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예인중 결혼식장에 가장 많이 얼굴을 내비치며 축하해주는 이가 임하룡 선생이란다. 그만큼 발이 넓다는 말이다. 더불어 “원체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의 발군의 친화성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물론, 너털웃음을 날리며 “노는 걸 너무도 좋아하고 재미난 인생을 어떻게 하면 지속시킬 수 있을까? 고민스럽다”는 임하룡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인생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멋쟁이기도 하다.
오십 줄을 넘어선 ‘진짜 아저씨’임에도 불구하고 늘 미지의 영역에 눈을 돌리며 지칠 줄 모르는 왕성한 상상력을 쏟아내 현실에 접목시키는 그의 저돌적 행동을 보노라면 임하룡 선생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짜 청년’에 다름 아니다. 자신의 유행어인 '젊은 오빠'를 몸소 몸으로 체화시켜 세월의 주름을 지워나가며 충무로를 긴장시키고 있는 <웰컴 투 동막골>의 ‘신인배우’ 임하룡 선생을 그가 직접 운영하는 젤로 바에서 만났다. 정말이지 웰컴 투다.
★ 차라리 임대를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나 못하겠어! 정말! 재미가 없더라고..
서대원 기자(이하 서): 일단 호칭부터 정리하고 들어가자. 선생님이라고 하면 좀 부담스러워 하실 거 같고, 형님이라고 하자니 그것도 좀 초면엔 오바인 거 같고 어떠신가?
임하룡(이하 임): 음... 뭐 인터뷰니까 임하룡씨가 좋지 않을까....
서: 그럼 평상시엔...
임: 선생님이라는 말도 괜찮고 형님이라는 말도 좋고, 근데 또 너무 어린 친구가 그냥 형!이라고 하는 건 좀 뭔가 이상하더라고....하여튼, 그냥 상대방이 편안대로 부르면 나야 뭐 큰 상관없다!
서: 음 그나저나 이 젤로라는 바 건물 그럴싸하다. 본인 소유인지?
임: 뭐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서: 그간 벌어놓은 돈 많이 쏟아 부었겠다.
임: 하하하 그렇다고 봐야지.
서: 왜 이 공간을 만드셨나? 사업도 사업이지만 함 선후배들과 제대로 한번 놀아보시려고 건물을 사들인 건 아닌지 모르겠다. 사진을 보니 후배들이 엄청 많이 오는 거 같던데.
임: 처음 오픈했을 당시에는 많이들 왔는데 시간이 흐르니 그 정도는 아니다. 또 이 바를 차렸을 땐 나름 재밌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마냥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지금은 후배들보다는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이 이곳을 찾고, 그 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운영을 하고 있다.
서: 여하튼, 사업을 해보니 사업가로서의 기질은 어떠신 거 같은가?
임: 건물 인테리어 할 때까지는 상당히 좋았는데 글쎄.....그 다음부터는 재미가 없더라고. 지금 생각으로는 차라리 임대를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나 못하겠어! 정말! 하하하
서: 그래도 인터뷰는 하셔야 한다.(웃음) 그래서 말인데, 사실 지겹지 않으신가? 요즘 인터뷰 엄청 많이 하시는데?
임: 뭐 지겹다기보다는 매체가 다를 뿐이지 한 얘기 또 하고 비슷한 내용으로만 진행되니까 그게 좀 그렇지 괜찮다.
임: 물론이다. 흥행이 잘 되고 있다니까 나 역시 너무 좋다.
서: 영화사 쪽에서는 1000만까지 바라보고 있더라!. 그 정도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는 얘긴데... 영화의 원작인 연극에도 출연했었고 나름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오래 기다리기도 했고.
임: 물론이다. 한 2년 기다렸다. 영화에 출연하기로 한 게 너무나 잘 한 일이구나 늘 생각 한다. 또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인데 그 사이 나름대로 재밌는 작업을 했기 때문에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고 본다. 오히려 동막골 촬영 끝내고 예정보다 개봉이 뒤로 밀리면서 그때가 좀 걱정이 됐을 뿐이다. 그때도 뭐 다행히 운동에 정신을 쏟아 부어 괜찮았지만.
서: 다른 작업이라하면 뮤지컬?
임: 그렇다. 뮤지컬 <폴몬티>도 했고 다른 영화 카메오 서너 개에 출연도 하고 ‘청춘을 돌려다오!’라고 악극 스타일의 뮤지컬 작품도 하고 이것저것 많은 활동을 했다.
서: 운동은 헬스했다는 말씀?
임: 배 때문에 헬스를 시작했는데 잘 안 들어간다. 함 봐봐라! 아! 이거 보기보다 심각하다. 하하! 그리고 헬스 말고 골프도 좀 치고 그런다.
