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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뒤에 커피보단 탄산수를 마시고 싶은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tmdgns1223 2006-03-01 오후 8:23:09 14948   [19]

'러브레터'를 본 이후 멜로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러브레터만큼의 감동과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 멜로 영화는 너는 내 운명과 이터널 선샤인뿐이었다. 많고 많은 멜로 영화를 봤지만 모두들 뻔하고 어의없는 설정 투성이에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 그리고 상투적인 결말. 거기다 예쁜 여주인공... 또한 나의 기대를 채워준 너는 내 운명과 이터널 선샤인은 영화를 본 후 커피를 마시면서 영화를 다시 음미하고 싶은 그런 영화였다. 영화에 더 빠지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브로크백 마운틴은 커피보다 탄산수가 필요한 영화다. 영화를 다 본 후 목이 바싹바싹 마르면서 몸에 열이 화끈거리면서 엔딩 크리딧을 보면서 잠을 청하고 싶은 영화다. 커피를 마시면 이 영화를 도저히 거부할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난 아카데미 시상식을 잘 믿는 편이다. 특히 작품상을 받은 영화들은 적어도 나에게 후회는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물론 이 영화가 작품상을 받는 다는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 가장 유력한 후보라길래 이 영화를 믿고 봤다. 물론 게이 영화라는게 내심 불안하긴 했지만 말이다.

많고 많은 사랑 영화를 봤지만 이렇게 가슴을 저미는 사랑 이야기를 본 건 처음이 아닐까 싶다. 사랑엔 국경도 없고 나이도 없다고 하지만 아직 성별은 있지 않는가. 예전에 비해 동성애가 많은 개방을 받고는 있으나 아직 일반인들이 보는 편견은 크기 때문이다.(잭과 애니스의 첫 섹스장면에서 관객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남자가 남자를 20년 동안이나 사랑할 수 있을까? 부부도 20년이 지나면 서로 모른채 하고 사랑해서 계속 부부로 있기보단 자식들때문에 어쩔수 없이 부부로 있는 사람이 많은데, 이 두 동성커플은 20년간 줄곧 사랑을 해 온 것이다.

영화 시작할때 두 사람은 이미 서로에게 이끌렸다. 첫눈에 반했다. 원래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서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도 잘 걸지 못하지 않는가. 더군나나 둘이 처음 만나 하는 말이 서로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다. 벌써부터 친해지고 싶다는 의미다. 그들은 브로크백에서 서로의 아픔을 공유한채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애니스가 '없었던 일로 하자'라고 말한 건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1963년 그 보수적인 시대에 동성애는 결코 용납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첫 정사장면에도 두 사람은 섹스를 시작하자마자 성교를 한다. 발기가됐다는 말이다. 이미 두 사람은 서로를 필요로 했고 또 서로를 원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한없이 빠지며 두 사람의 사랑을 느끼다 보면 기타 선율이 울려퍼지는 음악 하나만으로도 눈물이 찔끔찔끔 흐른다. 정말 아름다운 촬영, 음악이다. 그리고 영화에 엄청난 몰입을 하게끔 하는 두 배우의 열연도 정말 박수 받을만 하다. 물론 남자와 남자끼리의 사랑은 나도 정상이라고 생각치 않는다. 그러나 이런 사랑이라면 난 동성애의 편에 서고 싶다. 이성끼리 만나 서로 깨지고 다투고 하는것보다, 동성끼리,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아는 카우보이들끼리의 동성애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것이다. 이안 감독은 이걸 가능하게 했다.

내 인생에 휴유증을 깊게 안겨준 영화가 몇 있다. 트루먼 쇼를 보고 난 내 인생이 혹시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진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반지의제왕을 보고 중간계가 진짜 존재하진 않을까. 매트릭스를 보고 이 세상이 모두 매트릭스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브로크백 마운틴 역시 나에게 휴유증을 안겨준 영화다. 주위에서 남자와 남자끼리 키스해도 이젠 더이상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는 휴유증.  

이 영화. 정말정말 잘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올 해 나온 영화중 최고의 영화였다.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그 순위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두 번 보고 싶진 않는 영화다. 두 번 보면 이 두사람의 현실조차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잭이 가장 좋아하던 장소인 브로크백산. 그리고 가장 그리워하던 장소인 브로크백산. 그리고 잭의 이상향이였던 브로크백산엔 애니스가 있었다....

20자평 - 사랑! 해 보셨습니까...?

유의사항 - 게이영화라면 치를 떠는 사람보지 마세요. 은근히 상당히 야합니다.

비슷한 영화 - 아이다호

이 장면만은 - 잭과 애니스의 브로크백 마운틴에서의 마지막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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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luck
사랑은 자유지만 섹스는 사랑의 작은 일부분일뿐!
사랑은 역경이 많을 수록 오래가고 애달픈 법!
영화는 영화일뿐 게이는 게이일뿐..
난 정상적인 사랑이 좋아.   
2006-03-18 21:17
tmdgns1223
읽어주신 모든분 감사합니당^-^   
2006-03-12 23:16
XELN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특히 세, 네번째 문단이 저랑 꼭 같은 느낌이라 리플까지 달게되네요.(첫 정사씬에 대한 생각은 정말 동감입니다.) 근데 한가지 염려되는게, 게이들의 사랑이라고 다 저들같지는 않을텐데.. 좀 위험한 생각같군요; 아무튼 리뷰는 정말 여러모로 동감입니다.   
2006-03-12 14:53
miert
계속 보고싶었는데 오늘 꼭 가서 봐야겠네요
  
2006-03-10 11:06
whdmsrud1
리뷰를 보고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네요 *^^*   
2006-03-08 17:35
1


브로크백 마운틴(2005, Brokeback Mountain)
제작사 : Paramount Pictures, Good Machine, Focus Features / 배급사 : UPI 코리아
수입사 : UPI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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