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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라고 생각한 순간 ‘약자’가 만들어진다” <재심> 강하늘
2017년 2월 17일 금요일 | 김수진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 김수진 기자]
‘부정적인 건 부정적이게 생각한 순간 부정적인 것이 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그래서 평소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언제나 화목한 촬영장을 꿈꾸는 배우 강하늘. <재심>에서 힘없는 ‘약자’로 대변되는 ‘현우’를 연기한 그는 “도대체 ‘약자’와 ‘강자’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며 부드러움 속 날 세운 의문을 갖는다. 누구든 자신의 인생 속 ‘강자’로 살아가야 하기에, 억울한 누명을 쓴 ‘현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강자’의 자부심으로 연기했다는 그. 남다른 가치관을 가진 강하늘을 만나 인생 그리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먼저 영화를 본 소감이 궁금하다.
모든 연기자가 마찬가지겠지만 어색한 부분만 눈에 들어오더라. 주변 지인들이 ‘그때 그 장면 좋았다’고 말하면, 그럼 다른 장면은 나빴다는 이야기인가 라는 식의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웃음) 내 연기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저 촬영할 때 좀 더 고민하고 집중 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만 남는다. 이런 마음은 <재심>뿐만 아니라 앞서 작업했던 다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정우는 촬영 시작 전 대본 리딩을 하던 중에 울컥했다고 들었다. 본인은 어땠는지.
기억난다. 정우 형, 감독님과 함께 세명만 모여 드라이 리딩을 했었다. 감정을 넣지 않고 대본을 읽는 게 드라이 리딩인데, 어느 순간 옆을 보니 형이 울고있더라. 감성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형의 그런 모습을 보고 감동받기도 했는데, 내 경우엔 영화를 찍으면서 울컥하는 기분보단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흥미로웠기 때문에, 정우 형이랑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찍을 수 있을까, 이런 부분들을 고민했었다. 우선 연기자가 즐기면서 연기를 해야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크다. 오히려 화기애애한 촬영장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약촌오거리 사건’의 억울한 피해자 ‘현우’를 연기함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많았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 그려냈는지.
평소 좋은 연기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만약 내 역할이 누군가를 싫어해야 한다면 실제로도 싫어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많은 배우들이 시도하는 방법이다. 나 역시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내게 맞는 방식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론 상대 배우와 극 속에서 어떤 관계를 갖든 무조건 친해져야만 연기하기 수월해진다. 다행히 그동안 운이 좋았던 게 지금까지는 좋은 분들과 연기할 수 있었다. 덕분에 편하게 연기했다는 생각이다. 일단 현장 분위기가 즐거워야 인물에 이입할 수 있다. 물론 이번에 연기한 ‘현우’는 무겁고 깊은 감정을 지닌 인물이지만, 이 역시 현장이 즐거웠기에 표현하는 게 가능했다.
’현우’를 연기하기 위해 외형적으로도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살을 조금 뺐다. 아무래도 극중 ‘현우’가 대부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살을 빼면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더욱 효과적일 듯싶었다.

현우 씨와는 실제로 만났다고 들었는데,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는 웬만하면 언급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분의 세월을 어찌 함부로 헤아릴 수 있을까 싶었다. 무의식적으로 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로 다가갈 염려가 있어 대부분 일상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또 아이들, 부인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나중에 전주 가면 술 한 잔 하기로 약속도 했는데, 현우 씨는 전반적으로 순박한 아버지 같다는 느낌이 컸다.

김태윤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가.
감독님에게 ‘천재’라고 말한 적이 있다. 무슨 나이 사십에 천재냐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는데, 감히 말하지만 감독님은 한 인물의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 특출난 연출자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 촬영하는 도중에 인물 밑바탕에 깔린, 드러나지 않은 감정선을 차근차근 설명해줬다. 그 과정에서 매우 통찰력 있고 예리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촬영할 때만 해도 ‘약촌 오거리 사건’에 대한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서 그런지 영화가 사건에 대한 논리적인 접근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에 더 치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대본 상에는 논리적으로 사건을 설명하는 부분과 인물들의 감정이 두드러진 부분, 모두 담겨 있었다. 여느 영화든 마찬가지지만, 시나리오 속 이야기를 영상 속에선 최대한 압축하기 마련이다. 또 연기가 됐건 작품이 됐건, 한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논리적으로 사건을 설명하는 것보다 인물들의 감정 연출에 치중한 감독님의 결정이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실화를 극화한 하나의 작품이기 때문에, 한 부분만 보여줘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박보검과 더불어 착하고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의 양대산맥이다.
(웃음) 관련된 내용이 기사로 자주 보도돼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박보검과 난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친구는 진짜 착하다. 난 그렇게까지 착한 사람은 아니다. 심지어 나도 가끔씩은 내 이익을 위해 여우 같은 짓을 할 때도 있다.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통해 박보검의 일화를 접하는데 정말 착한 친구 같더라.