서: 치신 지는 오래 됐나?
임: 친 지는 오래됐는데 연습을 안 해서 실력이 안 는다. 헬스도 마찬가지고 그냥 땀 빼는 정도로 하고 있다.
서: 그나저나 촬영당시,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대중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낼지 예상했나?
임: 음....관객이 얼마나 들지 그건 사실 큰 생각 안 했고 잘 알지도 못한다. 대신 평은 좋을 것이라 내다봤다. 워낙이. 박광현 감독이 꼼꼼히 찍고 정성을 다해 매달린 작품이라 딴 생각을 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재미난 발상을 많이 하고 그걸 제대로 끄집어내 독특한 장면으로 결과물을 내놓는 뛰어난 감독이다.
서: 이런 뜨거운 반응에 대해 주변에서는 뭐라 하는가?
임: 뭐, 다들 비슷하다. 그러니까 문자 메시지로. ‘대박이에요’ ‘신인상 0순위’...... 하하하!
서: 기분 좋으시겠다.
임: 스스로 말하긴 좀 뭣하지만 당연 좋다.
서: 박광현 감독하고는 <묻지마 패밀리>의 ‘내 나이키’에 이어 두 번째 작업인데 캐스팅 된 과정을 듣고 싶다. 영화의 원작인 장진 감독의 연극에서 북한군 장영희 역을 맡았기 때문에 자연스런 수순이었다 볼 수 있나?
임: 박광현 감독한테 질문할 내용인 거 같은데......굳이 내가 말하자면 박 감독이 연극을 보고 장영희 캐릭터로 분한 나의 모습을 괜찮게 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신하균이랑 날 고대로 영화에서도 그 역할을 맡게 하고.
서: 본인 역시 흔쾌히 동의하셨고?
임: 그거야 당연하지. 내 나이키 찍을 때도 의기투합해 잘했으니까. 그때 내 역이 택시기사였는데 많은 분들이 기존의 모습이랑 상당히 달라 보였는지 잘 했다고 칭찬을 많이 하더라! 박 감독한테 고마울 따름이다.
서: 너무 많을지 모르겠지만 영화의 어떤 장면이 가장 살맛나게 그러니까 흐뭇하게 다가오든가 개인적으로...
임: 초반부에 보면 뱀바위라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북한군이 여일(강혜정)을 만나게 되는 장면이 있는데...
서: 아! 그 ‘꽃! 꽂아습네다.’
임: 맞다. 으하하! 그게 감독입장에서는 굉장히 고민스러운 부분이었다.
서: 뭣 때문에 말인가?
임: 현재 북한에서도 실제 쓰는 말인지 그게 걱정됐던 거다. 그래서 다른 스타일로 바꿔볼까 이런저런 의견들을 많이들 내놨었다. 그래도 어차피 우리 관객들은 다 아니까 한번 가보자! 하는 분위기였는데 나중에 촬영 끝내고 후시할 때 보니 고스란히 다 살렸더라! 아까도 말했지만 생각이 많은 감독이라 다양한 그림을 그리다가 결국 그 대사가 제자리로 온 건데 난 개인적으로 그 장면과 대사가 너무나도 좋았다.
서: 또 있다면 뭐가 있겠는가? 들어낸 장면이라도 상관없고.
임: 안타깝게 편집 중 잘린 장면이 있는데...인민군 소년병이 남한 군인들 잘 때 확 치자고 하는 부분이 있다. 그때 장영희가 조용히 밖으로 불러내 그런다. “니래 인간 죽여봤어!”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목숨을 중요시하는 그의 착하고 순박한 캐릭터가 잘 묻어난 신이다.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냈지만 무척이나 아끼는 장면이다.
서: 작은 거라 할지라도 요건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있을 텐데.....
임: 음.......글쎄.....어떤 장면이 아쉽고 맘에 안 들었다기보다는 금방 말한 없어진 장면이 들어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정도가 있을 뿐이다. 원작자인 장진 감독도 그때 그 장면을 보고 좋은 연기 나왔다고 해 내심 바라고 있었는데 잘려서리..하하하!
★ 난 겉멋을 잘 부리는 사람이고, 어색한 분위기는 내가 너무 싫어! 하하!
임: 아~~꼭 그렇지도 않은데... 조금은 닮은 측면이 있지만 내가 그렇게 순박하고 순수하고 그렇지는 않다. 보면 알겠지만 난 겉멋을 잘 부리는 사람인데 하하! 여튼, 어떤 면은 좀 다르고 어떤 건 좀 비슷하고 그런 거 같다.
서: 혹 장영희 캐릭터에 이런 부분은 좀 더하거나 뺏으면 하는 게 있었나?
