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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민족주의 영화... 한반도
gtgta 2006-07-19 오후 2:28:11 1497   [8]

고등학교때, 논술(언어)학원을 다닌적이 있었다. 학원에는 논술에 나올만한 서적들이 차 있는 책장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내가 가장 많이 보았던 것은 조정래 씨의 소설들이었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 책에서의 내용과 등장인물들의 사연들이 전개될때 가끔씩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였던 이유는, 그만큼 내용에 대한 이해가 쉬웠고, 주변 정세에 대한 상황판단도 즉각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 한반도는 민족주의 감성을 자극하는 영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래씨의 소설내용만큼이나 관객을 감정이입의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극단적 시각으로의 몰이해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이것은 강우석 감독이 말하고자 한 취지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강 감독이 취지로 내세운 '내나라 지키자는것'은 관객에게 그저 무조건적인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혈안이 된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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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하지 못하는 민족주의

 

영화내에서의 자주적, 민족적 주장을 펼치는 대통령(안성기)과 일본의 경제적 지원때문에 대통령의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총리(문성근), 국새 발굴을 원하는 사학자 최민재(조재현)와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서기관 이상현(차인표)의 대립은 작품 전반에 걸쳐 있다. 대통령이 일본과 대립중에 고민하다가 쓰러지자, 총리는 대통령이 진행하던 일을 모두 중단시키고, 친일 노릇을 한 것처럼 여겨지는 기업가(또는 정치가)등을 찾아가 식사를 대접한다. 그 식사를 대접받는 친일행위를 한 사람들은 "국민이 무지하면 지도자가 두들겨 패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는, 그래야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다"는 통치 이념을 내세운다. 하지만 그것은, 통치가 아닌 지배의 방식이다. 그 지배의 방식에 길들여지고, 그것을 당연시하는 사람들을 서기관(차인표)은 그저 지켜만 본다. 또, 대통령 직무대행을 맡은 총리에게 통일을 부정하는 발언을 들으면서 주먹만 쥘뿐, 그것을 폭발시키지 못한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비분강개' 하며, '오기'를 가지고 대립되는 사람들에게 욕을 하고 싶은 심정은 많았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은 결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민족주의를 보여줄려면 좀더 확실하게,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낫지 않았나. 그리고 말미에 자기가 악을 담당하여 지도하고 싶었다는 총리의 말을 들을때에도 감흥이 그렇게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민족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왜 갑자기 대통령은 차분해진 태도로 일관하는가. 왜 그렇게 갑자기 돌변하는가. 이성을 가질 때도 이미 지난 것 같은데... 이제와서 침착한, 이성적인 태도로 총리를 용서한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정지 화면에서 매우 허무한 감정을 느낀것은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배제된 사실

 

<군의 작전통제권은 작전계획이나 작전명령 등 특정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권한으로, 한국군의 작전통제권은 평시에는 한국군에, 전시에는 주한미군에 있다.

한편 한국군에 대한 지휘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한국군 부대 편성과 지휘관 임면권 등의 군통수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한국군에 대한 작전지휘권(Operational Command)은 1950년 한국전쟁중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되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의 적대상태가 지속되는 동안’이라는 단서를 달아 지휘권을 위임했다.

유엔군 사령관의 지휘권은 1953년 10월 한미상호방위조약에서 '작전통제권(Operational Control)'으로 조정됐다. 지휘권은 인사를 포함한 포괄적 개념인 반면, 통제권은 작전계획수립 및 명령시달 등 전쟁임무 수행에 필요한 권한이다.

이후 1974년 9월 주한 유엔군사령부, 주한 미군사령부 및 주한 미군 제 8군사령부가 합쳐서 통합사령부가 설치되었고, 같은 해 유엔군 작전명령권이 한.미 합참의장회의로 이전되었다.

그리고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CFC)가 창설되어, 한국군에 대한 전시, 평시의 작전통제권이 유엔군사령관으로부터 연합사사령관으로 위임되었다. 즉, 실질적으로 주한미군이 전시, 평시의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되 것이다.

1992년에는 한미연합야전사령부(CFA)가 해체되었으며 제24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평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이양하기로 합의, 94년 12월에 평시 작전통제권은 한국군에 반환되었다.

그러나 전시 작전통제권은 여전히 한미연합사 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다. 전시에는 육·해·공군 각군 본부와 비작전 행정부대를 제외한 한국군의 모든 작전부대가 연합군사령부 예하의 구성군 사령부에 편재돼 한·미 연합군사령관의 작전 통제를 받게 돼 있다.>

 

http://blog.naver.com/nawanggun?Redirect=Log&logNo=80018008295(네이버 블로그 발췌)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일로에 치닫고 일본 해상 자위대가 한국 영해를 침범하는 와중에 있어서, 분명 전시체제 위기인데, 미국은 드러나지도 않는다. 미국이 나오는 것은 경의선 철도 완공에 대한 일본의 반발을 지지하는 대변인의 발표 뿐이다. 분명 이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과 북한을 둘러싼 통일 문제에 대해 관여하는 주변 4국 (일본 러시아 중국 미국)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문제에 대해 단적인 예=(국새 발굴 및 위조 확인 작업)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큰 문제=(통일에 대한 문제)를 놓쳐버렸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본의 선전포고령이 없었다 쳐도, 평시 이상의 국가 위기급 사태인데, 한국만 드러나는 것은 어색하다.

