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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영화운동가 장윤현
인터뷰 | 2004년 10월 25일 월요일 | 최동규 기자 이메일

<접속>과 <텔 미 썸딩>을 이어 5년 만에 <썸>을 만들어낸 장윤현 감독은 장르나 스타일 면에서 계속적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감독이다. 커뮤니케이션 즉 대화를 담고 싶다고 말하는 감독은 진정 자신의 영화를 통해 여러 가지 모습들의 조화를 이루려는 영화 운동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썸>의 개봉을 즈음해서 만나본 장윤현 감독은 관객들의 평이 궁금하고 떨리는 아직은 순수한 마음을 가진 남자였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말이 너무도 많아진다는 장윤현 감독의 짧지만 진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5년 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힘도 많이 들고 흥미도 있었을 것 같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어떤가?
굉장히 떨린다. 기자 시사회 이후로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관객들이 얼마나 어떻게 봐줄지 어떤 관심들을 가질지 두렵기도 하다.

기자시사와 일반 시사를 통해 나온 반응들의 평이 갈리고 있는데?
평들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름대로는 의도한데로 잘 따라와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일반 시사회의 반응도 관객들의 반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전작과 이번 작품 모두 스타일면에서 다른 작품들이다. 특별히 스타일의 변화를 주는 이유가 있는가?
관객들은 잠깐 동안 영화를 보는 것이지만 우리는 일 년 혹은 그 이상을 작업을 한다. 때문에 한번 작업을 하고 나서 또 한 2년 동안 비슷한 작업을 한다고 하면 일단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2년 후에 그 감독의 작품을 봤는데 다른 것이 없고 비슷하다고 하면은 관객들도 재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에서 계속 다른 영화들을 하려고 한다.

<썸>을 보면서 전작들보다 말이 많아 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찌 보면 데자뷰라는 흔치않은 소재 때문인 것 같은데 대화나 부연 설명하는 구성들은 일부러 더 많이 이용했나?
일부러 첨가를 많이 했다. <텔 미 썸딩>은 과거를 추리 해내야 하는 이야기라서 말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말을 많이 줄였었다. 하지만 <썸>은 특이한 설정이라는 것을 관객들이 이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말을 줄이게 되면 괴리가 생기거나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 말을 좀 많이 넣어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데자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평들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은 당연한 것이다. 데자뷰에 대한 설명은 영화가 판타지로 나가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요소다. 자연적인 현상을 설명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이야기와 설명이 들어가야 할 것 같아서 생략을 한 부분이 있다.

고수는 영화가 처음이고 송지효도 거의 새내기다. 그렇다고 해서 강성진과 정명준을 제외하고는 그리 알려진 배우가 많지 않다. 어찌 보면 모험일수도 있는데 어떤 의도에서 이런 캐스팅을 하게 되었나?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모험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우선 새롭게 보이게 하려고 그랬다. 기존의 영화나 감독, 배우들의 이미지가 아닌 새로운 스타일의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배우들 혹은 아무런 고정 이미지가 없는 배우들을 기용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렇게 기용을 한 것에 대해서는 만족을 하고 있다. 모험을 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떠나서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을 한다.

항상 한국영화의 한계를 넓히고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썸>에서도 헐리웃의 형사물과 비슷한 반전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영화에서는 알면서도 활용을 하지 않던 부분이다. 일부 관객들이나 평론가들이 너무 뻔 한 결말과 반전 아니냐는 질문들을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흔하다고 느끼면 관객들이 재미없을 수도 있고 반대로 흔하기 때문에 쉽게 다가올 수도 있다고 본다. 헐리웃이 했다고 해서 그것이 많이 사용된 것들이라고 해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 적인 생각으로는 머릿속에 생각하거나 진행 하던 모든 영화들이 모두 섞였을 때 혹은 퓨전으로 구성 되었을 때 새로운 맛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욕심이다.

판타지라는 것에 대해서 우리나라 관객들이 생각하는 판타지인 반지의 제왕이나 이런 유의 작품들 밖에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 보다는 관객들에게 좀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자연스레 녹아 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관객들이 흔하게 혹은 쉽게 이해하고 봐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런 식으로 작업을 했다. 지금보다 더욱 비틀고 복잡하게 만들고 개성을 강하게 가져갔더라면 좋아하는 일부 관객들을 위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부담스러웠다.

<썸>이라는 제목이 영화상에서 가지는 목적은 무엇이며 썸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 싶다.
솔직히 <텔 미 썸딩>에서 사용되었던 보이지 않는 부분들이 많이 연관이 있다. ‘썸’은 의도적으로 전작들을 떠올리게 하려고 사용을 했다. 그래서 비슷한 장면들도 많이 등장을 한다. 그리고 단추의 ‘썸’은 여자 주인공이 유추해내야 하는 기억의 한 매개체로서의 역할인데 사실 그것을 강성주의 얼굴을 보고 생각해 내면 더욱 좋고 쉽겠지만 직접적으로 그렇게 설명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단추를 은유적으로 사용을 한 것이다. 썸이라는 단어 자체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썸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인이 없는 그런 단어라는 생각에서 사용한 것이다. 영화의 성격이나 스타일 적인 부분에서 사용한 것이지 내용과는 상관이 없다.