임: 그런 건 없었다. 왜냐면 내가 감독과 수차례 상의해서 구축한 캐릭턴데 그런 게 있겠나! 남이 어떻게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미하면 미미했지 장영희 캐릭터에 변화를 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서: 예전에 출연한 코미디 프로를 보자면 주로 말은 거창한데 하는 건 지뿔 안 되는 허장성세 스타일의 큰 형님 역할로 많이 등장했다. 영화 현장에서도 가장 어른이었을 거 같은데 어떠셨나?
임: 맞는 말이다. 현장에서 내가 나이가 가장 젤 많았다. 그렇다고 내가 거기서 나이 먹은 대접을 받으려면 안 되고...신인배운데! 으하하하! 나뿐이 아니라 모든 배우가 팔짱만 끼고 있는 게 아니라 스탭과 같이 많은 일들을 했다. 물론, 스탭들이 더 많이 고생했지만...
서: 그래도 나이가 있는데 감독이나 배우들이 조금은 어려워하지 않았을까 싶다.
임: 세상 살아오면서 배운 건지, 내 체질이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 자신이 못 견딘다. 어려운 분위기를. 내가 가서 말을 걸거나 농담을 던지면서 그런 어색한 분위기를 스스로 깨는 편이다.
서: 또 그래도 나이 어린 친구들이 심드렁하게 반응하면 그것도 참 민망한 일이다. 해서 묻는데 요즘 잘 나가는 혈기방장한 배우들을 보면 어떠신가? 신하균 강혜정 김하늘 등 무수한 청춘배우들과 작업했는데 뭐 막말로 어른을 개떡으로 알고 있거나 그러지 않던가?!
임: 에이! 그런 건 전혀 없다. 오히려 우리 때보다 연기에 대한 자기 욕심이 상당해 배울 점이 더 많다. 오래 전 이쪽 세계의 규율 면에서 후배가 선배를 깍듯이 대하는 그런 맛은 사실 좀 떨어지지만 자신의 연기세계에 몰두하는 자세는 정말 대단하고 본받을 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난 분명 신인배우고 그들을 통해 많은 걸 느낀다.
서: 아주 긍정적으로 보신다.
임: 어우! 당연하다. 배우들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일하는 스탭들을 보면 자기분야의 자존심을 갖고 열심히 매진하니까 너무 보기 좋다.
서: 신인배우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영화 시사회 때도 “신인배우 임하룡”이라고 소개했었다. 재밌는 말이긴 하지만 분명 임하룡 선생의 영화배우로서의 자세를 드러내는 것일 게다.
임: 그렇다. 그리고 어색하지 않나? 영화배우 임하룡이라고 하기엔. 으하하! 개그맨 임하룡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그런 단어들을 좀 쓴다. 오다가다 지방에 가면 꽃미남 임하룡입니다 이렇게 장난도 좀 치고. 어쨌든, 신인배우의 마음가짐으로 일에 임하고 있다.
서: 근데, 정말 신인상을 타고 싶으신가?
임: 아이! 그건 말이 안 되고...하하하! 예전에 많이 활동했고 나이도 있고 새로운 새싹들이 받아야지! 농담 한 거 같고 뭘!
서: 그래도 사람 마음이 그게 아니지 않나?
임: 에헤! 내가 어떻게 자격이 돼!
서: 자격이 왜 안 되나?
임: 어쨌든, 말이 안 되는 얘기다. 정말 농담으로 한 건데 아이 참! 으하하!
서: 또 그때 연기지도에 힘써준 정재영 선배에게 감사하다며 꾸벅 인사를 했는데 어떻게 연기지도를 해줬나?
임: 정재영은 인제 아무래도 나랑 대화를 같이 나누는 배역이니까 당연히 연기를 서로 얘기할 수밖에 없다. 신하균 하고는 대사를 한 마디도 안 하지 않나! 마지막에 지시 한번 받는 거밖에는 주고받는 말이 없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정재영군하고 상의하고 배우고 그러게 됐다.
서: 사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기존의 영화와 달리 어떤 이데올로기로부터 굉장히 자유로운 영화다. 현실의 무게감을 판타지로 덜어낸....
임: 그런 게 있으면 거기서 인민군 국국 연합군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없겠지....
서: 그래서 말인데 쉰이 넘은 사람으로서 인민군은 좀 착하게 국군은 좀 잔혹한 면을 부각시켜 그린 측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전혀 개의치 않았는지 모르겠다. 오바스런 질문으로 생각될 수 있겠지만 궁금해서리...
임: 시대가 많이 변했지 않나! 오히려 국군만 막 착하고 용감하게 그리면 그걸 누가 봐주겠어. 우리 때 교육 받은 잣대로만 보자면 분명 부담이 있겠지만 세상이 달라졌으니 문제될 게 없었다. 그리고 몰라서 그렇지 예전에도 그런 영화가 있었다. <남과북>이라는 영화였는데 인민군을 나쁘게 묘사하지 않았다.
