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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 2007년 5월 17일 목요일 | 민용준 기자 이메일

관객들에게 필립 K.딕(Philip Kindred Dick)이란 이름은 익숙하다. <블레이드 러너><토탈리콜><마이너리티 리포트><페이첵><스크리머스> 등의 작품은 활자로 구현된 필립 K.딕의 상상력이 스크린에서 얼마나 유용한 가치를 창출했는가를 입증한다. <넥스트>는 그 중 가장 근접한 사례다. 하지만 필립 K.딕의 단편 소설 '골든맨(The golden man)'을 모태로 한 <넥스트>는 어미와 빼닮은 편은 아니다.

평범한 마술사지만 2분 뒤를 볼 수 있는 남자, 크리스(니콜라스 케이지)는 자신의 능력으로 한 치 앞의 위기를 미리 체험하고 능란하게 비켜간다. <넥스트>에 꽂히는 특별한 재미와 거북한 의심은 모두 이 능력 안에서 발생한다. 그의 예지 능력은 바로 다음 순간을 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면서도 위기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2분 뒤라는 절대 규칙이 준수되었을 때의 상황이다. <넥스트>의 오류는 자신의 입으로 언급한 규칙을 스스로 무시한다는 점에 있다. 분명 크리스의 능력이 2분에 불과하다는 한계로 인한 오차가 긴장감 유발로 연결될 수 있어야 했다. 하지만 <넥스트>는 2분이라는 제한 시간을 어떤 근거도 없이 무한대로 확장해나가며 결국, 의심스러운 자가분열 상태는 반전을 위한 비논리적 근거로 활용된다.

하지만 액션의 질감은 시야로 확보되는 액션의 장점들을 제법 유용하게 활용한다. 시간차를 미리 예지해서 자동차와 열차의 간격을 아슬아슬하게 이용해 경찰을 따돌리는 장면이나 그랜드캐니언의 비탈진 언덕 도주씬은 지형과 사물을 활용한 액션의 쾌감을 잘 방출해낸다. 또한 크리스의 총알 피하기 씬은 <매트릭스>의 네오를 연상시킬 만큼 유사하나 거북스럽지 않게 볼만하다. 또한 후반부의 테러리스트 소탕 작전에서 크리스의 능력이 FBI요원들의 활로를 개척하고, 진입로의 부비 트랩들을 무산시키는 장면들에서 영화로부터 누릴 수 있는 비현실적 리얼리즘을 만끽하게 한다. 또한 그 이전에 크리스가 자신의 능력을 빌어 미로 같은 카지노의 구조를 이용해 자신을 쫓는 이들을 유유히 따돌리는 장면은 위트 있는 웃음을 준다.

결국 <넥스트>는 원작이 지니고 있던 디스토피아적 무게감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인생극장과도 같다. 2분이란 능력의 한계 지점을 망각한 영화의 태도는 심히 의심스럽지만 그에 집착하지 않는 이에게 <넥스트>는 적당한 재미를 주는 액션 영화 정도로 기억될만하다. 다만 반전이라고 정의될 수 있는 결말의 느낌은 충격 이전에 허망함이다. “미래는 참 얄궂더군요. 그걸 보는 순간 변하고 마니까요.” 크리스의 독백을 남기고 관객을 등지는 <넥스트>에게서 농락당한 기분이 느껴지는 건 비단 필자일 뿐일까. 덧붙여,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아내 앨리스 킴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씬에서 서울이 언급되는 장면은 묘한 재미를 준다.

2007년 5월 17일 목요일 | 글: 민용준 기자




-볼만한 액.션.영.화.를 원한다면.
-고민은 있으되 관객을 압박하지 않는 능력자의 쿨함을 즐겨라.
-헐리웃 차세대 팔등신, 제시카 비엘을 주목하라.
-필립 K.딕의 이름으로부터 SF적 기대를 품었다면 절대 오산.
-말짱 도루묵 식 반전. 일단 경고했음.
-줄리언 무어의 매력이 깡그리 무시된 아쉬움은 어찌할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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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9983
동생이 봤는데 괜찮다고 하던데..   
2007-05-18 08:57
hrqueen1
요즘은 數라는 텍스트로 모두 표현되네요.
재밌는 소재인데, 좀 그전의 니콜라스의 영화보다는 힘이 떨어지긴 하죠...   
2007-05-17 20:09
justjpk
윽, 보기 싫어 졌다..ㅠㅠ   
2007-05-17 17:40
theone777
아쉽지만.. 제 생각에 한 60~70만 모으고 끝날 것 같네용 ㅜ   
2007-05-17 16:07
kgbagency
기대 전혀 안해야겠군   
2007-05-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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