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검색
검색
최초평가! 흥행성 '중박' 작품성 '중박'
묵공 | 2007년 1월 3일 수요일 | 서대원 기자 이메일


서사 대작인 <묵공>은 예상과 달리 소박한 영화다.

일본에서 초대박 친 모리 히데키의 동명만화 원작, 10년의 제작기간, 160억이 투입된 한중일 3개국 프로젝트, 6천여 명의 엑스트라 등 영화를 말해주는 수식어들은, 종래의 그것들이 으레 그러했듯 거대한 스케일의 전투신이 전해주는 시각적 쾌감 뭐 그런 것들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긴다. 하지만 영화는 뜻밖의 면모를 보여준다. 스펙터클한 규모와 화려한 때깔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고 드라마와 캐릭터에 상당한 무게를 둔다. 이전의 영화들이 놓치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일 뿐 당연시 돼야 마땅한 영화의 태도이다. <묵공>이 꾀한 이 같은 차별화는 아래 써놨듯 영화 초반에 드러난다.

땅따먹기가 극에 달한 춘추전국시대, 조나라의 10만 대군은 천하통일을 눈앞에 두고 4천 명이 주둔하고 있는 자그마한 양성을 함락시키고자 전투를 준비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양성은 묵가군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이내 우리의 묵가군은 보무도 당당히 양성에 입성한다. 허나, 달랑 한명! 혈혈단신의 혁리(유덕화)만이 이들을 돕고자 온 것이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양성 성민들의 눈칫밥에 굴하지 않고, 사기 앙양차 힘 있는 말빨을 자신있게 피력한 혁리는, 단 한 발의 화살로 떼거리로 몰려온 조나라를 압도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겸손하게 과시한다.

스펙터클한 전투 대신 단출하지만 묵직한 한방의 심리전으로 포문을 열어제낀 영화는, 시종일관 다종다양한 병법을 전시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혁리와 함엄중(안성기) 두 인물간의 지략을 투박하지만 아기자기하게 보여준다. 난처한 상황에 직면한 인간들의 나약함과 사악한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다양한 군상들을 바라보는 재미 또한 빤하지만 흥미롭다. 허나, 이야기 자체가 탄탄하지는 않다. 영화의 흐름을 끊는 매끄럽지 못한 편집은 이에 한몫한다. 전략과 전술 및 캐릭터 또한 심혈을 기울였으나 그리 밀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무차별적인 사랑을 역설하는 묵가의 겸애설을 내세우며 영화 내내 혁리의 입을 빌어 평화를 설파하는 <묵공>의 메시지도 고루하다는 인상을 준다. 스크린을 채우고 있는 적잖은 영화적 요소들이 단편적으로 나열됨에 따라 단단하게 구축된 긴장감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그럼에도 이 영화가 나름 설득력을 가지며 괜찮은 영화로 자리할 수 있게 된 힘은, 덕화 형님을 비롯한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와 추악한 현실 덕이다. <묵공>의 다국적 배우들은 상이한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조합으로 다가온다. 특히, 양성의 왕세자로 나오는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은 경험이 일천한 초짜배우이기에 걱정스러움이 앞섰지만 조연급으로 나오는 안성기와 함께 캐릭터에 잘 부합하는 인물로 거듭난다. 물론, <묵공>은 사실상 유덕화의 영화다. 화면을 장악하는 그의 출중함은 단연 발군이다. 이와 더불어 평화와 사랑을 말하는 영화의 주제는, 언급했듯 고루하지만 야만의 질서가 현재에도 횡행하기에 유효하다. 묵직한 울림을 주지는 못하지만 한 귀로 무신경하게 흘려보낼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결국, 배우와 영화의 메시지 그리고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와 닿을 공산이 큰 갖가지 병법 등이 <묵공>을 볼 만한 영화로 만든 셈이다.

덧붙여, 한 가지 아쉬운 건 우리의 안성기가 유덕화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는 거다. 물론, 실제 연배로나 캐릭터상의 분위기로나 안성기가 더 형님이고 그렇게 나오기는 하지만 두 사내의 얼굴이 화면 가득 클로즈업되는 찰나를 볼작시면, 그 이상의 차이가 좀 나긴 난다. 어쨌든, 나이 듦에도 영화 안팎으로 건강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안성기 유덕화 이 두 형님의 2007년을 기대해본다.

2007년 1월 3일 수요일 | 글: 서대원 기자


||


-규모와 때깔보다는 빤하지만 그런대로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 캐릭터 및 이야기 선호자!
-기왕의 무협 서사물과 차별화된 대작영화를 마주하고픈 분!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발휘하는 성기 형님과 화면을 압도하는 덕화 형님 보고 싶은 분
-엄청난 스케일 및 스펙터클한 전투신을 '잔득' 기대중인 분!
-화려한 칼싸움 및 눈 돌아가는 무술을 기대하는 이!
-근래에 봐왔던 무협액션블록버스터 재미를 만끽할 것으로 기대만땅인 분!
41 )
kjh840920
보고싶어 보고싶어 ㅠ ㅠ   
2007-03-31 17:23
sakura325
스케일만 큰 영화....
  
2007-02-10 14:45
gagooda
안성기선배님이 왜...이런 영화를
아쉽다...아쉬워..
우리나라 배우들은 꼭 중국 영화 찍어서 프로필에 흠집내드라..
장동건도 그렇고...   
2007-02-10 02:08
bjmaximus
안성기의 중국어 대사가 중국 성우의 더빙이 아니었단 말인가? <묵공> 그래도 스펙터클한 부분도 괜찮게 보여주는데.. 최시원은 [부모님 전상서]에서 연기한 적 있죠.   
2007-02-06 11:28
hrqueen1
墨子의 사상은 謙愛인데...   
2007-01-31 02:50
eej1324
ㅎㅎ 중박..
그래도 안성기씨도 나오고.. 대박나야죠...   
2007-01-25 02:55
locolona
나도 그렇게 화려할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2007-01-22 09:14
bananauu
관람한 저의 입장은 좀더 호의적임   
2007-01-22 01:31
1 | 2 | 3 | 4 | 5다음으로 다음으로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