서: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오래전 임하룡 선생의 라디오 방송사고가 생각난다.
임: 아 그거! 음...그때 말실수를 해서 사고가 난 거다. 우리가 실수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처벌을 받았다고 보지 뭐 재수 없어서 걸렸네! 억울하네! 하는 생각은 안 한다. 다만, 출연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이라 몇 년간 일을 못하게 된 게 좀 가슴 아파 마음고생을 했을 뿐이다. 어쨌든, 실수를 한 건 인정한다.
서: 사실, 지금은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임: 글쎄, 꼭 그렇지 만은 않다. 북한에 대한 이야기를 잘못한 것을 떠나 신인이 깊은 사고 없이 불특정 다수가 듣는 방송에서 말실수를 한 거라....물론, 나랑 콤비였던 친구가 한 말이 화근이 돼 생긴 일이지만 나 역시 인생의 큰 가르침이라고 할까? 방송에 임하는 자세를 다시 한 번 깨우치게 된 계기가 됐었다.
서: 상당히 신중하신 것 같다. 그럼, 영화를 선택하는 임하룡 선생만의 기준은 뭔가? 이거 역시 예상했던 것보다 훨 사려 깊을 거 같은데...그러니까 사실 친한 사람이 하자고 하면 같이 할 거 같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는 얘기다.
임: 전혀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친하다고 무조건 하는 건 서로에게 좋지 않다. 물론, 옛날엔 그런 일이 많았지만 그러다보면 본인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후회스럽고 그렇다. 단, 카메오 출연이야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시나리오가 어떤지 살펴보고 내 마음에 맞아야 작업에 들어가는 스타일이다.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지만 감독이랑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통해 구축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그건 그 다음 문제고.
서: 그렇다면 거절한 작품도 많겠다.
임: 그야 당연하지! 내가 보기에 맘에 안 들거나 내 스스로 소화할 수 없을 거 같은 캐릭터라면 하기 힘들다. 이런 자세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아무거나 주먹구구식으로 해서는 안 되니까..
★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 난 헤아린다.
임: 근데 그건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인 거 같다. 속담에도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한다고 했다. 자신이 걸어온 길과 다른 길을 선택해 가게 될 때는 분명 어떤 어려움과 시련이 있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런데 내가 하는 분야는 같은 분야지 다른 길이 아니라고 본다. 내가 감독이나 제작을 한다면 모를까 연기자라는 면에서는 똑같다는 거고, 난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 그릇만이 바뀐 거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그럼 왜 금방 말했듯 임하룡 선생을 바라보는 숱한 이들의 시선이 호감에 찬 모습인지 곰곰이 숙고해보신 적 있나?
임: 정말 그런가?
서: 물론이다. 대중뿐 아니라 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임: 야~아 기분 좋은 말이지만 글쎄......뭐 같은 길을 꾸준히 가니까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늘 연기자라면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한 부문에서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고 연기를 펼쳐야 된다는 게 내 지론인데 요즘 내가 영화나 뮤지컬 연극 등을 통해 끊임없이 활동하고 있으니까 그런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서: 그거 외에도 근래 들어 출연한 영화들이 나름 다 대중성과 작품성이 수반된 영화라 작용한 측면도 있다 볼 수 있다. 잠깐 출연해도 인상 깊은 캐릭터!
임: 뭐, 그건 나 말고도 많은 선후배들 역시 사실 그러긴 한다. 많이 활동하지 않나? 조혜련, 이재포, 정준하 이런 친구들 드라마나 연극을 같이 하는데, 나도 그렇지만, 참 보기에 흐뭇하다.
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 어느 정도는 헤아려진다.
임: 뭐가?
서: 충분히 영화 속에서 어느 정도는 튈 수 있는 면면을 가졌임에도 영화의 전체 분위기에 녹아나는 인물로 늘 나온다는 말이다. 임하룡 선생의 자세인가? 아니면 감독의 주문인가?
임: 음 그거는 당연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러는 거다. 감독이 가만 놔두겠나! 혼자 튀면(웃음) 생방송 코미디면 욕을 먹더라도 하겠는데 그렇지 않은 영화는 어차피 편집에서 잘릴 거고...하하! 농담이고, 다른 캐릭터나 영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짙기 때문에 자기만 튀어 연기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서: 그러니까 영화는 감독의 작품이다?
임: 어유 당연하다. 연기야 내가 하지만 그 선택권은 감독에게 있지 않나? 몇 번 테이크를 가면서 감독이 아닌 내가 성에 차지 않으면 한 번 더 가겠다고 할 수는 있지만 어차피 감독이 편집을 해 결정하지 않나! 영화는 감독의 눈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감독의 예술이라 난 헤아린다.
