 줄 아는 영화연출에 대한 충분한 준비를 하고서 다시 영화감독을 하는 것이 어떨런지? 이런 영화를 굳이 제작할 필요가 있었는지 싸이더스에 반문하고 싶습니다. 박신양, 전지현 두 배우는 왜 이런 영화에 출연을 했는지? 두 사람의 인기와 연기력을 갉아먹는 영화가 아닌가요? 정말 화나고 욕나오는 쓰레기같은 영화였습니다.(단, 박신양 배우의 연기력과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전지현 배우의 도전은 괜찮았습니다. 두 배우의 인기와 연기력이 전체적인 영화분위기와 구조에 억눌려 안타까웠습니다. 전 사회적으로 급증하는 자살과 정몽헌 회장의 자살, 대구에서의 또 열차사고 등 답답하고 안타까운 사회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듯하면서도 기분을 참 나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 2 > 뛰어난 주제, 지루하고 금기를 깬 연출, 너무 안타까운 4인용식탁(영화를 보고나서 4일째 되는 날 작성)

 영화를 감상할 때는 참 지루하고 기분을 안 좋게 하는 영화였는데, 며칠동안 계속 영화의 장면들과 내용이 자꾸 생각이 나는, 이전의 공포나 스릴러 영화하고는 아주 색다른 특이한 영화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실만 진실로 받아들인다'는 영화의 대사처럼 이 영화도, 내용과 분위기를 감당할 수 있는 관객과 그렇지 못한 관객의 구별을 선명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박신양과 전지현이라는 톱스타를 내세워 과연 감독은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인지, 자살과 대형사고로 죽음이 일상의 화두가 되어버린 현재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무엇을 고민스럽게 하는 것일까요?

사람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실만 진실로 받아들이고, 남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험으로 인해 자기만의 세계가 폐쇄적으로 뚜렷이 존재하는 사람에게 단 한 사람의 이해와 사랑이 우리들의 삶 속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 깊은 믿음이 있을 때만 우리들의 눈에는 진실이 보임을, 우리들의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깊은 상처를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미래와 현실을 위해 아무리 힘들더라도 보듬어안고 가야함을 이 영화는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가족해체 현상과 허구적이고 모순적인 모성본능, 부모와 자식간의 왜곡된 관계(많은 사람들이 부모와의 관계속에서 겪은 안 좋은 경험과 습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기 자식들에게 되풀이하는 경우가 상당히 비일비재함)로 인해서 야기되는 비인간성에 대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연(전지현)을 통해 꿈속에서 계속 보아왔던 장면들이 바로 자신의 어린 시절 끔찍한 경험이었음을 알게 된 정원(박신양)은,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연에게 처음에는 깊은 관심과 호감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연을 통해 알게 된 진실이 현실속에서 자신의 처지(능력있고 밝은 성격의 약혼자와 앞둔 결혼, 친아버지와 친동생 같은 인간적인 가족)와 관련되어 분명해질수록 그러한 과거와 기억하기 싫은 과거로 인해 죽은 사람을 자꾸 보게 되는 자신을 부정하게 되고, '꼭, 제발 와 달라'는 연의 애절한 부탁을 외면한 채 4인용 식탁을 전부 부수워버립니다.

