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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블루] 액션은 없고 멜로만 있는 블록버스터 블루
mvgirl 2003-02-03 오후 4:51:01 680   [1]
2003년을 여는 한국형 해양 블록버스터, 국내 최초로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50 억의 제작비가 투여되어 기획에서부터 완성에 이르기까지 4년이 걸려 비로소 관객에게 선 보이게 되는 최강의 해양 프로젝트 영화 <블루>.

생각해 보니 우리나라에서 군대의 모습이나 그 내면을 다루었던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던 듯싶다. 남북분리라는 한반도의 특수 상황 때문인지 전통적으로 제한을 많이 받아야만 했던 군대가 주는 시대적 상황의 유물일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에 대한 제제가 많이 완화되어 소재가 다양화 되었다는 현 시점에서도 정치나 군부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는 그다지 흔치 않았던 것같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블루>는 많은 물량이 투입된 화려한 액션을 볼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라는 것 이외에 우리나라 해군의 현 주소를 가늠케 하고 그들의 늠름한 기상을 엿볼 수 있는 보다 사실적인 느낌의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다른 블록버스터들과는 차별감을 주며 묘한 기대를 주었다. 우리나라 해군의 많은 헐리웃 영화 속의 그들과 같은 멋지고 절도있으 며 강인하고 군인들의 기개가 가득 찬 멋진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대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이후의 느낌은 조금 실망스럽다는 느낌이다.
대한민국 해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화면이 보여주는 해군의 모습 은 다큐멘터리나 뉴스 화면 속에서 볼 수 있었던 다분히 먼거리에서 찍혀진 듯한 군함의 모 습이 전부였고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군함에 탑승한다거나 잠수함에 타는 장면은 눈을 씻고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스러운 해군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줄 것이라 예상했던 해군 의 모습도 그저 군함을 배경으로 있는 인물들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이고, 군인다운 혹독한 훈련을 받을 것 같은 영화 속 군인들도 그저 단편적인 훈련모습을 보여주는 것 뿐이어서 진짜 해군의 모습을 그리기엔 역부족인 듯한 훈련모습은 비슷한 내용의 헐리웃 영화들에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만 비춰지는 해군의 모습은 영화 <블루>를 말뿐인 초라한 해양 블록버스 터로 전락하게 한다.
물론 함선이나 잠수함을 따위를 미니어쳐로 보여줄 수는 있는 데도 한계가 있고 영화촬영을 위해 해군의 함선을 빌릴 수도 없었을 것은 심적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지만 본격적인 해군 영화를 표방하는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영화라면 적어도 화면 속의 해군 들의 모습이나 그들이 생활하는 곳은 적어도 외국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자연스러움은 담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서 받을 수 있는 인상은 일반군인과 별다를 것이 없는 일상적인 모습이고 말뿐인 블록버스터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영화가 관객 에게 주어야 할 진짜 같은 가짜의 이미지를 주는 데는 실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국내 유일의 심해 잠수 특수 부대인 SSU(Ship Salvage Unit : 해난구조대) 대원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들의 투철한 군인정신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되었던 영화의 내용은 영화의 연출을 맡은 감독의 의도이며 장기이자 목표인 멜로 영화로서의 완성을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이 희생당한 느낌이다. 국가를 위해 충성하는 군인들의 비장함이나, 세상에서 하나 뿐인 목숨을 소중한 친구를 위해 희생하는 우정 어린 친구의 모습, 하급군인을 아끼는 상급 군인의 멋진 군인애 등 꽤 괜찮은 내용이 많았음에도 이 모든 내용이 멜로라는 중심이야기 를 빛나게 하기 위한 주변이야기로 사용될 뿐 중심이 되지 못하기에 안타깝다.

줄거리의 단순함, 진부함, 웬지 익숙한 내용들
영화가 보여주는 내용은 어쩐지 이전의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을 답습하고 있는 느낌이다.
줄거리의 토대가 되는 김준, 이태현의 뿌리깊은 우정과 잠수 그리고 자신보다 나은 친구에 대한 은근한 경쟁이나 질투, 친구를 위한 희생이라는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극의 내용에서 <그랑부르>의 이미지가, 심해에 떨어진 미사일을 구조하거나 조난 당한 잠수함의 승무원을 구조하는 장면, 거기에 상사와 주인공의 의견의 충돌에 이르기까지 <어비스>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더구나 잠수함을 배경으로 한 기존 헐리웃 영화들에서 보았던 익숙한 잠 수함 내부 전경, 심해에 고립된 상태에서 볼 수 있는 심리적 불안 등 전체적인 내용이 익숙하게 다가와 기존영화들을 절묘하게 조합한 것 같은 인상을 주며 참신성을 떨어뜨리고 내용의 식상함을 더해준다.