서: 그렇다면, 캐릭터에 대해 촬영시 감독과 크나큰 의견차이도 없겠다.
임: 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그 전에 감독과 캐릭터에 관해 서로 의견을 교환하니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그 후에 일어나는 일은 내 손을 떠난 거라 봐야 한다.
서: 뒤늦게라도 아쉬움 같은 게 전혀 생기지 않나?
임: 아쉬워다 할 수 없다. 최선을 다했지 않나. 한 번 더 찍자! 한 번 더 가보자! 그거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그렇게 했는데도 뭔가 미흡하면 어쩔 수 없는 거 아닌가! 하하하!
★ 노는 데는 죄다 안 빠지고 놀았다.
서: 이젠 좀 예전 이야기를 해보자. 허장강 선생을 유년시절부터 좋아해 71년 한양대 연극영화과 진학 후 군대 갔다가 극단 가교에서 뮤지컬 <포기와 베스>로 배우 데뷔를 한 게 첫 무대였다 들었다. 그러다 갑작스런 아버님의 사업실패로 가세가 기울어 생활전선에 뛰어들었고, 그런 와중 지인의 권유를 받아 야간업소에 나가기 시작했다고 하던데....
임: 당시 통기타 살롱이 유행이었다. 전유성 손철 김학래랑 같이 활동했었고 주로 MC를 봤는데 그러다 방송에 발탁됐다. 말하자면 특채로 라디오방송 개그맨 생활을 하기 시작한 거다. 그 후 TV로 진출하게 됐는데 지금 생각해도 참 일할 맛 나는 때였다. 그 전에 해보고 싶은 걸 가장 근접하게 접근해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극배우나 영화배우나 진배없이 코미디언도 연기를 할 수 있는 프로가 존재했기에 충분히 내 기량을 펼칠 수가 있었다. 뭐,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시간이 10분밖에 되지 않는 꽁트지 않냐? 하겠지만 거기엔 분명 기승전결이 있고 내용도 탄탄했고 그랬다. 정말 만족스럽게 일한 시절이었다.
서: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그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겠다.
임: 두말 하면 잔소리다. 다른 분야에서 배운 것도 삶에 있어 숱한 이로움을 주는데 비슷한 분야라면 그건 말 다한 거다.
서: 그래도 경제적으로는 좀 힘들지 않았을까 보는데....
임: 글쎄.....그 정도는 아니고 아까 말했듯이 라디오로 출발을 했는데 뜻하지 않게 방송사고 났을 때 그때가 좀 여러 모로 어려웠지 그 뒤로는 방송에 나가 서서히 이름도 나고 뭐 그래서 괜찮았다.
서: 야간업소는 언제까지 다니셨나?
임: 야간업소는 그러니까.........77년도 시작해서 90년대 말까지 했으니까 마흔여덟까지 한 건데, 한 20년 했네...하하하!
서: 정말 오래 하셨다
임: 방송하면서 꾸준히 한 건데 그게 코미디만 한 게 아니라 나이트클럽에서 디스크자키를 참 많이 했다. 일단, 너무 재밌으니까.
서: 그럼 당근 짭잘하셨겠다?
임: 하하! 뭐 그렇지! 돈이야 많이 받았다.
서: 탤런트 시험에도 지원해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고 하던데....
임: 쑥스럽게시리 그런 질문을....(웃음) 군대 제대하고 연극무대에 있으면서 두어 번 본적 있는데 다 떨어졌다. TBC하고 MBC하고.
서: 외람된 말이긴 하지만 무슨 배짱으로 지원한 건가? 당시만 해도 개성 있는 얼굴보다는 신성일 노주현 등 정형화된 얼굴들이 먹힐 시대였는데. 하하하!
임: 꼭 그렇지도 않다. 그때 성우, 연극배우 등 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다들 탤런트 시험을 쳤었다. 옛날에도 지금처럼 개성 있는 배우들이 꽤나 있었다는 말이다.
서: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개성 있는 배우들이 많았다는 말씀?
임: 그렇다. 시험을 보고 들어오는 친구들이야 잘 생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방송사의 등용문이 꼭 시험뿐이 아니다. 연극무대나 성우 등 다양한 문을 통해 특채로 들어오는 경우도 상당했다. 특히, 실력 있는 분들은 더더욱 그랬다.
서: 추억의 책가방을 통해 선보인 다이아몬드 스텝도 그렇고 왠지 모르게 학생시절 잘 놀았을 거란 생각이 드는데 정말 한 가닥 하셨나?
임: 맞다! 노는 데는 죄다 안 빠지고 놀았다.(웃음)
서: 분위기를 그냥 확 휘어잡고...
