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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 이제 그만 실험을 끝내라..... 거울속으로
kysom 2003-08-23 오후 5:46:34 1678   [4]
<M.나이트 샤말란과 미스테리 공포영화의 종언>

지금까지 양산되다시피 한 미스테리 공포영화의 끝물을 타고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거울속으로>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한국 공포영화가 한단계 더 성장할 동력을 갖추려면(지금은 없다고 봅니다) 이제는 지금껏 해온 패러디 형식의 답습을 과감히 벗어버리고 전혀 다른 양식으로 나아갈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링>시리즈를 만들었잖아요? 이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가급적 보신 다음에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 익숙한 서술구조-미스테리 공포 VS. 범죄 수사 미스테리

<거울속으로>는 <Sixth Sense>이후 전세계적 유행을 몰고 온 미스테리형식의 공포영화의 전형을 답습하고 있는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영화속에 이중 삼중으로 복선의 장치를 놓아서 종반부에서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 내는 극의 전개 구조는 누구도 이견을 달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이 영화는 극의 중심이 되는 사건의 발생 및 그 전개의 양상,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위한 인물의 등장과 그 활동, 그 인물들간의 갈등 및 이의 해소의 극의 파국을 이끌어나가는데 있어 범죄 미스테리물과 똑같이 닮아 있습니다. 결국 <Sixth Sense>류의 미스테리 공포영화적 장치와 범죄수사물의 쟝르적 특성들을 결합하여 만들어낸 것이 <거울속으로>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러면, 이러한 두가지 쟝르의 기술적 복합을 통해서 이 영화는 성공적인 극의 전개를 이루어 나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회의적입니다. 저의 개인적 생각으로는 상호 작용을 통해서 긴장 및 공포/서스펜스를 상승 발전시켜 나갈수 있는 충분한 저력이 있는 쟝르적 복합임에도 실제로 극의 전개는 밋밋하고 어떤면에서는 건조하기까지 합니다. 즉 무섭지도 않고, 그렇다고 큰 의문을 간직한 사건을 추적,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서의 긴장과 전율 액션이 넘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극 종반부의 대반전에 너무 매달린 나머지 극 중간의 긴장과 타이트함을 놓치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합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복선과 공포의 장치만으로도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킬수 있을지 모를 엄중한 마당에 영화는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합니다. 숨겨진 사건의 진실을 추적해 들어가는 듯하더니 수사주체들간의 갈등이 더욱 증폭되어 가기 바로 직전에 우영민은 살인 혐의로 잡혀들어가고, 이지현은 살인자로 몰려 역시 잡혀들어가죠. 이렇게 두사람 잡아놓고 나니 무리수가 생기게 됩니다. 결국 사건수사가 뭔가 잘못 꼬였다는 것을 직감한 하현수가 두사람을 놓아주게 되는데, 이 부분은 이 영화 극전개상 가장 큰 잘못이고, 사람에 따라선 코메디 수준이라고 느낄수도 있겠네요.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었으니, 종결부는 관객 누구나 짐작하고 있던 이정현의 범인과 형사 두사람이 벌이는 보기에 지극히 합리적이지 않아 보이는 액션 장면으로 마무리되고 범죄 수사물로서는 결정적인 미흡함을 남기게 되죠. 그러면, 이 영화의 다른 한축인 미스테리 공포영화로서의 활약은 어떠했을까요?

* 거울에 대한 논란 그리고 혼동.

이 영화의 제목이 암시하듯, 이 영화에서 공포심을 유발하고 그러한 분위기 조성에 있어 중심 매체는 바로 거울입니다. 어쩌면 거울이 있는 공간이라고 해야겠네요. 한국 영화에서 공포의 장치라는 측면에서, 그리고 싸이코 쓰릴러라는 측면에서 이렇게 거울을 전면적으로 활용한 예는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헐리웃의 외국의 공포영화에서 거울은 참으로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용되어졌죠.

제 생각에 거울은 인간의 다중 인격적 자아 분열의 양상을 상징하거나 표현하기 위한 매체로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예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다른 야생적 자아 내지는 본성의 표현에 사용되어 지는 것이죠. 가까운 예로 <Hulk>를 들수 있게네요.

그리고 특히 공포영화에서 거울은 현재 우리눈에 보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극 전개상 일어나게 될 공포적 상황을 예시해서 보여주는 매체로도 활용되었죠. 즉 자기 내면에 잠재해 있는 끔찍한 상상이나 악몽이 발현되는 매체라고 생각할 수 있겠죠. 대표적인 예가 <폴터가이스트>,<나이트메어>등을 들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위와 비슷하지만, 거울은 현실 세계와 다른 어떤 세계의 출입구가 된다라는 설정입니다. 이 거울을 통해서 다른 세계로 갈수 있고, 그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나올수 있다는 전개인데요, 대부분 공포영화에서 많이 사용되었죠. 지금 당장은 <폴터가이스트>가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위의 설정들과 별개로 공포영화에서 거울은 귀신/유령들을 비추는 역할을 가장 많이 했습니다.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공포를 줄수 있는지는 최근의 <링2>,<링0>에서도 바로 확인할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영화에서 거울은 대체 무엇일까요?