설정은 있으나 설명이 전혀 없는 각 인물들간의 관계
준, 태현은 어릴 적부터의 죽마고우로 준은 태현과 떨어지기 싫어 군대에 입대할 정도로 태현에 대한 우정이 돈독하다. 하지만 영화는 준의 태현에 대한 마음만을 보여줄 뿐 태현에 대한 준의 마음을 보여주는데 엔 좀 인색하다. 준보다 상대적으로 열등으로 표현되는 태현 은 단지 준에게 느끼는 열등감(잠수능력에 대한, 부조리에 반항할 줄 아는 리더쉽, 자신이 좋아하는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점 등에)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이고 하급장교와는 군내 원리원칙 때문에 대립하는 모습만 보여주는 등 어쩌면 준 만큼 매력적인 인성의 소유자인 것 같은 분위기로 잘만 표현하면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 수도 있을 인물이었는 데 너무 열등하다는 이미지로만 그려지는 것이 준이라는 캐릭터에 밀려 상대적으로 초라해 지는 것 같아 아쉬움을 느꼈다.
남성적인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강수진 소령의 캐릭터 역시 아쉽다.
자신의 군인다움을 증명하기 위해 남성과의 결투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이고 탁월한 실력과 능력으로 국가가 지원하는 해외교육을 수료, 훈련교관으로 늠름하게 옛 친구들 앞에선 그녀 지만 자신이 사랑했고 사랑하는 그 사람 앞에선 소령이라는 계급이 무색할 만큼 초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녀가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녀에게 아무런 설명없이 멀어진 그라면 자존 심에 상처를 받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를 멀리 할 법도 한데 바람둥이 기질까지 있어 보이는 그에게 연연하는 그녀의 모습이 여성인 나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영화는 주인공인 준의 영웅(?)적인 희생적(?)인 모습에 집중하기 위해 태현과 수진을 희생한 듯 보인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임에도 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사랑하는 그녀를 순순히 보낼 줄 아는 멋진 준, 친구를 위해 포기한 여자이지만 잊을 수 없음에 몸을 혹사시키는 멋진 남자 준을 만들기 위해 태현과 수진은 기꺼이 희생한다. 별볼일 없는 인물로…
아무리 생각하여도 준을 멋지게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설정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하고 진부하다.
무엇보다도 준과 수진이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있던 몇 년 동안에도 그 사랑이 변치 않고 오히려 그 애틋함이 더해가고 있었더라는 발상은 어째 멜로를 위한 멜로를 만들기위한 발상 같은 느낌이 들어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키기 위한 갈등구조.
영화는 김준, 이태현, 강수진사이의 삼각관계 이외에 상하 군인들간의 갈등요소를 심어놓아 극적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김준과 최형수(이일재)의 대립이나, 이태현과 이경일(류수영)의 갈등이 그것.
최형수 중령은 명예욕이 강한 인물로 자신의 휘하의 하부 군인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자신의 부대원을 보호하려는 김준과 사사건건 대립하여 영화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마치 <크림슨 타이드> 속의 진 해크먼과 덴젤 워싱턴이 그랬고 <K-19>의 해리슨 포드 와 리암 니슨이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각각의 군인으로서의 신념이 그들을 서로 반목하게 하여 중요 한 임무수행 그들의 갈등은 사건의 긴장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또한 원리 원칙에 입각한 군생활을 강요하는 이태현과 이것에 정면으로 반항하는 이경일의 대립 반목하는 모습에서 이후 일어날 사건에 대한 불길한 예감을 받게 한다.
그러나 이들의 갈등구조는 영화의 전반에 어떠한 영향도 주진 않는다. 김준과 최형수의 대 립은 김준의 반항에 이은 구속과 심해에 고립된 승무원 구조를 위해 어이없이 일단락되어져 버리고 이태현과 이경일의 대립은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곱지않은 시선을 교환할 뿐 사건의 대세엔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 보여주기 위한 갈등에 그쳐 아쉬움을 던져준다.
또한 그들 사이에 왜 그런 반목이 발생하게 되었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여 갈등을 보여주기 위한 갈등구조로 관객들을 더욱 허무하게 만든다.

이 영화에 투자된 비용이 50억이라고 한다.
한편의 사랑이야기를 완성하기에 50억이라는 돈은 좀 과하다는 느낌이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해군도, 해군이 수행하는 작전이나 임무도, 군인들 사이에 발생되는 갈등구조 역시 멜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거창한 장치를 하면서까지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가 의문이다.
영화는 일반적인 블록버스터 영화 속에서 비춰지는 임무 수행 중에 느끼게 되는 사랑이나, 작전의 긴박함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추구하기보단 친구를 위한 희생이 근간이 되는 사랑, 오랜 세월 속에도 변치 않는 사랑을 군대라는 특수 집단에서 느낄 수 있는 정신과 함께 그리고 싶어한 것처럼 보이지만 너무도 익숙한 내용들의 조잡한 조합 뻔한 이야기구성 등은 영화의 흡입력을 떨어뜨려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여질 듯하다.
내가 영화를 너무 많이 보아서 쓸데없이 많은 비교를 한 것 일수도 영화를 그다지 재미없게 보아서 내 자신의 푸념을 늘어 놓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면 많은 돈을 투자할 것이라면 그 돈의 의미와 그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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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2003, Blue)
제작사 : 강제규필름, (주)지오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A-Line
공식홈페이지 : http://www.blue200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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