자식도 죽고, 가장 절친한 언니인 문정숙(김여진)도 자살하고, 자신을 정신병자로 치부하여 치료나 받게 하려는 남편, 이혼까지 시키려는 시어머니. 연의 주위에는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고, 연을 이해하고 감싸줄 사람은 더더욱 아무도 없습니다. 오로지 한사람, 정원. 하지만 그에게는 자신과 결혼을 앞둔 자신을 사랑하는 애인과 너무나도 자신에게 잘 하는 인간적인 목사인 새아버지와 여동생이 있습니다. 정원만큼은 자신을 이해해줄거라 믿었던 연은 그 믿음이 깨어지는 순간 죽음을 선택하게 됩니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서라도 자신을 이해받고 싶어했던 연. 처음부터 연은 정원의 다가옴을 두려워하면서 거부했습니다. 항상 연 자신은 가까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해를 받지 못했고,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와 진실이 통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고, 그 진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오면서 연 주위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원은 자신에게 혼란만을 안겨주는 꿈과 특이한 현상이 무엇인지를 연을 통해 분명히 알게 될 것 같아 연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지만 그 관계속에서 알게 되는 자신의 과거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엔 연을 외면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원이라는 존재가 연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입니다. 연이 정원을 만나지 않았다면, 알게 되었더라도 서로의 진실을 공유하지 않았다면 연은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을 이해해줄거라는 생각을 아예 갖지 않았을 것입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연보다는 현실속에서 가진 것(약혼자, 가족)이 많은 정원이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면서 한 사람의 이해와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연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속에서도 하나의 진실에 대해서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과 조건, 이해와 요구에 따라 모든 것이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때는 대립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드라마 '무인시대'에서 공예태후의 여동생이 정중부의 아들인 정균으로부터 외면을 당하자 자살을 합니다. 어깨에 문신까지 새기면서 사랑을 약속한 상대가 권력을 위해 자신과의 사랑과 신의를 헌신짝처럼 내버렸을 때, 더 이상 삶의 의미를 찾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자신의 집을 담보로 막내삼촌에게 20억을 빌리기까지 한 정몽헌 회장이 150억원이 넘는 비자금을 정치인들에게 갖다바치고도 대북사업을 진행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그동안의 성과마저도 다 무너져내릴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그동안의 삶과 사람들에 대한 심정이 어떤 것이었을까요? 혹시라도 정치인이나 관료들 중에서 비자금을 제공하면 크게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면 그 심정은 특히 어떠했을까요?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컸을 것이고, 삶보다는 죽음이 보였을 것입니다. 오랫동안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약속한 남자친구가 여행을 가서 그동안 둘 사이에 계속 문제가 되었던 성관계 문제로 티격태격하다 할 수 없이 과거의 돌이키고 싶지 않은 경험을 털어놓았더니,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내고, 헤어지자고 하면 그 때 여자의 심정은 어떨까요? 정신도 이상하고 무직인 큰 딸이 1억이 넘는 카드빚을 진 2300만원짜리 전세방에 사는 늙은 부모님의 심정이 어떨까요? 남편은 사업을 하다 망해 집을 나가고, 카드사와 채권자들로부터 매일매일 시달리면서 하루하루 끼니걱정을 해야하는 어린 자식을 둔 젊은 아낙네의 심정은 어떨까요?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아무리 취직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는 전혀 구할 수 없고 생활비는 바닥이 난 젊은 남녀의 심정은 어떨까요? 아직도 자기 자식의 주검을 찾지 못한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들이 범인은 정신이상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관련자들이 가벼운 몇 년형의 징역밖에 받지 않았을 때 그 심정이 어떨까요?) 자신을 이해하고 믿어줄 단 한 사람이 정말 필요했던 연의 죽음이 그래서 더 안타깝고 가슴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난해한 부분이 아기를 죽인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 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문정숙이 아기를 아파트 난간으로 떨어뜨리는 것으로 묘사되고, 연의 남편이 운전 중에 경비 아저씨랑 통화하면서는 마치 연이 진범인데 경비아저씨와 남편이 입을 맞추고, 그 대가를 경비아저씨가 요구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특히, 연이 아파트 난간에 서있는 모습이 화면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 뒷 부분에 연이 자살을 하면서 정원의 눈에 진실이 보입니다. 그 진실은 연의 아기를 아파트 난간으로 떨어뜨린 범인은 바로 문정숙입니다. 연의 아기가 계속해서 달라붙자 어렸을 때 어머니와 우물안으로 떨어진 경험이 있어 폐쇄공포증과 어린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등 아기와의 접촉을 공포스러워하는 문정숙 여인이 연의 아기를 아파트 난간으로 떨어뜨린 것이고, 장을 보고 온 연이 그 장면을 목격했고, 그 다음에 경비아저씨가 난간 쪽으로 가 서있는 연을 본 것입니다. 남편과 시어머니는 연이 아기를 죽인 것으로 의심과 오해를 한 것이고, 경비아저씨는 그러한 남편을 이용해서 연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겠다는 것을 빌미로 돈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연이 정원의 과거를 생생히 알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정원에 대한 절박하고 인간적인 기대와 희망,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이 깨지는 순간 연의 영혼도 산산이 부서졌고, 연의 자살을 통해서 정원은 진실을 보게 되고, 연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과거와 죽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자신의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않고 감싸안는 것입니다. 그것이 마지막 식탁의 장면으로 형상화됩니다. 뜨거운 음식을 앞에 두고, 죽은 어린이 2명과 연이 앉아있는.

