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상황속에서도 웃음이 유발되지만 웃을수 없는 상황에 빗대어

지면서 기묘한 웃음을 폭발시키고 마는 느낌, 장진 특유의 느낌은

웃음속에 뼈가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웃음속에 꼬집고 있는 다소

현실적이고 누구나 알지만 회피하고 싶은 심리등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재주는 탁월하다. 정재영을 중심으로 연기파 배우로 선이 굵은 손병호

를 비롯한 감초역활을 톡톡히 하는 관록있는 명실상부한 국민조연배우

인 이한위를 비롯한 이영은등 다양한 출연자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영화

본연의 의미를 전달하는 맛깔스런 전개는 참으로 탁월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는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수호하며 국민들이 범죄에 휘말리지

않고 편하게 살아가는 치안을 맡고 있는 소위 '정의' 의 수호자이자

대표격인 브랜드 '경찰' 과 사회를 어지럽히며 누구나 봤을때 보편적

으로 '악' 한 행위를 하는 '범죄자' 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액션과 스릴러적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는 액션물은 아니고, 그렇다고

시사적이고 무거운 느낌의 영화도 아니다. 가벼운듯 하면서도 그 속에

뼈보다 단단한 뜻을 품은채 먹이로 던지는 영화의 전개에는 기발함과

동시에 매번 감탄사를 터트리게 만든다. 물론 눈에 항상 좋게 보이는

부분만 부각되는 것은 아니지만 옥의 티정도의 애교로 봐주고 넘어갈수

있는 부분도 존재한다. 경찰이 범죄자의 역활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야

되는 상황의 아이러니한 설정이 우왕좌앙하는 경찰들의 모습속에서 임무

를 충실히 하고 있는 형사과에서 교통과 순경으로 좌천되있던 움직이는

준법도서관같은 존재 정도만(정재영)을 통해 드러나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문제에 손을 뻗는다. '악' 의 역활에 충실히 하는 부하직원을 위해 쇼맨

쉽을 보여주려는 식의 가벼운 모의훈련은 참혹한 실험결과를 낳는 헤프

닝을 보여준다. 그 속에서는 경찰의 흐지부지한 대응과 국민의 안전에

대한 신용도를 보여주지 못하는 포괄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혼자서

은행강도역활에 충실하며 사람들을 포박하고 최대한 범죄자이길 고집

하며 노력하는 정도만의 모습이 '악'이라고 보기에 단정짓기에 어려운

과정으로 넘어간다. 어느새 경계는 허물어지고 결국 진실된 상황적 대처

를 통한 경찰의 행동방침을 잡아 비트는 느낌을 강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 정도만은 정재영이었고, 정재영은 정도만이 될수밖에 없었다.

그 한 인물을 통해 균형이 이루어져 안정을 이룰수 있을까 를 지켜보는

것 자체도 매우 즐거운 일이다. 숨어있는 장진식 유머속에 냉철하게 꼬집

어 얘기하는 느낌과 조연배우들의 매력적인 역활도 만족감을 선사한다.

질적 양적인 모든면에서 포만감을 얻을수 있었던 그런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