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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으로] 거울 속에 또 다른 내가 있다. 거울속으로
callisto 2004-06-20 오후 12:34:24 1367   [1]
 
 
 

 나는 한 발 느린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영화도 한 발 느리게 보나 보다 (웃음)

공포 영화를 상당히 좋아한다.

공포 영화를 무서워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무섭기 때문에 좋아한다.

워낙 무서운 걸 싫어해서 놀이 기구도 무서운 건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삶은 항상 '공포'가 결핍되어 있다.

부족한 걸 보충이라도 하듯 나는 공포 영화를 보곤 한다.

 

 하지만 공포영화라고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용도 없이 피와 살이 튀어나가는 영화는 즐기지 않는다.

그저 메스꺼울 뿐 그것은 공포가 아니다.

나는 공포 본연의 공포를 즐기지 잔혹이나 잔인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공포 영화라고는 해도 오컬트무비류만을 주로 보는 편이다.

종종 하드코어적인 슬래셔 무비를 보기도 하지만 역시 이건 내 취향은 아니다라는 결론에 매번 도달할 뿐이다. (이런 면에서는 '스나코'양과는 확연히 다르지... 웃음)

 

 단지 '공포'라는 장르를 달았다는 이유 하나로 보게 된 영화이다.

배우라던가 감독이라던가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 오히려 그 편이 영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

 

 전체적인 평을 내리자면,

'거울 속으로'는 포스터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흥미롭기는 하다.

 

 포스터 속 배우 유지태씨의 뒤에 보이는 그림 속의 가면은 타로 카드의 행맨(거꾸로 매달린 남자)를 연상 시킨다.

그리고 그 모습이 얼굴만을 강조화한 유지태씨와 대조적으로 비교되며 자연히 시선을 끌게 만든다.

더욱이 이 그림 속의 얼굴은 가면을 쓴 듯한 느낌을 풍기니까...

독특함을 가득 가지고 있는 포스터이다.

 

 그러나 영화는 포스터의 강렬함을 미처 다 담아내지는 못했다.

영화는 처음 5~10분이 그 영화의 전체를 결론짓는다고 해도 그리 틀리지 않는다.

별 것 아닌 장면 속에 상당히 많은 복선이 깔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긴장감은 처음 10분까지가 전부였다.

공포영화가 아니라 스릴러 정도였다면 차라리 좀 더 높은 평을 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감히 '공포'라는 장르라고 불리기엔 그 긴장감 정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처음 10분간 '오호~ 이거 신선한데~'하던 관객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긴장감을 풀고 편안함 마음으로 의자에 몸을 파묻고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단계에까지 가버리는 것이다.

이런 관객들이 행여나 보다 잠들어 버리지 않을까 염려한 듯 중간 중간에 삽인 된 살인 장면들이 있긴 하나... 그저 말 그대로 끼어든 장면일 뿐. 공포적이다라는 느낌은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공포스러웠나' 만으로 따지자면 이 영화는 극히 무난한 영화였다.

그러나 '거울'이라는 소재를 일상의 조각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끌어올린 것 만큼은 확실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엿볼 수 있는 공포감은...

단지 거울이 다가 아니다.

'거울 속으로'라는 제목인 만큼 관객들은 거울이 나올 때마다 긴장하기 때문에 다가올 공포에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백화점이라는 공간이 주는 현대적이고 도시적인 공간 속에서의 엘리베이터라든가, 스테인레스 재질의 물체들이야 말로 가장 근원적인 공포가 되어 관객을 조여온다.

특히 간간히 듣게 되는 마찰음은 - 영화 스토리와는 별 관계 없다 - 이러한 배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그 소름끼치림을 극대화시킨다.

 

 이러한 공포는 영화 초반부터 충분히 그 공포의 밑바탕에 깔리고 있으므로,

영화 중반의 유지태씨의 집 주방의 식칼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회색 빛에 치가 떨리게 되는 것이다.

 

 '거울'이라는 소재가 주가 되기는 했지만, 일상! 그 자체가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어둠이라는 대상과 뒤섞어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스토리적 측면을 본다면... 스토리적으로는 무난한 편이었다.

요즘에는 마치 약방의 감초마냥 끼워넣게 되는 마지막 반전도 '흠~ 그렇군~' 정도의 이해도로 끝나버렸다.

놀랍다거나 새롭다거나 ... 식스 센스의 '오 마이 갓!' 하는 탄성을 질러내게 하는 부분은 없었던 것이다.

전형적인 공포 영화의 패턴을 답습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원령의 한맺힌 저주가 사람들을 죽여나가고,

사람이 개입해서 사람적인 관점으로 풀어나가려고 하지만 사건은 점점 꼬이고

알고 봤더니 그 원령이 승천(?)하지 못하는데는 한서린 이유가 있고,

그런 이유가 될 만한 원인을 제공한 원인 제공자가 있고...

동분서주하던 주인공이 그 원인 제공자를 체포 내지는 제거(?)하려고 하나...

결국은 원령이 나서서 자기 복수는 자기가 한다는 식의... -.-;;;

(몇몇 영화에서는 원령이 막판에 아무 힘도 내지 못해서 주인공이 직접 복수(?)해 주기도 한다.)

 

 평이한 스토리였다.

오히려 영화에 대한 이러쿵~ 저러쿵~ 토론 꺼리를 제공한 것은...

스토리의 외전(?) 격인 엔딩에 대해서였다.

 

 도대체 마지막 장면의 유지태씨는 누구인가? 실체의 자아인가, 거울 속의 허상인 자아인가?

여러가지 답변이 많지만...

나는 이렇게 정리 내렸다.

 

 

말이 많았던 장면 중의 하나다.