임: 당연하지! 아주 화끈하게 놀았다. 학교 다닐 때 응원 단장이나 오락 반장하면서 친구들하고 참 많이 놀았다. 학교보다 야간업소에 더 자주 들락거렸는데....일종의 쇼무대지 극장쇼라 볼 수도 있고 어쨌든, 지금 생각해보면 실습을 많이 했다 볼 수 있다. 하하하!
서: 그러한 실용적 실습 덕분에 80~90년대 엄청난 인기를 누렸었다. 그러다 90년대 후반인가? 봉숭아 학당을 끝으로 방송가를 떠나 연극제작에 몰두했는데...
임: 내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싶어 제작을 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마음먹은 대로 진행이 안 되더라! 모든 일이 그렇지만 제작 역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지 힘들다는 걸 알았다. 그때 장진 감독을 만났다. 그래서 연극이나 영화에 기회가 되면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고, 그런 인연이 <내 나이키>의 출연으로 이어진 거다.
서: 근데 왜 영화가 아닌 연극 제작이었나?
임: 방송에서 했던 작품을 가지고 뭔가 해보고 싶었는데 아시다시피 영화제작은 워낙 덩치가 크니까 엄두가 나지 않는 거다. 연극은 규모가 좀 작으니까 해볼 만하지 않을까 한 거고.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연극, 너무 힘들더라! 내가 골치 아픈 일을 싫어하는 편인데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이었다는 거다.
서: 갑작스럽게 방송을 떠나 이유는 뭔가?
임: 사실, 예전부터 영화에 관심이 많았고 도전하고 싶었다. 간간이 출연했는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장호 감독하고도 했었고, 신승수 감독의 작품에서도 조재현이랑 같이 출연하기도 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마침 또 TV에서의 작품이 자꾸 맘에 안 들고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좀 쉬기로 마음먹었다.
서: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들었다는 말씀인지?
임: 그러니까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내 아이디어가 자꾸 고갈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내 놔도 옛날거랑 비슷하다고 하고. 또 그때 방송사에서는 새로운 얼굴을 찾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나랑 비슷한 처지에 있던 사람들이 MC나 라디오DJ에 나서는 둥 다각도로 길을 찾기 시작했다.
서: 결국, 제작 쪽은 손을 떼고 배우로 나선 건데 나중에라도 후배인 심형래나 서세원 감독처럼 직접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나?
임: 전혀 생각이 없는 건 아닌데 막상 하려고 하면 못할 거 같다. 그래서 웬만하면 그쪽은 신경을 안 쓴다. 아이디어 제공차원이라면 모를까 지금당장 내가 만든다는 생각은 없고 현재로서는 그냥 좋은 연기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싶을 뿐이다.
서: 그럼 심형래 서세원 감독이 코미디언 후배가 아닌 감독으로서 캐스팅 제의를 한다면 그 프로포즈에 응할 마음이 있는가?
임: 글쎄다. 가는 길이 조금 다르고 색깔도 달라 서리....물론, 작품이 좋고 시나리오가 좋으면 한다. 그렇지만 서두에 말했듯 친하다고 막 하고 그런 건 싫다.
★ 후회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계속 재밌게 살 수 있을까...고민한다.
임: 물론이다. 이쪽 일을 시작하게 해준 사람이고 많은 조언을 해줬다. 그러면서 박광현 감독하고도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고.
서: 사석에서는 어떻게들 부르나?
임: 뭐 형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박광현 감독은 선생님이라고 하고 뭐 그런다. 나는 장진감독을 장 감독! 아니면 진아! 라고 부르고, 친하니까. 박광현 감독은 박 감독 뭐 그렇게 호칭한다.
서: 연극, 야간업소, TV, 영화, 뮤지컬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하셨는데. 전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코미디든 뭐든 임하는 자세는 똑같다고 하셨다. 그래도 가장 궁합이 맞는 분야가 있을 거라 보는데.
임: 음........그러니까 예전에는 현장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는 게 좋았다. 말하자면 생방송 코미디라고 할까. 대중들과 직접 대화도 하고 호흡도 느끼면서 교감하는 걸 선호했는데 지금은 좀 아닌 거 같다. 일부러 기피하는 건 아니고 어릴 때 쑥스러운 감정이 많았는데 그게 뒤늦게 다시 찾아온 거 같다. 그래서 그보다는 비공개! 해서, 영화가 지금은 나랑 좀 맞구나 싶은 생각이다. 연기는 좀 못해도 말이다. 하하하!!
서: 아니다 지금 보여주시는 연기 아주 좋다.
