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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헐크] 슈렉 뻥튀기.. 헐크
ysee 2003-07-03 오후 1:24:08 1133   [3]
감독:이 안 주연:에릭 바나, 제니퍼 코넬리, 닉 놀텐

<호>[헐크] 슈렉 뻥튀기..

TV지난해 여름 경으로 기억되는데, 한 남자가 세면대에서 자신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집 한켠이 박살나면서 커다란 텍스트 문구로 "HULK"를 강하게 각인 시켜주었다. 저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도 없이 바로 "그래.. 어린 시절에 TV시리즈로 보여주었던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가 영화로 제작되는 구나.."하는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20대후반이상의 사람들이라면 TV에서 보여주었던 "헐크"를 기억할 것이다.

TV 속의 "헐크"를 잠시 생각하면 과학자 [배너]역에 "빌 빅스비"란 배우가 맡았으며, 분노에 휩싸이면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 붓는 [헐크]역엔 보디빌더 출신인 "루 페릭뇨"가 맡았는데, 당시 흑백 TV가 대 다수 안방을 점령하고 있었기에 회색 괴물로 기억된다. TV 속의 "헐크"를 깊이 있게 생각할 필요 없이 딱 생각나는 대로 언급하자면 주인공 [배너]는 늘 도망을 다녔다.. 그리고 화가 나면 [헐크]로 변하고 나쁜넘들을 혼내 주었다. 반복적인 자신의 행동에 서서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고 힘들어했었다.

내가 있고, 또 다른 내 안의 다른 무언가에 대해 끊임없이 던졌던 수많은 질문들.. 인간인가. 괴물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싶어하는 주인공과 그를 아는 주변인들이 함께 풀어나갔던 TV시리즈는 당시 엄청난 반향과 인기를 끌었고, 늘 한가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는데, 그것은 [헐크]로 변했을 때 다른 것은 모두 찢어지지만 바지의 일부분과 그 안의 팬티는 왜 찢어지지 않는가에 대한 많은 논쟁이 있었었다[물론 이번 영화 "헐크"에서도 똑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우스운 논쟁거리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우리들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던 [헐크]가 2003년 하반기를 막 시작하는 이 때.. TV가 아닌 스크린을 통해 한국의 "헐크"팬들과 영화 팬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헐크]는 내가 있고, 내 안에 또 다른 이가 있다는 것! 자신이 원해서가 아니라 그 어떤 무언가에 의해서 생겨난 또 다른 내가 생성된 것이다. 흡사 "지킬박사와 하이드"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선과 악의 이중적인 모습을 통해 하나지만 둘인 관계를 지속적인 관계를 보여주어 고뇌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담아내어 복잡 미묘함을 보여준다. 자 그렇다면 우리네가 보았었던 TV 속의 [헐크]를 기억하면서 영화 속의 "헐크"를 바라보자.. 과연 기대하고 우려했던 점이 무엇인가를 살펴 보잔 것이다. 영화 "헐크"의 예고편을 보아온 관객들은 알겠지만, 엄청나게 비대해진 녹색 괴물 [헐크]를 보았을 테고 관람하고픈 충동을 느꼈으리라 안다. 하지만 예고편에서 보여준 [헐크]의 모습이 안타깝게도 본 영화에서는 예고편에서 보았던 그 장면들이 전부란 사실이다.

C.G로 탄생된 [헐크]의 모습은 그 옛날에 보아온 [헐크]의 모습이 아니고, 마치 [슈렉]을 뻥튀기한 모습으로 우리들 곁에 다가왔기에 [헐크]의 모습에서 적잖은 실망감이 들것이다. 영화의 기술력으로 탄생된 [헐크]의 능력은 상상초월이다. 육체부터가 대빵 커지고, 탱크를 집어던질 정도로 파워는 엄청나고, 무지하게 빠른 속도로 뛰고, 하늘 끝까지 올라갈 만큼의 점프력은 웃음이 나올 정도로 파워풀하다. 이런 [헐크]의 모습은 아무 것도 생각나게 하지 않는다. 다만 "커졌구나.. 세구나.. 빠르구나.." 정도만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 즉 영화의 오락성을 지키기 위해서 재 탄생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캐릭터란 말이다.