혹시 착한 이미지가 연기하는 데 방해가 된 적이라도.
글쎄… 착한 이미지가 부담으로 다가온 적은 없었다. 그저 좋게 봐줘서 감사할 뿐이다. 솔직히 내가 편한 대로 살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 있어서도 방해되는 부분은 없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장면에 따라서 힘을 줘야 할 때가 있는 한편, 힘을 빼야 할 때가 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연기적인 계산이 필요한데 아직 안 될 때가 많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극중 ‘차인표 닮았다’는 대사가 나오는데, 실제로 닮기까지 해서 대사가 너무 와 닿더라.
어머니로 나오는 김해숙 선생님께서 내게 한 대사였는데, 사실 영화 속 배경이 2000년대 초반이라 차인표 선배님을 닮았다는 대사가 적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부분 그 나이 대의 어머님에겐 차인표 선배님은 대표 미남 스타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손꼽히는 미남 배우를 언급하는 것보다 더욱더 정감 가는 대사라고 생각한다. 사실 초등학교 시절에 어머니가 멋있게 자라라는 뜻에서 내게 ‘차인표처럼 크거라’는 말을 자주 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재심>을 찍으면서 그 대사를 접한 이후, 김해숙 선배님이 진짜 엄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역할에 더욱 이입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진짜 엄마 같다는 느낌을 갖고 연기해서 그런지, 김해숙 선생님과의 갯벌에서의 감정 연기가 인상 깊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땐 그렇게까지 깊은 감정신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단순히 어머니와 좋은 한때, 그리고 달라진 ‘현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촬영을 할 당시 왜인지 가슴이 마구 아파오더라. 촬영이 끝나고도 계속 그 장면이 생각났다. 그래서 그 신의 경우엔 후시 녹음이 필요한 장면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시 녹음할 때 감독님에게 그 장면만 다시 보여 달라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신기한 건 감독님도 그 장면이 스태프 사이에서 계속 회자되고 있었다고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 비슷한 것 같다.

김해숙 선배는 어떤 분이었는지.
위트가 있으셔서 언제나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신다. 연기도 잘 이끌어주셔서 선생님의 존재감은 현장에서 매우 컸었다. 내가 딱히 해야 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정말 선생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고 배우기도 많이 배웠다. 한참 어린 후배인 날 역할 그 자체로 대하려고 노력하시는 게 늘 감사했다. 혹여 내가 불편할까봐 먼저 편하게 대해 주셨다. ‘역시 선생님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 역시 선생님을 본받아 나중에 후배들과 작업하게 된다면 배려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
극중 맞기도 많이 맞고, 때리기도 많이 때렸는데 힘들진 않았는지.
많은 신 중에서도 혼자서 다수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은 사실 대본을 읽을 때부터 ‘이게 말이 될까’ 싶었다. 그래서 최대한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현우’가 이를 악물고 싸우는 것 같은, 처절한 느낌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며칠간 찍었던 장면이었기에 촬영 이후 육체적인 고통이 있었지만, 결과물은 만족스럽게 나온 듯해 뿌듯하다.

영화를 찍기 전 사건을 접했을 때와 직접 피해자가 돼 연기를 해본 뒤 바뀐 생각들이 있었는지.
실제 사건과 영화 속 이야기를 개별적으로 받아들인 채 연기에 임했기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긴 그렇다. 영화 출연을 결정했을 때부터 오로지 시나리오 속 ‘현우’만 바라봤고 누가 봐도 무죄가 확실한 그 상황 속, 그의 감정 표현에 충실하며 연기했다. 실제 사건과는 별개로 생각해야만 감정 과잉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쎄시봉>(2015), <동주>(2015)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 다수 출연했는데, 이러한 작품에서 연기할 때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에 참여한 게 이번 <재심>까지 세번째인데, 하면 할수록 더 확실해지는 부분이 있다면 배우가 실화보단 극화된 이야기 그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장르도 아니고 실제 인물도 아닌데, 연기하는 배우가 지나치게 사건에 이입하면 오히려 갈피를 못 잡고 감정 과잉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최대한 시나리오에 집중하고 외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연기하려 한다.