임: 아니 뭐 연극만큼 영화에서는 많이 떨면서 하지는 않으니까 그건 좋은 거 같다.(웃음)
서: 1984년 남기남 감독과 함께 <철부지>를 찍었고 그 후로도 92년 ‘도시의 천사들’의 인기를 몰아 <쉰옥수수> 등 출연한 작품이 몇 있다. 그 당시와 현재의 영화현장을 떠올리자면 격세지감을 느낄 텐데...
임: 참 많이 변했다. 현장이 세분화 전문화 돼 너무 보기 좋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느낀 건 감독이나 제작은 모든 것을 아우르고 볼 수 있는 사람이 해야지 나 같이 실력이 모자란 사람이 덤비면 안 되겠구나 하는 거였다.
서: 영화배우로 나선 후 가장 행복할 땐 언제인가?
임: 음......어느 한가지로 꼽을 순 없고, 현장에 있을 때 너무 행복하다. 요즘처럼 동막골 무대인사 다니는 것도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 작품 들어갈 때의 설레임, 준비할 때의 마음! 그런 순간이 행복하다. 하여간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서: 계속 느끼고 있는 건데, 50이 넘어 다시 뭔가를 시작하려는 모습이 너무 좋아 보인다. 사실,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보기 드문 경운데. 임하룡 선생의 세대를 보자면 말이다.
임: 그렇지! 이 나이에 뭘 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다. 나로서는 기쁠 따름이다. 그래서 신인배우라고 하는 거다.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서: 역으로 그럼, 내가 왜 이 판에 뛰어들었는지 무지하게 후회했던 순간은 없나?
임: 후회해봐야 소용없으니까 후회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계속 재밌게 살 수 있을까...고민한다. 으하하하!
서: 음 본 필자가 좀 사람 관상 볼 줄 아는데 앞으로 재미는 물론이고 배우로서의 생활 역시 탄탄하게 잘 풀릴 거 같다.
임: 하하하! 탄탄대로긴 이제 시작인데.
서: 아니다. 필자의 감! 이미 소문자자하다.
임: 하하! 뭐 일단 믿어보겠다. 여하튼, 괜찮은 캐릭터로 해서 섭외가 들어와야 할 텐데...
서: 그래서 말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배우로 뛰어든 이상 아무래도 최대의 라이벌이자 목표는 백윤식 선생이 아닐까 싶다.
임: 아이구 무슨.... 내가 어떻게!
알지 않나! 그 선배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자기만의 색깔이 굉장히 강한 배우다. 그런 분이랑 견주는 건 나로서는 영광이지만 그건 말이 안 되고, 그런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서: 임하룡 선생은 물론이고 백윤식 김영철 선생 등 중견배우들이 많이들 활동하는 분위기다. 다시 말해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임: 사실 그렇다. 뭐 예전부터 계속 해 오셨던 안성기 선배님이나 나이 드신 선배분들은 TV 드라마를 통해 꾸준히 연기활동을 해오셨는데 유독 영화 쪽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상당히 안타까운 측면이다. 왠지 영화계에는 으른이 없는 거 같아서.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정말 반길 만하다. 한 마디 더하자면 코미디 분야도 좀 더 활성화됐으면 한다. 10대 20대 위주의 웃찾사나 개콘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중장년층들이 같이 즐기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다양한 연령층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작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 안성기 선생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또 다른 배우를 거론하자면 누가 있나?
임: 백윤식 선배님 또 후배들 중에는 정재영 신하균 송강호 최민식 설경구 차승원 이범수 김수로 이문식 등을 좋아한다. 교류관계도 다 있고. 너무들 잘 하니까 나마저 신난다.
서: 듣고 보니 여배우가 없다. 하하!
임: 어....염정아씨를 좋아한다. 뒤늦게 발견된 배우라 더더욱 애착이 가고.
서: 영화도 줄기차게 보신다 들었다. 바로 옆에 극장이 있어 지리적으로 용이한 점도 있고.....
임: 맞는 말이다. 영화 많이 본다. 대신, 주로 한국영화다. 외국영화는 잠이 와서리...(웃음) 스토리가 없는 영화를 보면 아무리 부시고 뭐해도 그냥 잠이 드는 스타일이다.
서: 근래 가장 재밌게 본 영화는 뭔가?
임: <친절한 금자씨>! 아주 신나게 봤다. 또 <달콤한 인생> <주먹이 운다>도 좋았다. 아주 잘 만들었더라.
서: 죽었다 깨놔도 요런 역은 한 번 해보고 싶다. 뭐 그런 게 있나?
임: 악당이나 보스 역은 적잖이 해봤고, 내 나이에 맞는 아버지 캐릭터랄까... 그런 역을 맡아보고 싶다.