이런 감상을 보고 친미적 발언이다, 식민지 시대적 발언이다 하는 생각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주변 정세에 대해 제대로 표현하지도 않고 우리 민족끼리의=(우리만의, 남한만의) 행동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현실적 감각을 배제하였다고밖에 볼 수가 없다. 

 

모호한 캐릭터

 

서기관 이상현을 연기한 차인표는 이중적 의미로 다가온다. 연기의 수준은 넘어가더라도, 극의 초반부터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목소리 톤은 카리스마 있었다고 본다...;;) 최민재(조재현)와 대립하던 그가 갑자기 선회하는 캐릭터로 나오는 것은 대단히 어색하다고 본다. 그렇게 바뀌는 것이 학자적 양심인지, 동정인지는 몰라도, 변동적 인물로의 활약은 대단했지만, 자연스러움의 정도가 연기에서 바뀌는 것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변동적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의 어색함이 드러났다.

 

이상현과 대립하는 (극단적) 사학자 최민재는 오로지 대한제국사에만 몰두하는 외골수다. 그는 오로지 진짜 국새 발굴에만 매달리며, 나중에는 거의 발악하듯이 울부짖는다. 이상현(차인표)이 총을 겨누고 있는 와중에도 "국새는 있어! 반드시 찾는다!" 이런 말만 되풀이한다. 가장 난감한 캐릭터다. 물론 자신의 정의를 관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자세에는 주인공적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너무나 이상적으로 그려 놨기 때문에 영화 자체의 엔딩도 이상적으로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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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내가 느낀 단점이라면 이정도. 장점이라면... 아마도 민족주의적 감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었고, 촬영 기법이나, 편집, 조명등 스토리 외부적 요인이 더 눈에 들어 왔다는점이랄까요? 그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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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의 직접적 제시

 

그간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영화는 많이 만들어져 왔었다. 그런 영화들은 흥행에 있어서 독보적 존재로 자리잡았으며, 이는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데에도 우선시 되어왔다. 주로 남북 관계에 있어서의 민족주의의 화합이 대세였고, 이는 통일에 대한 이루지 못함을 한탄하는 주제, 소재로 자리잡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 한반도는 내부의 민족적 화합을 통해 전체적 통합을 제시한다. 이는 영화 말미에 이르러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이르러서 완성에 다다른다. 영화 <휘파람 공주><웰컴 투 동막골>에서 동등한 위치에서의 위기 극복의 주인공인 '북한'이 사라진 것이 아쉽지만, 보다 직접적인 어조로 말하고 있고, 점진적 태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그것은 정말 칭찬해 주고 싶다.

 

교차편집과, 음악, 특수효과 표현의 극대화

 

영화내에서의 현재와 과거가 겹치는 장면마다 교차편집이 쓰였다. 약간 단조로운 느낌도 있었지만, 대비와 비교를 통한 감흥의 극대화 수단으로는 대단했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고종과 현재의 대통령과 총리의 대립등과 같은 상황에서의 크로스 편집은 <투캅스><실미도>에서의 편집 이상이었다고 본다. 또, 정부종합청사 폭발 장면이나, 자동차 씬에서의 효과등은 대내외적으로 영화의 구성을 제대로 맞췄다고 생각한다. 음악의 상황 표현도 대단했으며, 스토리의 몰입을 극대화 시키는데 한몫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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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한국 근대사가 현실에서 갖는 의미는 영화 속 아줌마들이 보는 뮤직비디오만큼의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아니, 수능을 보는 고등학교 학생들에 있어서야 중요한 사회탐구 영역의 하나로 인식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을 넘어, 민족주의적 주체로써의 의미를 살리자는 것이 영화에서 나타난 목적이고, 그것이 앞으로 있어서 필요한 요건이라면 갖춰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번 영화 한반도에서의 극단적 이해 이상으로의 점진적 발전의 목표가 현실에 있어서 필요하게 될때 이런 영화류는 앞으로 더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총 0명 참여)
mjey08
정말 동감하는 글입니다. 논지가 한쪽으로 그다지 치우지지도 않고

아주 훌륭한 후기네여~~~대단대단 ㅎㅎ   
2006-07-28 17:31
gantrithor
한반도의 실제 정세를 구체적으로, 좀더 세밀하게 다가가지 않은 면...... 강우석이 관객의 수준을 잘못 짚은 탓이죠. 글쓴님이 말씀하신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이 실제로는 미국에 있다는 것 그중 하나겠군요..하지만 어짜피 팩션을 표방했고.. "이건 말도 안돼!" 라고 할 만한 내용을 그려내는 것이 영화의 목표라면. 그런 것은 중요한게 아니지 않을까요?   
2006-07-1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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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2006, Hanbando)
제작사 : KnJ 엔터테인먼트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공식홈페이지 : http://www.hanbando200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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