극중 ‘현우’와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가.
개인적으로 ‘약자’는 누가 정의한 것이며 어디까지가 ‘강자’인지 궁금하다. 평소 ‘부정적인 건 부정적이게 생각한 순간 부정적이게 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이처럼 누군가를 ‘약자’라고 규정한 순간 ‘약자’는 만들어 지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 또한 ‘약자’라는 단어로 전부 포괄화시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난 중고생 때부터 긍정적이었다. 그렇다고 좋은 환경에서 자란 것도 아니었고 나 역시 ‘약자’의 입장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럼에도 항상 ‘강자’라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단 한번도 내가 맡은 역할을 ‘약자’라고 생각하면서 연기한 적이 없다. 누구든 자신의 인생 속에선 메이저이지 않나, ‘약자’지만 ‘강자’같은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고 또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는 ‘강자’든 ‘약자’든 구별없이 다 함께 나누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평소 좋아하는 책 속의 한 문장이 생각이 난다. ‘진짜로 가지는 건 무언가를 가질 때가 아니라 그것을 나눌 때’라는 말인데,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고 우리 모두 이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살아간다면 흔히들 말하는 ‘사회적 약자’는 점점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본인도 살면서 억울한 경험이 있었을 텐데, 생각나는 게 있다면 이야기 해달라.
항상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라서 딱히 억울한 적은 없었다. 과거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도 화를 내지 않는 성격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도, 어떤 상황이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다 보면 이해되기 때문이다. 뭐 억울할 정도로 누군가가 내게 피해를 준 적도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

시나 일기를 꾸준히 쓴다고 들었다. 연기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같은지.
자기 전에 쓰는데, 연기자 생활에 도움이 되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내가 배우의 삶을 논하기엔 아직 어리기도 하고… 확실한 건 인간 강하늘로 살아가는 데 있어선 도움이 된다. 안 쓰는 것보다 글로 남기는 것이 순간순간의 감정을 온전히 잘 간직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 여러모로 유익하다. <동주>를 찍기 전부터 일기를 썼었다. 솔직히 귀찮은 일인데, 최소한 한 단어라도 쓰자는 결심 아래 조금씩 쓰다가 결국 시까지 쓰게 됐다. 요즘은 영화 홍보 때문에 바빠서 매일 쓰진 못한다. 어제 같은 경우는 <인생술집>이라는 TV프로그램 녹화를 했는데, 취중 토크쇼라서 너무 피곤한 나머지 일기고 뭐고 그냥 잤다.(웃음)

<인생술집>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신동엽, 김준현, 탁재훈 선배님 등 평소 좋아하는 MC분들이라서 너무나도 즐겁게 촬영했다. 계속 웃고 술도 배 찢어지게 마셨다. 작가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사케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감사하게도 준비해 주셨다. 대략 사케 2병이랑, 맥주 4병 소주도 좀 마시고 그랬다. 아무래도 술이 들어가다 보니 토크도 재미있어 지더라. 특히 촬영을 거의 끊지 않고 계속 녹화해서 놀랐다. 카메라도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아서… 오히려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듯싶다.

술을 좋아하나 보다. 평소 주량이 어느 정도 되는지.
소주로 2병정도 마신다.(웃음)

술버릇은.
주사가 딱히 있는 편은 아니다. 대부분 집으로 도망가거나 그 자리에서 잔다.
영화 속에서는 유독 남성 배우와의 호흡이 잦은데, 여배우와도 호흡을 맞추고 싶지 않은지.
글쎄.. 굳이 여배우랑 멜로를 찍고 싶다는 큰 욕심은 없지만, 멜로물 중에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하고 싶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액션물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5)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노트북>(2004), <비포> 시리즈 등 감성적인 멜로물을 좋아해서, 긍정적인 편이다. 다만 평소 내 이미지가 우울해 보이는지, 메시지가 담겨 있고 묵직한 영화의 시나리오가 자주 들어온다. 아마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분들은 그간의 내 필모그래피만 보고, 마치 날 의식 있고 개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너무 그렇게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예전에 ‘아름다운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는 게 꿈’이라고 말했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필모그래피를 추구하는 건가. 그리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나.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필모그래피’의 기준은 나이가 들어서 내 필모그래피를 돌아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올해 작품활동 외에 계획이 있다면.
만약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여행을 가고 싶다. 오리엔탈리즘을 좋아한다. 인도, 중국, 일본 쪽으로 혼자 여행을 가고 싶다. 그러고 보니 이준익 감독님도 여행을 많이 다니길 추천하셨는데, 최근 감독님을 다시 만나 한번 더 감독님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니까, ‘시나리오를 직접 써와라, 이왕이면 여행기 형식의 로드무비가 좋겠다’고 하시더라. 당황했지만 일단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얼마 전에 SBS에서 <보보경심>을 통해 과분한 상을 수상했다. 당시 상을 받게 되니 어떤 게 좋은 연기자가 되는 길인지 더욱더 모르겠더라. 사실 상이나, ‘배우’라는 호칭에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저 연기를 즐기면서 촬영에 임하고 싶을 뿐이다. 어떠한 평가에 연연하기보다는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스태프, 배우 분들과 늘 행복하게 일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마지막 질문이다. 최근에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면.
지금이 행복하다. 사실 행복하다는 말을 내뱉는 것부터가 ‘행복’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때가 정말 행복했구나’라고 깨닫게 되는 순간들이 계속 쌓이고 쌓여간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이 시간도 지나면 행복한 순간이 될 수 있는 건데... 지금 딱히 불행하지 않다면 그 언제고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2월 17일 금요일 | 글_김수진 기자(sooj610@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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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_오퍼스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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