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식을 만났다. ‘최. 민. 식.’ 뭔가 이름부터 완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정말 스타 배우를 만났다는 실감, 약간의 떨림 혹은 설렘이 스쳐지나갔다. 뷰파인더에 담긴 그는 참 단단해 보였다. 세월의 모진 풍파를 홀로 이겨낸 한 남자의 모습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삶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그의 얼굴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표정과 시선, 깊게 패인 주름 하나까지도 품격이 더해진 것 같았다. 현장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부담스럽기보다 오히려 온화한 느낌이 강했다.
워낙 포토제닉한 배우라 그가 움직일 때마다, 시선을 줄 때마다 드라마틱한 감정으로 항상 프레임이 꽉 찼던 기억이 지배적이었는데, 이번 촬영에서는 특히 뭔가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한 쓸쓸한 눈빛이 또 다른 인상으로 강하게 남았다. 촬영을 하면서 극적 인상이 가득한 컷들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설정하지 않아도 자신의 정체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배우였기에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잘 담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최대한 다른 배경이 눈에 띄지 않았으면 했고, 클로즈업하면서 카메라 앵글을 직접적으로 가져갔다. 성실하게 촬영에 임해준 배우 최민식에게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린다.
글, 사진_권영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