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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평가! - 기다렸다 원 없이......... 흥행성? 작품성?
아파트 | 2006년 6월 30일 금요일 | 최경희 기자 이메일


안병기 감독의 네 번째 공포는 탄탄한 스토리를 위해서인지 몰라도 강풀 원작의 동명인터넷만화 「아파트」를 영화화했다. 그러나 그가 원작에서 가져온 것은 9시 56분에 아파트에 불이 꺼지면 의문의 죽음이 일어난다는 설정뿐 나머지는 깡그리 몽땅 바꿨다. 우리가 외로운 밤, 졸린 눈을 부비며 울고 웃으며 봤던 미스테리심리썰렁물은 ‘공포’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 앙상할 정도다.

결국, 원작에 상관없이 안병기 감독 특유의 스타일로 영화 전체를 장식했다면 영화 <아파트>는 원작과는 별개의 작품으로 봐야만, 감독이 말하는 공포의 진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가위> <폰> <분신사바> 3편의 작품으로 공포영화 ‘전문’감독이란 호칭을 얻은 안병기에게 그의 네 번째 작품 <아파트>는 일종의 시험무대라 할 수 있다. 전작들과는 다른 공포를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그에게 여전히 있는가? 혹은, 같은 공포라도 다르게 표현할 ‘감각’이 있는가의 자기발현을, 탄탄한 원작을 가지고, 보여주는 작업으로 해석된다.

그 작업이 성공적이었다고는 단언하지 못하겠다. 아파트에 혼자 사는 세진(고소영)의 외로움이 지하철에서 자살한 ‘유민’의 환영으로 구체화됐는지의 여부도 영화 끝날 때까지 사실 아리송하기 때문이다. 관객의 이런 동요는, 곧바로 주인공 세진을 연기한 고소영의 연기력 문제로 연결될 소지가 있어 말하기가 껄끄럽다. 스토리 안에 녹아있는 캐릭터 표현이 정밀하지 못해 그럴 수도 있고, 온전하게 배우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있다. 허나, 인물들이 느끼는 공포감의 토대는 영화 속 상황 설정이 탄탄해야만 지대로 전달된다. 즉, 배우의 연기력은 나중에 따져야 할 문제라는 말이다.

이 정도의 말까지 나왔다면 여기서 본 기자도 그렇고 읽는 이도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오직 ‘공포’다. 영화를 만든 이가 전문이기 때문에 <아파트>에 쏠린 유일한 관심사는 더더욱 공포의 세기에 있음이다. 여기서 단서가 하나 붙는다. 안병기 감독에게 ‘전문’이란 월계관을 씌어준 건 언론을 필두로 한 관객임을. 그의 본심은 모르겠으나 표면적으로는 그가 원해서 받은 작위는 아니라는 말씀.

서두가 쓸데없이 길어진 점 사과한다. 본론인 공포 얘기를 하겠다. 삭막한 도시의 상징, 아파트에서 일어난 괴기스러운 사건은 현대인이 무슨 보물이나 되는 듯 마냥 끌어안고 사는 외로움의 다른 표현이다. 그러나 보이는 건 장애인을 도와준다는 명목아래 자신이 비장애인을 증명하고 싶은 이웃들의 굴절 된 욕망뿐이다. 물론 이것도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 있다. 근대, 그게 외로움 때문에 생긴 공포의 근원으로 선택된 배경이라는 점엔 동의할 수 없다.

세진이 속 편하게 혼자 살지 않고 외롭다고 누군가를 도와주려는 그 의도가 영화가 끝난 후에 낯설게 느껴졌다면 바로 전에 느꼈던 공포는 ‘가짜’다. 영화는 가짜인 줄 알면서 일부러 속아주는 체험이 아니던가.

글_ 2006년 6월 30일 금요일 | 최경희 기자
사진_권영탕 기자

흥행성
79 %
작품성
61 %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진작부터 이 영화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다면...
-오직 공포만 느끼고 싶어 영화정보도 읽지 않은 당신이라면...
-고소영의 변함없는 외모뿐만 아니라 그의 연기력까지 확인하고 싶다면..........
-원작을 너무 오래 전에 봐서리 기억이 흐릿하다면.......
-일부러 영화 먼저 보고 원작만화 보려고 마음먹었다면..............
-웬만한 공포에는 콧방귀 끼는 사람이라면 일부러 돈 내고 영화 보러 온 타인을 위해..........
-원작을 좋아하는 사람 중, ‘각색’ 그 자체를 참을 수 없다면....
-뭔 말을 해도 이 영화가 안 땡긴다면............
16 )
ewann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기대된다...
  
2007-04-06 04:35
ldk209
이제 안병기 감독.. 고소영 출연 작품.. 안 볼란다...   
2007-01-10 11:47
js7keien
안병기의 재능은 폰 이후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2006-10-07 17:39
hrqueen1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처구니 없죠.
 정말 뭔가 음모가 있는 듯. 무비스트 간략평은 사실에 가까운데, 평가는 좀....   
2006-09-17 00:16
AAAAA
그냥 원작없는 평범한 공포영화 였다면 중간은 간다고 보이는데
문제는 탄탄한 이야기가 있던 원작을 가지고 이렇게 못살린 건 유감.
각색을 한 건 좋은데 그러면 원작의 썰렁공포라는 장점만큼 뚜렸한 다른 장점을 대신 살려야 하는데 소리만 질러댔지 전혀 공감할수 없음.
그냥 여전히 예쁜 고소영을 오래간만에 보는걸 위안으로 삼아야할 듯.   
2006-07-16 02:36
kukibum
영화 다시 찍으면 안되겠니 ?? 케레비안해적2를 봤어야 되는데 하필 놀토와 겹치는 바램에... 초중딩들 영화관 난입 -0- 어쩔수 없이 아파트를 봤지만 이건 아니잖아 ~   
2006-07-09 06:25
korpte
아파트 봤는데..
만화는 참 재밌고.. 무섭고...
시사하는 바가 컷는데..
영화는...
차라리 원작이 만화였다는걸...
말하지 말았으면...
제목만 빌렸다고 말했으면...
좋았을걸..
실망했슴다...
  
2006-07-04 18:08
jjou76
윽.....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 안병기 감독 문제 많다고 봅니다.   
2006-07-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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