CG 때문에 힘을 일어간다는 의견도 많다. CG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약점도 생기게 될 텐데 이렇게 많이 사용한 의도는 무엇인가?
영화 전반에 걸쳐 판타지라는 설정이 있었기 때문에 CG를 많이 사용했다. 또 자동차 씬의 경우 현실적으로 촬영이 불가능 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CG를 많이 넣었다. 후반부에 가서 CG가 적어지는 이유는 판타지적 설정이 끝까지 물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영화상에서도 현실적인 부분들이 강조가 되니까 점점 줄이게 되었다. 의도적으로 CG를 많이 넣었기보다 영화의 스타일과 영화가 주는 설정들 때문에 많이 사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코엑스나 도로에서의 촬영이 많았다. 서울시의 지원은 어땠나?
사실 서울시의 지원을 기대할 상황은 아니었다. 도로에서의 촬영은 서울시 도로에서 촬영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눈치껏 촬영을 한 것이 많았고 대신 서울 영상위원회에서 장소 섭외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도움을 받았다. 코엑스에서 촬영을 할 때는 진짜 힘들었다. 무사히 마치기는 했는데 너무나 힘이 들었다. 힘은 들었지만 서울에서 촬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다.

데자뷰라는 현상이 흔한 현상은 아니다. 어떻게 소재로 사용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준비하고 있던 테실라라는 작품 때문에 기시감이라든지 이런 쪽에 관심이 많았다. 판타지적 설정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다. 누구나 가끔씩 느끼는 기시감이다. 여기에 와 본 것 같은데 저사람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이런 느낌이기 때문에 결코 어려운 소재가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혹시 이전에 내가 살아봤던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그동안 생각했던 이런 것들을 소재로 사용을 하게 되었다.

가장 애정이 가는 장면은 어느 부분인가?
첫 장면이다. 송지효가 마지막 고수가 죽는 장면에 대한 데자뷰를 겪는 그 장면에서 지효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서 누군가를 바라보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좋게 느낀다. 촬영하면서도 감정 잡기가 어려울 것 같았는데 의외로 잘 나왔다.

피어싱이 노골적으로 많이 나온다. 일반 관객들이 그리 쉽게 다가서지 못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100억대의 마약과 고수부지 지하통로의 젊은이들까지 이러한 부분을 어떤 의도에서 강조를 했는가?
의도적으로 강조 했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고 진행 하면서 젊은 친구들과 만나고 이야기도 하면서 내가 보는 시각과 생각이 그들과 차이가 너무나 크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한 부분을 다루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생각이나 문화적 특성 예를 들면 피어싱, 문신에 대한 생각들도 많은 차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알아가면서 놀라웠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들과 문화에 대한 놀라움이 컸다. 놀라운 만큼 그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화상에서 그런 것들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익숙해 왔던 조직이나 이러한 코드들과 충돌하도록 해서 조율을 했다.

강성주라는 인물이 다른 문화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그 안에서 사회적인 것들을 꼬집기도 하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한양대 재학 시절부터 영화운동에 참여하고 장산곶매에서는 <파업전야>등을 만들었다. 또 헝가리 유학 후에도 장산곶매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영화를 보면 내용면에서는 아니지만 스타일적인 면에서는 거친 면이 보이기도 한다. <썸>에서도 그랬다. 어찌 보면 주류라 불리는 흥행 코드를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데 이러한 일들이 본인 스스로의 영화운동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연장선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딱히 정의하기는 어려운데 처음 영화를 시작할 때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싶고 대화를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영화라는 것이 어떠한 매개체로 서로 소통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고 그렇게 해왔고 하고 있고 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면서 그런 과정 자체가 즐겁고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또 관객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서 대화를 할 만한 꺼리들 즉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찾아서 하다보니까 다양한 장르나 혹은 주류적이지 않은 그런 코드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다음 작품 계획은?
아직은 정해진 것은 없지만 계속 해오던 <테슬라>를 계속해야 될 것 같고 영화사에서 준비 중인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 빨리 다음 작품을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다.

<썸>을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 어떤 영화인가?
<썸>은 여러 가지가 들어가 있는 영화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만 기대를 가지고 보기에는 대단히 단순하고 부족할 수 있는 영화다. 다양한 장르나 이야기들이 한쪽 방향으로 천천히 가고 있는 작품이다. 그 방향을 잘 따라간다면 나름대로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섞여서 줄 수 있는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관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을 좀 열고 선입견 없이 잘 따라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취재: 최동규 기자

8 )
pretto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2010-01-30 16:06
qsay11tem
개척 영화가군여   
2007-08-10 09:17
kpop20
앞으로도 새로운 장르 많이 기대할께요 화이팅   
2007-05-27 03:24
ldk209
흠.. 텔미썸씽의 감독이었군..   
2006-12-30 07:40
l62362
영화도.. 의사소통의 하나다.. 라고 생각하는점이. 와닿네요... 배우들은 썸 때문에 6개월이넘게 똑같은옷똑같은악세사리,헤어스타일을하느라. 굉장히 지겨웠다던데.. ㅎ 소재는 참 특이하고좋았던것같아요   
2005-02-11 21:54
ffoy
마케팅의 실패가 너무 아쉬움 ㅠㅠ   
2005-02-10 10:55
cko27
영화 재밌던데.-_-;; 이 정도면 독특한 소재에 스토리도 탄탄한건데. ㅎㅎ   
2005-02-09 17:22
real3mong
영화는 쩜.. 그렇지만.. 멋지시네요~ 화이팅!!   
2005-02-0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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