우선 거울은 일반 상식적 역할을 합니다. 우영민은 거울에 비추어서 장부가 숨겨진 사물함의 번호를 알아냅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역할은? 이 영화에서 거울은 현실세계의 반영된 이미지를 독립된 하나의 개체로서 즉 현실세계와 다른 별개의 세계로 이끌어내는 매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서로 대칭된 세계가 거울이라는 벽을 사이에 두고 존재한다는 것을 지지하면서 극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울이 이 대칭된 두세계가 서로 소통할수 있는 문이 된다는 설정이죠.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소통의 문제에 대한 일관성이 없는 것이 결정적 문제입니다. 이 영화에서 거울세계에 대한 주요설정들을 정리해 보면,

1. 인간들 거의 전부는 거울속 세계에 대해 모른다. 거울속에 비친 나의 이미지는 독립된 자아인것을 모른다.
2. 이지현은 거울속에 쌍둥이 언니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와 소통하려고 한다.
3. 최미정은 거울속의 자신이 칼을 긋자 상처가 생겨 죽었다.
4. 김일환은 거울이 붙은 엘리베이터에서 죽음을 당하는데, 거울속에서 손이 나와 죽인다.
5. 백진수는 자동차 유리에 손을 댔다가 이 손이 자기손을 감아 부러뜨린다.
6. 이정현은 거울속에서 나온다.
7. 우영민은 거울속 자신을 쏜다.

우선 위 설정에서 드러나듯 소통의 주체와 객체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일차적으로 소통은 거울속에서 시도하죠. 현실세계에선 거울속 세계와 소통할 근거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이정현이 거울속에서 나오는데(그게 이지현이더라고 상관없는데) 왜 현실세계로 돌출되는지 근거가 영화상에서 전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가능한건지? 그러면 왜 우영민은 극 최종부에서 못그랬는지? 그리고 이지현은 정신병자인데, 거울속에 언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내내 거울속 자신을 보면서 언니와 대화하듯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정신 분열증에 대한 논란만 불러일으킬 뿐 그자체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즉 소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즉 그냥 병이죠. 기둥 설정만으로 본다면 이런식의 소통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거울을 둘러싼 일련의 살인들을 보면 기본 설정을 모두 무너뜨리고, 단지 극적 공포의 장치로서 배치한 듯한 우려를 지울수 없습니다. 왜? 거울속 최미정은 자기목을 그었을까요? 그리고 거울속 김일환은 왜? 이정현이 얘네들이 나쁜애들이라고 얘기라도 해주었을까요?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더 가관인 것은 백진수죠. 이젠 거울이 아니고 비치는 자동차 유리에도 아주 죽어자빠지네요. 이러한 일련의 장치들이 관객들에게 야릇한 혼동을 주고 이제관객들은 시간이 지나니 몰라도 그냥 봅니다. 영화에서 정신과 의사가 나와서 장황한 설명을 해대니 그런가 보다 하고..... 이제 결정적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우영민이 거울속 자신을 논쟁끝에 쏘는 것이죠. 현실 세계의 우영민은 이미 총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거울을 마주보고 자기에게 총을 쏜다? 그러면 최미정의 경우를 생각하면? 그럼 현실의 우영민이 죽은것은 총 2방 맞았기 때문입니까? 결국 우영민의 거울장면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면 결국 이 영화에서 그려진 거울세계는?

* 거울속 세계 : 저승세계?

논리적 극 전개 구조의 취약함은 결국 거울속 세계는 사실상 저승세계와 다르지 않다는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합니다. 차라리 이렇게 보는것이 모든 논리적 근거 및 그 정당성 시비없이 이 영화를 맘 편히 보게 하는 위안이 되네요. 영화에서 본다면 거울속의 인물이 독립된 실체로 그려지는 것은 현실의 그 자신이 모두 죽거나 죽은 뒤의 경우 뿐입니다.(최미정, 김일환, 이정현, 우영민) 단지 최상기만이 거울같이 비치는 쇠판에 몸이 동강나 죽었으니 그 대칭은 거울과 현실의 그가 모두 죽었음을 보여주죠. 이 경우만 뺀다면 거울속 세계는 죽어서 가는 저승세계에 다름아닌게 아닐까요?

전 인간이 거울에 대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은 사유를 하게 된것이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과 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간에게 있어 인식의 지평을 발전시켜 간다는 것은 언제나 한계에 부딪히는 어려움이 있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어려움 앞에서 생겨나고 발전한 상상이 바로 거울에 대한 미스테리가 아니겠냐는 것이죠. 단지 거울에 비치는 사물(나를 포함해서)의 뒤안이 아니라 거울 그자체의 뒤안이 궁금한것. 이것이 바로 인간 인식의 발전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이 영화의 가장 큰, 그리고 유일한 장점이 이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반전의 끝자락을 잡고(?)-이제 실험을 끝내라.

아마 영화의 내용을 몰랐던 사람들이라면 그 반전에 대해 신선하다고들 했을 겁니다. 그리고 사실 이부분은 인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제가 거울속 세계가 마치 저승세계인것 같다고 했듯이, 우영민이 죽어서 간 곳이 거기라고 한다면 당연히 귀결됐을 반전의 틀이 아닐까요? 즉, 형식적이라고 하는 것이죠. <Sixth Sense>의 부르스 윌리스처럼 인간세계와는 다른 틀거리속에 갇혀버린 것이죠. 이런 점에서 그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답습하는 듯한 형식적 반전의 구조를 가져간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만약 지금처럼 실험기의 한국 공포영화 제작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거울세계속의 우영민을 죽이고 현실의 그를 살렸으면 어땠을까요? 영화속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처럼.... 그러면 우영민이 백화점 건물앞에서 자신의 모습이 비치지 않는 거울을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겠어요? 왜요? 너무 희극적입니까? 지금과 같이 한국 공포영화가 실험을 거듭한다면 아마 코메디 쟝르의 영화도 나올거 같습니다. 미스테리 공포 코믹 쓰릴러.....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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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속으로(2003, Into the Mirror)
제작사 : 키플러스 픽쳐스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공식홈페이지 : http://www.intothemirr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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