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다빈치 코드, 혹은 김새버린 미스테리. 다빈치 코드
peacenet 2006-11-04 오전 6:18:08 1456   [4]

영화 좋아하는 이들 치고 론 하워드 감독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분노의 역류 (Backdraft, 1991), 파 앤드 어웨이 (Far And Away, 1992), 아폴로13 (Apollo 13, 1995), 랜섬 (Ransom, 1996),  그린치 (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2000),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01), 신데렐라 멘 (Cinderella Man, 2005)... 외에도 많은 히트작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이번엔 블록버스터이면서 동시에 문제작인 영화의 메가폰을 잡았다. 자칫 반 기독교적이고 이단적인 내용을 스크린에 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수없이 화제가 되었던 영화,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 2006).

댄 브라운 저의 원작이 남기고 간 흔적 때문인지, 다빈치 코드는 제작 발표 당시부터 세간의 뜨거운 감자 노릇을 했었다. 그 종교적인 해석및 평가의 여부는 차치하고, 사실 대부분의 호기심은 과연 소설 속에서 등장한 루브르 박물관이나 유명 화가들의 그림들, 그리고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창안했다던 크립텍스(Cryptex)가 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에 관심을 두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종교적인 논란이야 소설을 두고 충분히 있어 왔으니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 연장선에 있으리란 점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겠다. 다만, 이렇듯 "글" 을 "영상" 으로 옮겨낸다는 것이, 특히 다빈치 코드와 같은 소설의 경우 온전히 상상에 의존해서 루브르의 피라밋을 그려내던 독자들에겐 더더욱, 그 종교적인 논쟁을 떠나서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요소였으리란 추측이다.

그 유명한 모나리자를 위시해서, 머리가 나쁜 관계로 기억하기 어려운 이곳저곳의 역사적인 성지들을 주인공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영화가 책의 내용에 충실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잠시 접어두고, 영상매체의 장점이라는 소위 시각적인 정보에는 무척 만족스러웠으니까.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만큼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 속에서 로버트 랭던 교수 역을 밭았던 톰 행크스는, 사실 이번이 론 하워드 감독과의 두번째 만남이다. 첫 만남은? 스플래쉬 (Spash, 1984). 장장 22년만의 재회다. 한편 소피 느뷔 역으로 출연한 오드리 토투는 프랑스 배우고, 우리에겐 아멜리에 (Le fabuleux Destin D'Amelie Poulain, 2000) 로 더욱 잘 알려진 배우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배우는 그러나 이안 맥켈렌이다. 반지의 제왕에서의 간달프, 엑스맨에서의 매그니토. 다빈치 코드에서의 리 티빙 경.

브쥐 파슈 국장 역으로 출연한 장 르노까지 합하고 나면, 주연진 모두가 개인적으로 무척 호감있게 생각해오던 배우들이고. 그래서 앞서의 이유에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감안한 나름대로의 기대를 꽉꽉 채왔던 모양이다. 무척 아쉽게도, 네명의 배우 모두 기대했던 수준의 연기력을 펼쳐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각설하고.

이렇듯 풍성한 볼거리와, 내노라 하는 주연급 배우들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의 긴장을 유도하기엔 어딘가 모르게 맥이 풀려버린 듯한 인상이다. 미리서 줄거리를 다 알아버린 탓도 있겠지만, 다른한편으론 영화가 지나치게 내용전개에만 급급하였던 탓도 있지 않았을까. 장장 두시간을 마냥 따라만 가기에는 벅찬 플롯인데, 관객의 템포를 조금만 더 고려해 주었으면 하는 것 까지 바라는 건 아무래도 무리였는지.

소설을 읽고 보면 줄거리를 미리 알고 보는 셈이라 재미가 반감되겠고, 그렇다고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보자니 태반은 뭘 찾으러 어디에 와 있는 건지조차도 헷갈리는 와중이니 결국 재미 없기는 매한가지고.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의미없는 장소와 의미없는 수수께끼들이 제 의미를 가질 때 비로소 영화는 입체적이 되고 그래야 그나마 몰입할 수 있을테니까.

아래는 스포일러.

소설의 내용에 상당히 충실한 듯 하면서도 여러군데 다른 점이 보이고, 하필 그부분들이 내겐 소설을 좋아하게끔 만들은 요소였던 탓에, 더더욱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원작과는 달리 영화 속에서 브쥐 파슈 국장은 오푸스 데이 신도로 등장,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에 치중한 나머지 애초의 수사 방향을 잘못 잡았음을 자인한다. 왜그랬을까. 또, 레미는 왜 사일러스에게 스스로를 "티쳐" 라고 소개했을까. 소설에선 레이가 티쳐에게 "독살" 을 당하는 순간에까지도 그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데, 영화에선 아예 그순간부터 리 티빙이 티쳐라는 걸 관객들에게 공개해 버린다. 이런 것들이 하나씩 더해질 때 마다 김이 새버리는 게 나뿐인지..

마지막으로, 책에서 특히 마음에 담아 두었던 내용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Silas's soul thundered with remorse and rage. "Father, if it takes my lifetime, I will find the one who deceived us, and I will kill him."
Aringarosa shook his head, looking sad as they prepared to wheel him away. "Silas... if you have learned nothing from me, please... learn this." He took Silas's hand and gave it a firm squeeze. "Forgiveness is God's greatest gift"
"But Father..."
Aringarosa closed his eyes. "Silas, you must pray."

