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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휴식이라 생각해… 발전해서 돌아오겠다” 넷플릭스 <스위트홈> 시즌2 송강 배우
2023년 12월 22일 금요일 | 이금용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이금용 기자]
욕망을 품은 인간이 괴물로 변하는 세상, 낡은 아파트 ‘그린홈’의 생존자들은 그곳을 벗어나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난다. 국내에서 흔치 않은 크리쳐물로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 <스위트홈>이 3년 만에 한층 더 커진 스케일의 시즌2로 돌아왔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에서 인간과 괴물 그 사이의 존재로 거듭나 무너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차현수’를 연기한 송강과 나눈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스위트홈> 시즌2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TV시리즈(드라마) 비영어권 부문 글로벌 4위에 오르고, 국내에서는 시청시간 1위를 찍었다. 동시에 드라마 <마이 데몬>도 같은 부문 2위에 올랐다.
우선 <마이 데몬>과 <스위트홈>이 동시에 공개될 줄 생각도 못했는데, 나란히 높은 순위에 올라 감사할 따름이다. 두 작품 모두 최선을 다했다. 노력한 게 보상 받는 거 같아 너무 기쁘다.

시청자 반응은 살펴봤나.
작품을 공개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안 좋은 평가가 따라올 때도 있지 않나. 좋지 않은 댓글을 보면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웬만하면 시간이 지나서 반응을 살피는 편이다.

<스위트홈> 시즌2가 공개되기까지 3년이 걸렸다.
그간 주변에서 시즌2가 어떨지 궁금하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웃음) 시즌2와 시즌3을 동시에 찍느라 공개 시기가 더 늦어진 거 같기도 하다. 시즌2에서는 캐릭터적으로도, 배우로서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전편과는 확실히 다른 자세로 임했다. 시즌1에서 기대 이상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터라 그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지난 3년 사이 다른 작품들을 계속하면서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 태도의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고 공부했고, 이번 시즌2에서는 동료 배우들의 의견을 확인하면서 촬영했다. 작품의 규모가 클수록 소통과 배려가 필수적이란 걸 뚜렷하게 배웠다.

시즌2에서는 ‘현수’가 어떻게 달라졌나.
‘현수’는 시즌1에 비해 훨씬 성숙해진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걸 어떻게 표현할지가 고민이었다. 시즌1에서는 ‘현수’를 어린아이처럼 표현하려고 했다면, 시즌2에서는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실제로는 장난기가 있는 성격인데 담백하게 표현하기 위해 촬영하는 도중에는 일상에서도 원래 성격을 억눌렀다. 숙소에서는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지냈다. (웃음) 촬영하는 순간에만 ‘현수’로 사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현수’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컷 사인이 떨어지면 바로 감정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는데, 이번에 촬영할 땐 여운이 한참은 더 가더라. 그럴 때마다 배우로서 성장했다고 느꼈다. (웃음)

감정적으로 여운이 컸던 장면이 어떤 장면인가.
‘현수’가 인간뿐만 아니라 괴물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느껴졌던 장면이 있다. ‘링거 괴물’에 손을 댔던 장면이다. 그때 괴물의 기억을 읽고 감정을 공유하지 않나. ‘현수’가 눈물을 흘리면서 괴물 역시 한때 인간이었다고 외치는 장면에서 ‘현수’의 감정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오롯이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군인을 죽이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현수’의 희생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후반에 가서 추가된 장면이다. 찍으면서 저절로 몰입이 됐던 거 같다. 소리도 질러보고 울어 보기도 하고 촬영하는 동안 많은 시도를 했는데 좋은 장면이 나온 거 같다. ‘현수’를 연기하면서 우울함이 무엇인지를 느꼈다. 살면서 이렇게 울어본 적이 없다. (웃음) 한편으로는 내 소소한 삶이 행복하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우울한 감정을 배웠지만 반대로 행복을 더 크게 느끼게 해준 캐릭터다.

내적인 성숙뿐만 아니라 외적인 변화도 있었다. 머리 스타일도 바뀌고 체형도 달라졌더라.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이번 역할을 위해 고중량 저반복 운동을 하면서 원래 몸무게에서 6~7kg 정도 찌웠다. 하루에 두 번씩 헬스장에 갔다. (웃음) ‘현수’의 괴물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외적으로도 전편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즌1 당시 CG 촬영은 처음이라 고충을 많이 겪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어땠나.
한 번 해봤다고 훨씬 익숙해지긴 했는데 여전히 쉽지 않더라. (웃음) 특히 ‘링거 괴물’은 이미지 레퍼런스도 없는 상태에서 촬영해서 어떻게 구현될지 너무 궁금했다. CG 연기도 어렵지만 액션도 <스위트홈>을 통해 처음 도전해본 연기라 고충이 있었다. 단순히 합만 맞추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연기해보니 카메라에 비친 모습이 내 예상과 다르더라. (웃음) 그래도 어려운 연기일수록 성취감이 커져서 좋다. 기회가 된다면 정통 액션 장르도 도전해보고 싶다.

시즌1에 비해 ‘현수’의 분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이 많다.
내 분량이 적어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분은 작가님과 감독님의 권한이라 내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웃음) 분명 어떤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1에선 ‘현수’가 인간과 괴물의 중간에서 고민하는 모습에 중점을 뒀다면, 시즌2에선 ‘현수’가 아닌 새로운 존재들에 대한 설명들이 많을 거다. 시즌2와 시즌3를 동시에 촬영했고, 시즌2는 시즌1과 시즌3의 중간 단계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을 듯하다. 시즌3에서 시청자 분들의 아쉬움이 많이 해소될 거라 생각한다. (웃음)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을 시작으로 <스위트홈>, <나빌레라>, <알고있지만,>, <기상청 사람들> 등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해왔다.
20대를 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잘 살아온 거 같다. (웃음) 오디션에서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힘들었지만 그걸 받아들이면서 발전하려고 했다. 연기는 인간 송강에게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 매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아성찰을 했다.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다른 사람이 되어 지내면서 나 자신도 몰랐던 점을 알게 되고, 그걸 계기로 한층 발전하게 되는 거 같다. 가상의 세계, 가상의 인물을 통해 나에 대해 더 알게 된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연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적인 부분인 거 같다. (웃음)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계속해서 염두에 두고 있었던 지점이기에 심적으로 두렵지는 않다. 지난 5~6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한 만큼 모처럼 찾아온 휴식이라는 생각도 든다. 한편으로는 그동안 더 성장해서 돌아온다면 내게 있어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화생방 훈련이 진짜 고통스럽다는데, 어느 정도인지 지금도 되게 궁금하기도 하다. (웃음) 더 발전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사진제공_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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