영화 "헐크"는 오락성보다는 드라마적 작품성에 오히려 비중을 둔 영화이기에 긴 시간의 러닝타임은 드라마로 가득 차 있다. [헐크]가 마블 코믹스에서 탄생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영화의 오프닝.. 그리고 유전자 실험을 하는 장면으로 [헐크]는 유전자 조작에 의해서 탄생된다는 것을 살짝 알려주는 도입부는 스피디한 극의 흐름으로 과연 [헐크]가 어떻게 자신의 분노를 폭발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올려놓는데 한 몫을 했다. 물론 [헐크]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커다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헐크]의 탄생을 말하자면 이러하다. 국방부에서 과학자로 근무하는 [데이비드:닉 놀테]는 유전자 실험을 하지만, 더 이상 실험을 하지 말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계속된 실험을 하고, 끝내는 [데이비드] 스스로가 임상실험 대상이 된다. 차후엔 자신의 어린 아들인 [브루스:에릭 바나]에게도 아내 몰래 유전자 조작을 한 약(?)을 투여한다. 더 이상 실험을 하지 못하게 된 [데이비드]는 군에 앙심을 품고 감마선을 분출하는 장치를 폭발 타임을 걸고, 집으로 가서 아내와 거친 말다툼을 하게 되는데, 거실에 있던 어린 [브루스]는 부모 방을 쳐다보다가 멀리 폭발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브루스]는 아버지와 같은 과학자가 되어있다. 자신의 실험에 동참하고 있는 동료 [베티 로스:제니퍼 코넬리]는 동료이자 애인이다. 어느 날 감마선을 분출하는 장치가 오작동으로 동료가 위험에 처하자 [브루스]는 동료를 피신시키고, 자신이 감마선에 쬐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만 아무런 상처도 없이 살아난다. 그리고 서서히 내 안의 또 다른 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것이 영화가 시작되고 40여분동안의 이야기를 함축해서 쓴 것이다. 이후로도 계속된 이야기는 미적지근하게 흐르기에 인내심이 약한 이들이라면 참을 수 없는 하품에 연신 눈물을 훔쳐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오락성에 치중하는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볼거리는 미약하고 심오하게 펼쳐지는 드라마에 치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연출한 사람들이 [헐크]에게서 인간과 괴물이라는 복잡 미묘한 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헐크]는 분명 괴물이다. [헐크]를 인간으로 보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괴물에게서 동정심이 유발되는 것은 무엇인가..? 공포의 대상인 [헐크]같은 괴물에게서 동정심이 유발된다는 것은 자의가 아닌 타인에 의해서.. 유전자 조작에 의해서 탄생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괴물이지만 인간보다도 더 인간적으로 따뜻하고 친절한 모습을 유지했던 캐릭터 중에 너무나도 유명한 "프랑케슈타인"이 있다. 인간에 의해서 창조된 새로운 종자(?)로 인간의 눈에 비친 "프랑케슈타인"은 괴물 그 자체였기에 인간은 그를 보고 공포를 느껴야만 했다. 그러나 정작 "프랑케슈타인"은 인간을 헤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야말로 나 홀로 삶을 살기에 늘 외로워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세상은 나를 버렸다. 그렇다고 세상에 복수를 하고 싶지 않다. 이런 마음 착한 "프랑케슈타인"을 공포의 대상으로 치부하지 않고 측은한 마음이 드는 동정심을 유발시킨 영화는 묘한 반향을 일으켰었다.

그렇다 [헐크] 역시 어찌 보면 괴물이다. 아니 괴물이다. 유전자 조작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태어났다. [헐크]를 화나게 했던 것은 자신을 볼모로 이익을 챙기려는 인간들에게 경고성 폭력을 행사했던 것이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었을 뿐이란 것이다. [브루너] 와 [헐크]는 과학이 만들어낸 희생양일 따름이다. 저주받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쉬울 것이다. 그러나 달리보면 [헐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폭력성의 표본이다.

너무나도 화가 나는데, 이성은 참아라 참아라 한다. 우리의 옛 어르신들 말씀에 참을 인자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감성적으로 폭력성이 극대화되지만, 후에 일어날 뒷감당이 두려워 쉽게 행할 수 없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부분이란 것이다. 내재된 폭력성에 억눌림은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부분이기는 하나, 쉽게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이기도 하다. 인간은 내적 갈등과 억압을 한없이 누를 수는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간혹 사람들은 "나를 화나게 하지 말어라.."라는 말을 하곤 한다. [헐크]도 똑같은 말을 한다. 화가 나면 내 자신도 컨트롤 할 수 없는 그 무언가의 힘이 표출되고 통제 불가능하고, 겉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에 의해서 탄생된 [헐크]를 보여주기보다는 [헐크]를 내재하고 있는 [브루너]에 무게 중심을 실어, 아버지와의 관계와 갈등을 통해 인성의 음과 양을..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의식에 지배를 당하느냐.. 그러하지 아니하느냐를 철학적으로 풀어내려는 영화의 이야기는 꽤나 인내심을 필요로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필자가 힘들게 지켜본 "헐크"였다. 영화 "헐크"는 집중력을 요하고 있다. 매력적으로 다가와야 할 [헐크]는 말도 안되게 비대해져서 웃음만 자아내게 한다. 우스운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지루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보완하기 위해서 선택된 것은 영상기법 이용해 치고 빠짐을 반복적으로 차용하고, 여러 형태의 화면분할로 시선을 분산시키며, 현재와 과거를 혼합시켜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확연히 들어 나기에 그 노력에 하품하면 나오는 눈물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작품성:★★★ 대중성:★★☆

인천에서"호"...[ www.onreview.co.kr - 온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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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2003, The Hulk)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Marvel Entertainment, Good Machine, Pacific Western, Valhalla Motion Pictures / 배급사 : UIP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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