서: 음...그건 임하룡 선생 분위기와 비슷하니까 차라리 그러한 이미지를 배반하는 캐릭터를 해보면 어떨까 싶다.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에 등장하는 알 파치노나 로버트 드니로 같은 역! 게다, 존경하는 백윤식 선생과 함께 주인공으로 나오는.......
임: 백윤식 선생님 화나시게 자꾸....(박장대소).
★ ‘제발 연락 좀 주세요’~~~~~하하하하
서: 아까도 발이 넓다 했는데 기본적으로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이고 다양한 경험을 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은데 그 이상의 비결은 있는지 모르겠다.
임: 굳이 비결이라고 할 거까지는 없고 내 성격인 거 같다. 그러니까 바쁘더라도 늘 선배나 후배한테 자주 연락하고 그러는 게 생활이 된 거라 볼 수 있다. 아프다고 하면 병문안 가고 결혼한다고 하면 가서 축하해주고...
서: 사람을 좋아하는 거. 그게 정답이 아닌가 싶다.
임: 맞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연락하는 거 되게 좋아한다.
서: 혹시나 해서 묻는데 워낙이 영화인 쪽 사람들과 만날 일이 많다 보니 코미디언 선후배들과 멀어지거나 소원해지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임: 무슨 소리! 지금도 계속 연락 한다. 김용만 유재석 신동혁 이병진 홍록기 윤택이 뭐 늘 전화하고 그런다. 영화한다고 영화배우들 하고만 연락하게나? 노주현 김형곤 선배님 등 다 친하게 지내고 있다.
서: 후배들은 지금 임하룡 선생의 행보에 대해 뭐라 말하는가?
임: 다들 기뻐한다. 한 순간 일 안하는 거 같다가 정열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니까 선후배들이 다들 흐뭇해한다.
서: 보니까 아들 역시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더라. 자신의 소신이겠지만 아버지의 영향도 무시 못 할 거 같은데
임: 당연히 영향을 받았다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자기가 원하고, 하고 싶어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학교에서 연극하는 걸 봤는데 곧잘하더라! 어쨌든, 잘 하리라 믿는다.
서: 상당히 만족하시는 거 같다
임: 물론이다. 인정받건 못 받건 그건 지가 알아서 해야겠지만...하하하! 내가 원체 간섭을 잘 안 하는 편이다. 알아서들 잘 하기도 하고. 뭐 그런 집안 분위기다.(웃음) 막말로 내 일도 알아서 잘 하겠지 그러는데. 뭐....
서: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임하룡 선생은 어떤가?
임: 내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고, 우리 집사람도 요새는 별달리 하는 일 없지만 이런 라이브 카페하니까 같이 소일거리 생겨 활달해진 거 같다. 나도 옆에 있으니까 좋고.
서: 아까 운동하신다고 했는데 촬영이 없을 땐 그것 말고 뭘 주로 하시나?
임: 특별한 일 없으면 주로 지하 라이브카페에서 아는 사람과 이야기 한다. 물론, 좋은 시나리오 안 들어올까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제발 연락 좀 주세요’~~~~~하하하하
서: 그럼 현재 계획은. 좋은 시나리오 받는 거 그리고 영화에 바로 들어가는 거겠다.
임: 바로는 뭐...그거야 그분들 스케줄을 맞춰야지 나한테 선택권이 있겠어!(웃음) 내가 감독도 아니고 말이야. 그냥 맡기면 열심히 캐릭터 짜서 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서: 지금처럼 앞으로 TV에서는 보기 힘든 건가?
임: 결혼식 가지 않나?
서: 결혼식?
임: 연예프로정보에서 찍어가지 않나!....하하하..
서: 사실, ‘젊은 오빠’라는 말을 유행시킨 원조 아니시냐. 정말이지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설레임 가득한 청년 같다는 게 오늘 인터뷰 하면서 절실하게 느낀 점이다. 신인배우스런 마음가짐이 말뿐만 아니라 몸으로 체화된 거 같다. 진심이다, 이 말은!
임: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 그리고 젊은 오빠, 내가 만든 말이지만 정말 잘 만든 단어다. 하하하. 다른 분들도 젊은오빠처럼 늘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았으면 한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말이다. 여하튼, 다음에 한번들 놀러들 와라! 꼭!
서: 물론이다. 말씀 안 하셔도 젤로 바에 다시 올 생각이었다. 연예인들도 자주 올 텐데 당연한 거 아닌가! ㅋㅋㅋ 그나저나 단골이 누군가? 뭐 남자는 됐고, 여자 연예인 중에 말이다.
임: 처음엔 무지 많았는데......지금은 뭐 많이들 바쁜지 잘 오지 않는 편이다.
서: 그럼 올 필요 없을 거 같다. (박장대소)
인터뷰_서대원 기자
사진_이한욱 피디
촬영_권영창 피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