사일러스는 분노와 죄책감에 몸을 떨었다. "주교님, 내 일생을 걸어서라도 우리를 이용한 자를 찾아내 죽이고야 말겠습니다."
아링가로사는 슬프게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응급실 간호사들이 그를 이동침대에 뉘어 병원 안으로 들어갈 채비를 서둘렀다. "사일러스.. 내게서 아무것도 배울 수 없었다면... 제발... 이것만은 배우시길 바랍니다." 그는 사일러스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용서는, 주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이라오."
"하지만 주교님..."
아링가로사는 눈을 감았다. "사일러스.. 기도하십시오."

천주교 신자인 내게, 이 부분이 없었다면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그저 종교색을 가미한 그렇고 그런 미스테리 소설로만 남았을 것이었다. 무척 아쉽게도, 영화 속에서 사일러스는 오푸스 데이 기도원 앞에서 영국경찰들의 총에 맞아 사망을 한다. 그리고 그가 총상을 입힌 아링가로사는, 사일러스의 등에 업혀서가 아니라 영국 경찰들에 의해서 병원으로 호송된다..

- 현 -


(총 0명 참여)
1


다빈치 코드(2006, The Da Vinci Code)
제작사 : Columbia Pictures Corporation / 배급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코리아 ㈜
수입사 : 소니 픽쳐스 릴리징 코리아 ㈜ / 공식홈페이지 : http://www.davincicode2006.co.kr
공지 티켓나눔터 이용 중지 예정 안내! movist 14.06.05
공지 [중요] 모든 게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안내 movist 07.08.03
공지 영화예매권을 향한 무한 도전! 응모방식 및 당첨자 확인 movist 11.08.17
88203 [다빈치 코드] 다빈치 코드 sunjjangill 10.10.10 868 0
86299 [다빈치 코드] 배신당했다. (2) razlri 10.08.21 948 0
81936 [다빈치 코드] 소설의 영화화 (2) mokok 10.04.28 1310 0
69431 [다빈치 코드] 다소 재밋엇던 영화 nos1209 08.07.22 1327 0
64908 [다빈치 코드] 남자 주인공이 마음에 안들다. (4) iwannahot 08.02.07 2694 6
64342 [다빈치 코드] 역시 코드에 안맞아..이런류의 영화 (1) ehrose 08.01.25 2030 10
63396 [다빈치 코드] 다빈치 코드 (3) st0helena 08.01.09 1565 4
63213 [다빈치 코드] 설정이 놀라웠던... (1) maxkang 08.01.08 1184 2
58431 [다빈치 코드] 다빈치코드 (5) skh0822 07.09.25 1329 11
56160 [다빈치 코드] (많이...) 아쉬운 그들의 노력..... lolekve 07.08.06 1209 5
54067 [다빈치 코드] Da Vinci Code jack9176 07.06.26 1348 2
53778 [다빈치 코드] 베스트셀러를옮겨놓아도베스트는아니다... joynwe 07.06.21 1246 6
52946 [다빈치 코드] 다빈치코드 관람후... kpop20 07.06.08 1256 4
52282 [다빈치 코드] 코코의 영화감상평 ## excoco 07.05.26 1257 2
48372 [다빈치 코드] 다빈치코드 beamrock 07.02.14 1990 11
44451 [다빈치 코드] 오로지 책을 읽은 사람들을 위한 영화 dolstone 06.11.29 1269 3
43629 [다빈치 코드] 다빈치코드 duck7717 06.11.08 1218 2
43600 [다빈치 코드] 역사적 비밀의 코드를 찾아라 chati 06.11.07 1156 5
43593 [다빈치 코드] 소설을 읽었든 안읽었든..(스포일러?) pontain 06.11.07 1198 5
현재 [다빈치 코드] 다빈치 코드, 혹은 김새버린 미스테리. peacenet 06.11.04 1456 4
41026 [다빈치 코드] 한마디로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kkuukkuu 06.10.08 1055 1
40577 [다빈치 코드] 코드...ㅋ whjcolor 06.10.06 997 3
39991 [다빈치 코드] 소설 읽지 않고 영화를 본 후 책을 읽었다 hothot 06.10.04 1146 6
39698 [다빈치 코드]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은 한꼐가 있나... namkoo 06.10.03 1234 2
39654 [다빈치 코드] 사탄아 물러 가라! (1) gllky337 06.10.02 1329 10
39117 [다빈치 코드]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재미있다 kkuukkuu72 06.09.30 1377 4
38738 [다빈치 코드] 전세계의 화제작 다빈치코드.. jjw0917 06.09.26 1185 4
36789 [다빈치 코드] 실망한 영화 ehrose 06.08.21 1165 7
35752 [다빈치 코드] 영화와 책을 감명깊게 본후 Discovery채널을 보고 충격! acha 06.07.26 1412 3
35271 [다빈치 코드] 음~저에겐 와닿지 않은 영화 remoda 06.07.13 1107 7
34925 [다빈치 코드] 참 말많은 영화는, alrudtodrkr 06.06.22 1174 5
34880 [다빈치 코드] ★★★ [미스테리 / 스릴러 / 어드벤쳐] 다빈치 코드 huger 06.06.22 1057 3

1 | 2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