어떻게 보면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안으로는 곪아가고 있는 연일 자살과 사고가 터지는요즈음의 우리 사회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는 영화일 수도 있고, 위에서 언급한 대로 정말 뛰어난, 위대하다고까지 생각할 수 있는 주제의식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너무나도 좋은 문제의식을 관객들에게 지나치게 불친절하고 지루하게 형상화한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정원의 눈에 계속 보이는 죽은 아이들의 모습, 의도했던 아버지의 죽음과는 달리 전혀 예상치 못했던 여동생의 끔찍한 죽음 등 연을 통해 모든 것이 분명해지는 정원의 과거, 어머니가 무당이면서도 정원의 새아버지가 목사인 교회를 다녔던 연, 정원의 과거와 내면을 전혀 모르고 결혼준비에 부풀었다 오해를 하는 애인, 정원의 과거 경험과 연관이 있는 뜨거운 음식, 온 가족이 따뜻하게 식사를 한 적이 없는 불행했던 과거를 알게 해준 연과의 식사자리보다는 목사인 새아버지와 여동생과 오랜 시절 함께 한 식사자리가 깨지기를 바라지 않으면서 애인과 결혼을 해서 새출발을 하고 싶어하는 정원, 하지만 연의 자살로 모든 것을 부정하지 안고 보듬어 안으면서 4인용 식탁에 앉아서 뜨거운 음식을 대하는 정원. 이러한 내용과 문정숙 여인과 관계된 내용들을 너무 나열적이고, 어둡고 무거운 일정한 분위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를 끌고 간 것이 다수의 관객들에게는 상당한 지루함과 불쾌감을 안겨줄 수 있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특히 그동안 관객들이 멜로 연기에 익숙해져있는 박신양의 표정과 엽기적인 그녀와 밝고 경쾌한 CF장면속의 이미지에 익숙한 전지현의 가냘픈 목소리가 영화의 주제나 내용, 분위기하고는 잘 어울리지 못한 것이 영화를 더 지루하게 했습니다.

제작사 싸이더스와 이수연 감독이 정말 큰 잘못을 한가지 했습니다. 전세계 어떤 나라 영화에서도 아기와 어린아이들의 잔혹한 죽음을 생생히 묘사한 영화(아직까지 제가 못본 것일수도 있음)는 없습니다. 영화산업이 가장 발달한 헐리우드 영화에서조차 이런 장면은 누구나가 다 금기시하기 때문에 볼 수가 없습니다. 최근에 우리사회에서 어린 자녀들을 아파트 밖으로 내던지고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갈수록 사람 생명의 소중함이 무시당하고, 어린 아이들이 유괴와 성폭력으로 학대받는 사건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요즈음 어린아이가 청소차에 깔려죽고, 아기를 아파트 난간으로 떨어뜨리는 장면을 굳이 사실적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꼭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내용 전개에 무리가 따르거나 허구적인 모성본능을 비판적으로 전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았나요? 누구보다도 어른들이, 이 사회가 정말 소중히 여기고,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어야 하는 주체가 바로 어린 아이들과 아기들 아닐까요? 상업성이나 작품성을 위해서 그랬다면 더더욱 용서가 안됩니다. 뒤늦게라도 이 장면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비디오, DVD, 케이블 방송, 해외수출용 필름에서는 이 장면을 삭제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창피하고 부끄러운 장면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사람에게는 의식하는 것보다 무의식적인 것이 더 무서운 것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범람하는 포르노나 아동 학대 영상들이 그래서 큰 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다시는 누구나가 다 지키는 이러한 금기시되는 장면들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싸이더스나 이수연 감독을 직,간접적으로 아는 분들이 이 글을 보시게 된다면 꼭 전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4인용 식탁과 같은 날 감상한 나쁜 녀석들2에는 잘라진 손가락과 사지가 절단되어 피가 뚝뚝 흐르는 사람의 팔다리가 양동이에 담겨 등장합니다. 흥행을 위해서는 더 자극적인 것이 필요했던 것일까요? 어렸을 때 방황하는 고양이에게 붕어과자를 주고, 차에 치일 뻔한 고양이를 온몸을 던져 구하는 고양이의 보은이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 생명의 소중함, 사람의 인격과 순수성, 감수성의 따뜻함과 아름다움, 서로 깊게 믿고, 사랑할수록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진실이 많아짐을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가 느낄 수 있기를 진정으로 바랍니다.