보면 알 수 있다. 틀 속의 유지태씨는 하체가 없다. (쿨럭)

즉, 거울 속 세상에서 마주한 거울 속 세상의 유지태씨인 것이다.

복잡한가?

쉽게 말해서 '허상'이란 소리다.

총을 겨누고 있는 자가 '실체'인 샘이다.

근거가 뭐냐고?

이 장면 앞에서 총을 들고 있는 유지태씨가 약간 두리번 거리며 걸어오는 장면이 있다.

실체인 유지태씨에겐 익숙한 공간이 아니라 그런 것이다.

마찬가지로 맞은 편 틀 속의 하체 없는 유지태씨는 얼마나 태연한가? 저 표정을 보라~ >.<

 

 

못 믿겠다고? 그럼 이 장면을 보시라.

무슨 손으로 총을 감싸쥐고 있는가?

오른손으로 총을 감싸쥐고 있다.

그럼 총을 잡고 있는 손은 왼손이란 소리다.

유지태씨는 극중에서 왼손잡이란 설정이다.

 

 

자, 유지태씨가 다시 거울 밖으로 나왔다.
이 장면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저 유지태씨는 과연 실체인가, 허상인가?
대부분의 분들은 허상이라고 하지만... (실체는 거울 안에서 죽어버렸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유지태씨도 실체다.
왜냐고? 또 손을 주목해 보시길...
역시 왼손으로 총을 쥐고 있다.
 
 
여기도~ 역시 왼손이지 않은가~
 
 
 
그렇다. 그리고 이제 실체인 유지태씨는 앰블런스를 타고 가는 도중 죽게 된다.
정확히 언제라고는 말할 수 없다.
단지 가뿐 숨을 몰아쉬던 때를 대충 추정해 보면 앰블런스 안이라고 생각이 된다.
 
 
 
그렇다면 병원에서 깨어난 유지태씨는 거울 속 허상인 유지태씨인 것이다!
여기서 많은 분들은 병원에서 깨어난 유지태씨가...
실제로는 실체이고, 아까 거울 속의 자아와 마주했을 때 바뀌어져서
거울 안의 세상에 남게됐다고들 많이 말씀하시지만...
 
나는 단언컨데,
실체의 유지태씨는 실제 세상 속에서 죽고
거울 속의 허상인 유지태씨만 거울 속 세상에 남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는 몇 번이나 그의 손에 상처가 왼손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지금 그의 손의 상처는 어디에 있는가?
오른손이다. 이것은 그가 실체가 아닌 허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허상이라고 해도 실체의 기억을 공유하기 때문에 그는 자신이 실체라고 믿고 있었을 뿐...
 
거울 속 세계에 실체가 남은 것이 아니라...
실체는 죽고 허상만이 남은 것이다.
 
 
 
 


 

 
실체의 유지태씨는 극중에서 싸인을 좌-우를 바꿔서, 이름도 뒤에서 부터 하는 경향이 있었다.
(고등학교때 열심히 연습했다면서...)
 
그런데 엔딩 장면에서 볼 수 있는 유지태씨의 싸인은...
정상적이다.
허상인 그가 뒤집은 싸인을 뒤집어서 했기 때문에...
바로 보이는 것이다.
*물론 거울 속 세상이므로, 거울 속 세상 사람들에게는 이 싸인은 뒤집힌 것처럼 보인다.
 
 
 
 
유지태씨가 병원에서 본 TV에 나오는 장면이다.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는가? 왼손으로 하고 있다.
실은 이들은 실제 세상에서 오른손잡이들이었다.
이것은 그가 거울 세상에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병원에서 깨어난 유지태씨 오른 손으로 리모콘을 조작하는 모습이다.
흔들렸지만... 확실하게 리모콘을 조작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오른손이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최후의 전투에서 (무슨 RPG 같군... --;)
유지태씨는 최이사의 총을 맞고 거울 속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거울 속의 허상의 자아와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자아가 분열된 것은 훨씬 이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그의 동료가 인질이 되었던 그 사건부터가 아닐까?
왜냐하면 엔딩 장면에서 보면 거울 속의 유지태씨와 거울 밖이 유지태씨의 행동이 차이가 나는 장면이 몇 번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튼 ... 다시 거울 세상으로 돌아와...
허상의 자아와 마주하게 된 유지태씨는 허상의 자아와 맞서고 허상의 자아에게 총을 쏘는데...
여기서 둘 중 하나가 다시 거울 밖 실제의 세계로 튕겨져 나온다.
 
 많은 이들이 이 장면 때문에 허상이 실제의 세계로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정확한 설명은 나도 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총을 맞은 것은 허상인데... -.-;;; 다시 튕겨져 나온 것은 실체다. 쿨럭~
 
 정말 궁금한 이들은 감독에게 메일을 보내는 쪽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렇다. 나는 무책임하다... --;;)
 
 아무튼...
그래서 최후의 보스전을 잘 끝내고... (이건 RPG가 아니라니까!!!          시끄러워.)
유지태씨... 앰블런스에 실려가면서 생을 마감한다...... ( >.< )
 
 그렇게 실제 세상 속의 실체인 유지태씨는 죽고...
거울 세상 속의 허상인 유지태씨만 남아서...
계속 살아가는 거다.
 
 영화 '식스 센스'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유령인 것을 깨닫는 브루스 윌리스처럼...
허상인 유지태씨는... 깨닫게 되는 것이다.
자신이 '유영민'- 극 중 유지태씨의 이름 - 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자신은 예전의 자신이 아니고...
원래 자신은 죽었고,
지금은 자신은 자신이 알던 세상의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이런 내용으로...
감독은 '반전' 및 관객의 골머리 썩힘을 즐기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다지 극적 반전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재밌는 결말이었다.
 
 공포 영화로서가 아니라,
영화 자체로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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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2003, Into the Mirr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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