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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거래 로드 오브 워
kharismania 2005-11-17 오전 1:19:09 1374   [11]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인류의 성장과 함께 전쟁도 발전되었고 그에 따라 전쟁의 도구인 무기 역시 진보되어왔다.

 

 돌을 깨뜨려 쓰던 뗀석기 시대에서 돌을 갈아서 쓰는 간석기 시대로..청동을 녹여 쓰던 청동기 시대를 거쳐 융해되는 온도를 낮춰 철을 사용하게 되는 철기시대에 이르러 인간의 무기는 좀 더 섬세하고 강력해졌다.

 

 그리고는 점차 폭발력이 있는 화약을 만들게 되었고 이는 결국 오늘날의 대량살상을 가능케 하는 첨단 장거리 미사일까지의 발전을 가능케 한다.

 

 우리에게 전쟁이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리지만 불과 50여년 전만해도 이 땅에서 피비린내나는 살육전이 자행되었고 아직도 우리는 휴전국이라는 오명아래에서 언젠가 전쟁이 터져도 이상할 것 없는 나라로 지목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전쟁은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는 터에 우리를 지켜줄 무기에 조금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전세계 인구의 12명중의 1명만이 총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11명은 어떡하지?' 

 

 '유리 올로프'의 넉살 좋은 대사로 포문을 여는 영화는 이윽고 탄알 하나가 공정과정을 거쳐 실전에 사용되기까지의 여정을 재미나게 보여준다. 그럼으로써 이 영화는 말그대로 전쟁무기에 대한 영화임을 초반부터 확고부동하게 관객의 뇌리에 심어준다.

 

 그러나 일단 이영화에 대한 오해의 소지는 풀지 못한다. 무언가 화려하고 쌈빡한 전쟁 장면이 등장할 것만 같은 예감은 영화를 보면 완전 박살나고 만다.

 

 그렇다. 이 영화는 전쟁에 쓰이는 무기의 성능을 관객에게 보여줄 필요따윈 생각도 하지 않은 영화다. '이건 내 전쟁이 아니야. 난 단지 무기를 팔 뿐' 이라는 유리의 대사처럼 전쟁은 알바 아닌것이다. 말 그대로 그가 무기를 파는 과정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의 신나고 유쾌한 활약상을 보여주며 '유리 올로프는 이렇게 대단한 사람입니다' 따위를 말하려는 영화가 아니다.

 

 이영화는 시작과 끝이 동일하다. 그가 말하는 그의 이야기..즉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자신의 지난 일생을 자신 스스로가 회상하듯 보여주는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그럼으로써 진행되는 과거 위에 그당시의 심리상태를 묘사하는 현실의 그의 독백이 오버랩되면서 단순해질 우려가 있는 영화의 근육에 감성을 입히는 데 성공한 듯 하다.

 

 영화는 영화의 소재에 비해서 유쾌하다. 허나 그 웃음의 끝은 씁쓸하다. 국제적으로 무기를 팔아먹는 그의 재치있는 활약상에 감탄과 재미를 느끼지만 그가 팔아먹는 무기가 12살짜리 꼬마마저도 전쟁터로 내모는 현실을 접하는 관객들의 웃음은 비통해질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그의 대단한 실적이 단순히 무기를 팔아 이익을 얻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끝없는 전쟁과 살육을 불러일으키는 악마의 거래임을 섬세한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무기거래로 큰 부를 얻고 사랑하는 여자와의 결혼에도 성공한 유리의 모습에서 행복을 느끼지만 결국은 모든 것을 잃은 채 무기딜러로써의 인생만이 남은 그의 현실은 우리에게 세상에 악을 이용해서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이들의 어두운 종말을 넌지시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단지 권선징악의 이야기로의 완성이 아닌 그러한 일을 자행하는 자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를 이 영화를 통해 남기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는 방대한 실제무기들의 출연이라해도 좋을 것 같다. 북한에서도 사용하는 칼라시니코프(AK-47)를 비롯해 람보 1편에 나온다는 M-60, 스위스제 소총인 UZI등을 비롯한 개인화들과 장갑차와 탱크, 헬기까지 실제 무기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인터폴 '잭'과의 밀고 당기는 추적과정중 '유리'가 능구렁이 빠져나가듯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기막힌 통쾌함을 준다. 또한 주인공들의 재치있는 대사와 유머러스한 제스처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다만 이영화는 조금 무미건조하다. 주제의 무거운 면과 더불어 어느 정도 이상으로 발전되지 않는 유쾌함 위로 씁쓸한 메세지가 내려앉는다. 그러함에 조금은 지루함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지 모르겠다.

 

 니콜라스 케이지의 능글맞은 연기는 언제봐도 매력적이다. 또한 니콜라스 케이지에 비해서 비중은 떨어지지만 에단 호크의 출연 또한 이영화가 주목받는 이유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밖에도 매력적인 외모를 지닌 아내인 에바 폰테인 역을 맡은 브리짓 모나한과 동생인 비탈리 오로프 역을 맡은 자레드 레토 역시 주목할만 하다.

 

 이영화는 무기판매상의 화려함 이면의 불행함을 부각시킴으로써 무기의 필요악적인 가치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도발적으로 유엔 상임이사국 5개 나라의 국제무기로비를 꼬집으며 선전포고하듯 그들이 쓴 평화애호가인 척하는 가면뒤의 더러운 탐욕을 풍자하고 있다.

 

 자신의 이익과 탐욕을 다른 이들의 잔인한 현실과 맞바꾸어 거래하는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에 대한 영화다. 단순히 웃고 흘려버리기에는 주제가 무겁다. 단지 우리에게는 그저 그런 즐거움의 소재가 다른 어딘가의 누군가에게는 지옥같은 현실일 수도 있으니까. 그가 밟고 서 있는 수 많은 탄피의 수만큼 그의 부가 충족되었겠지만 그만큼의 피가 그 땅에는 흘렀으리라. 언젠가 이땅에 전쟁이라는 무서운 현실이 우리 현실이 될 수 있다 생각하면 '유리 올로프'가 재미난 사람으로만 보이진 않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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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오브 워(2005, Lord of War)
제작사 : Saturn Pictures / 배급사 : (주)미디어필림 인터내셔날
수입사 : (주)미디어필림 인터내셔날 / 공식홈페이지 : http://www.lordofw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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