< 3 > 대단한 문제의식, 너무 많은 내용이 소화가 안된 채 파편화 된, 입체퍼즐같은 4인용식탁(영화를 보고나서 5일째 되는 날 계속 생각이 나서 더 씀)
 
(소설은 꿈보다 해몽이 더 좋아도 되고, 좋을 수도 있지만 영화는 해몽보다 꿈이 훨씬 더 허벌나게 좋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영화지)

 두 번이나 감상평을 쓰고도 아직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들을 다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졌던 느낌과 영화를 보고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떠오르는 이미지와 생각이 확 다른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보다는 소설이라는 표현형식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난해한 아기들의 죽음과 문정숙 여인에 대한 진실, 연과 정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앞선 감상평에서 저의 견해를 피력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 이외의 내용들에 대한 저의 생각과 느낌을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아기를 죽인 범인이 누구일까? 못지 않게 파편화되어 지나가듯이 묘사된 장면들로 인해 내용 전달이 잘 안된 부분이 바로 정원의 정말 끔찍했던 어린 시절 기억들입니다. 꿈속에서만 보였던 장면들이 연을 통해 어린 시절 실제 겪었던 일임을 정원은 깨닫게 됩니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가운데, 한 어린 아이가 청소차의 뒷바퀴에 깔려 죽게 됩니다. 청소차 운전자는 재빠르게 아이의 시체를 하수도 구멍으로 넣게 되고, 어린 정원만이 이 장면을 목격합니다. 아기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아기를 계속 찾게 되고, 정원이 시체가 있는 곳을 알려주게 됩니다. 이 일로 정원의 아버지는 자기 자식에게 신통력이 있다고 생각하고,아예 점집을 차려 정원에게 돈벌이를 시키고, 이러한 상황이 감당이 안되어 힘들고 고통스러워하는 어린 정원에게 아버지는 툭 하면 폭력을 행사합니다. 어린 정원에게 이 모든 것은 너무나도 끔찍한 고통이었기 때문에 결국 연탄가스를 이용해 아버지를 죽이고, 자신도 자살할 결심을 합니다. 여동생만큼은 죽이고 싶지 않아 장롱속에 넣고 이불로 가스가 들어가지 않게 막아두지만 불이 붙게 되어 어린 여동생은 타죽게 되고, 연탄까스로 아버지만 죽고, 정원 자신은 생명을 건지지만 이 모든 것에 대해 일종의 기억상실증 증상을 앓게 됩니다. 대신 죽은 사람의 모습이 계속 보인다든지, 인테리어 작업을 할 때 전선설치를 위해 어디부터 먼저 뚫어야하는지 잘 안다든지, 비가 올 것을 알고 자신만 우산을 가져가는 등의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특이한 경험들을 계속 하게 됩니다.

 가족이 없어진 어린 정원을 교회 목사님이 입양을 해서 친자식처럼 정성을 다해 키웁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운영하고 있는 교회에는 어머님이 무당이고, 기면증을 앓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불행했던 과거를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을 지닌 연이라는 여인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 내용이 나중에 나옵니다. 결국 교회를 매개로 해서 정원과 연은 이미 인연이 닿아있었던 것입니다. 무당의 딸인 연과 점쟁이를 강요받았던 정원이 기독교를 통해 연결되어 있었던 것입니다.(감독님의 종교가 혹시 기독교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감독님의 종교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내용이겠죠?)

 무당의 딸이면서 기면증을 앓고 있는 연이 살아오면서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는 쉽게 동화되지 못했을 것을 우리는 추측할 수 있습니다. 연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이해해줄 단 한 사람이 정말 그립고 필요했을 것이고, 다른 사람의 과거를 꿰뚫어보는 자신이 두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낯선 사람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양이를 핑계로 말을 먼저 거는 것도 싫어했던 것이고, 정원의 접근도 처음에는 단호히 거부했던 것입니다. 반면에 정원은 너무나도 끔찍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의식하지 못한 채 지극히 인간적이고 정상적인 가정분위기 속에서 살아왔고, 집도 부유하고, 능력도 있고, 성격도 적극적이면서 활발한 애인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정원에게 전철에서 어머니에게 독살을 당한 두 아이의 주검이 계속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잠에 취해 아이들의 죽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자신의 무기력함이 투영된 것인지, 꿈속에서 알 수 없는 악몽에 계속 시달리게 됩니다. 전철에서 독살당한 아이들 옆에서 잠이 들었던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이미 첫 장면에서부터 정원과 연과의 관계를 암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원은 항상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참 무기력하고 나약한 존재였습니다. 어렸을 때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여동생을 죽게 했고, 독약이 든 과자를 먹고 어린 두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에도 정원은 졸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두 사건(정원은 두 번 다 자고 있었음)은 정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원 자신이 사람의 죽음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하고 무기력한 존재임을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연의 죽음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원은 사람의 죽음 앞에서는 의식이 없는 육체만 존재했던 것이고, 기면증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연은 육체는 마비가 되어있어도 의식만큼은 뚜렷했던 정신세계가 매우 발달했던 존재였던 것입니다. 정신세계가 매우 발달했던 연과 어린시절 끔찍한 정신적 충격과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해 뇌 일부가 제 기능을 못하는 육체가 발달한 정원의 인연은 물과 불의 만남이었고, 결국 불이었던 연이 물이었던 정원에 의해 자살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영화를 통해서 이런 생각까지 한 것은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견해일 수 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가 지극히 정원을 중심으로 진행이 됨으로 인해 연을 포함한 여러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와 각 사건들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측면이 있고, 많은 분들에게 시계를 자꾸 보게 하는 지루함을 안겨다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강자와 약자에 대한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영화속에서 가장 가진 것이 많은 강자는 누구이고, 가장 가진 것이 적은 약자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원, 정원의 아버지와 어머니(영화속에는 나오지 않음), 죽은 여동생, 문정숙 여인과 그녀의 어머니, 연, 전철에서 두 자식을 독살한 젊은 아낙네. 이 모두는 우리 사회의 약자이며, 굉장히 불행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입니다. 주요 등장인물인 정원, 연, 문정숙 여인 이 세 사람중에서는 누가 가장 약자일까요? 저는 연이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문정숙 여인은 아기일 때 너무나도 끔찍한 경험을 합니다.(영화속에서는 묘사되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아기를 데리고 우물안으로 투신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기는 죽은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고 살아난 것입니다. 어떻게 살아났는지, 죽어가는 어머니의 젖만 먹은 것인지, 엄마의 젖살까지 입으로 뜯어먹으면서 버티다가 구출된 것인지 관객들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잘 알지 못하다가 연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고, 결국은 그 진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아기들을 아파트 난간으로 던져버리고, 자신도 자살을 합니다. 과거의 끔찍했던 경험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신의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하지만 연은 그렇지 않습니다. 연은 어머니가 무당이고, 자신은 기면증을 앓고, 사람들의 과거를 꿰뚫어볼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평범한 한 여인으로 살기 위해 교회도 다니고,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기도 합니다. 자신이 처한 불행한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입니다. 기면증을 고치지 못하는 이상, 연은 혼자서는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는 존재입니다. 남편에게 연락을 하기 싫어도 영화속에서 연이 길거리에서 쓰러질 때 아직은 연락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남편밖에는 없습니다. 주머니속에 가지고 다니는 메모지가 그것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육체적인 장애로 인해 혼자서는 생활을 할 수 없는 장애우와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진실로 연을 이해하고 사랑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도 있어야만 연은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입니다. 가장 친했던 이웃집 언니(문정숙 여인)도 자신으로 인해 과거를 인식하고 나서 자살을 합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단 한 사람 정원. 연을 통해 자신의 혼란스러움과 궁금함을 풀 수 있다는 기대가 있을 때는, 호텔에서 쓰러진 연의 주머니에서 나온 정원의 명함 때문에 연락이 왔을 때 기꺼이 달려가지만, 진정으로 연이 정원을 필요로 했을 때 정원은 연을 냉정하게 외면합니다. 현실속에서 정원은 버리기 어려운, 가진 것(능력있고 자신을 사랑하는 애인, 결혼, 인간적인 새아버지와 여동생)이 아무것도 없는 연보다 너무 많았던 것입니다.

<< 육체 : 정원(물) => 정신 : 연(불)의 관계
    자본 : 가진자 => 인간성 : 없는 자 또는 죽는 자
    미국, 노무현과 검찰, 재벌, 정치인, 관료 : 강자 => 정몽헌과 북한[굶어죽어가고 있는 주민 중심으로] : 약자 >> 로 단순 도식화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과 저만의 어거지이겠죠?

 세 사람 모두 다 사회 전체속에서는 약자이지만 연과 정원과의 관계에서는 연이 훨씬 더 약자였던 것입니다. 가장 강자는 정원의 애인이 아니었을까요? 목사님에게 큰돈을 빌려주어 교회를 지울 수 있게 도와줄 정도로 집도 부자이고, 사회적인 능력도 상당하고, 성격도 적극적이고 활발하고, 외모도 그런대로 괜찮고, 사랑하는 남자 정원도 있고, 많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결혼을 앞두고 있죠? 연의 남편과 시어머니도 못사는 사람들 같지는 않고, 평범한 수준이상의 가정환경은 되는 것 같고, 며느리가 될 여자의 집안에서 경제적인 큰 도움을 받아 교회도 새로 짓고, 친자식같은 아들과 딸을 두고 있는 목사님도 그렇게 불행해보이지는 않고, 정원의 여동생도 영화속에서는 잘 살고 있습니다. 강자와 약자라는 개념의 대비보다는 행복과 불행, 긍정과 부정, 감당할 수 있는 진실과 감당하지 못하는 사실, 특수성과 보편성, 평범함과 특이함 등의 개념으로 대비하는 것이 더 적당한 것인가요?

 이 영화에는 우리에게 일상속에서 익숙한 4인용식탁만 있을 뿐 정상적인 가정의 모습이 전혀 없습니다. 연의 가정도 아기가 죽고나서 깨졌고, 문정숙 여인의 가정도 없어졌고, 어릴 적 정원의 가정도 상당히 비극적이고, 성인이 된 현재의 가정도 정원 자신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고, 정원과 애인은 결혼을 앞두고 있을 뿐 아직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지는 못합니다. 결국 현대사회에서 우리들 삶의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단위가 되는 가정의 허구성과 모순, 비인간성, 불합리성을 이 영화는 처절하게 들추어냅니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통해서는 가정과 사회구성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인간관계에서조차 너무나도 끔찍한 비인간성이 존재할 수 있음을, 연과 정원의 관계를 통해서는 삶과 인간관계속에 사실과 진실에 대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과 감당할 수 없는 것이 분명히 존재함을 이 영화는 대사로까지 표현해가면서 우리에게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선명한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2시간 동안 너무나도 많은 사건들을 담아내려다 보니 각 내용들이 파편화되어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문제의식과 의도가 관객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은 채, 난해함과 불편함, 지루함을 계속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떠오르는 파편적인 영화속의 장면과 이미지들을 제 머릿속에서 하나의 입체적인 퍼즐을 맞추듯이 재조합하는데 5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세 번이나 감상평을 쓰고 나서도 더 표현하고 싶은 생각과 느낌들이 감히 솟구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 번 봐도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나 여러 번 봐야지만 주제와 내용이 제대로 잡히는 영화가 있기는 하지만 영화라는 쟝르는 확실히 소설하고 구별이 되어야 합니다. 4인용식탁을 영화가 아닌 소설로 읽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을 것입니다. 소설은 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여러 번 다시 읽으면서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부담이 되면 나중에 차분히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제한된 시공간속에서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장면으로 인해 지나치게 감당하기 어렵거나 표현방법이 아주 불성실한 내용을 맞닥뜨리면 소설만큼 시간과 공간을 조절하면서 자신에게 맞게 소화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느낌과 짜증이 강해집니다. 영화 속 대사처럼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사실만이 진실이 되듯이, 2시간 동안 전개되는 4인용식탁의 많은 내용과 장면들도 대다수 관객들이 편하게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벅차지 않은가요?

(소설은 꿈보다 해몽이 더 좋아도 되고, 좋을 수도 있지만 영화는 해몽보다 꿈이 훨씬 더 허벌나게 좋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영화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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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남북녀(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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