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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를 해도 왕자로 변하지 않는 야수의 순정!
야수와 미녀 | 2005년 10월 28일 금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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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유명한 <미녀와 야수>에서 아리따운 ‘벨’은 야수의 외모를 보고 잠시 겁에 질리지만 실망하지 않고 그의 진심을 느끼고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진실된 키스를 해 결론 적으로 마법에 풀린 꽃 미남 왕자를 얻는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었는데, 제목만 앞뒤로 살짝 바꾼 2005년도 충무로 판 <야수와 미녀>는 야수가 미녀를 너무 사랑해 자신의 외모를 속이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여기엔 완벽한 킹카 검사인 고등학교 동창이 우연히 합세해 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 문제는 이 미녀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고, 운 좋게 눈을 떠 야수를 못 알아본다는데 있다.

말 그대로 사소한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불러온다는 불변의 진리를 핑크 빛 연애코드로 재해석한 <야수와 미녀>는 배우들의 캐릭터가 더없이 잘 어울리는 영화다. 불량하고 거친 양아치 이미지의 류승범은 눈 안 보이는 애인에게 눈과 발이 되 주지만 정작 사랑 앞에서 소심한 역할을 누구보다 잘 소화해 냈고, 영화 초반부 청순하기 그지없는 재즈 피아니스트로 나온 신민아는 눈을 뜬 후 사랑을 확인해 나가는 과정에서 누구보다 심지 있고 그로 인해 터프 하게 변모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눈만 안보였으면 훨씬 아름답게 포장될 수 있었던 추억들을 하나하나 확인해 가는 해주의 모습은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진실은 되려 너무나 사실적이기에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현실이 더 행복했음을 깨닫게 해준다. 눈썹의 흉터를 고치기 위해 찾아간 성형외과의 의사로 나온 윤종신이나 재즈바의 여가수로 나온 인순이, 동건의 절친한 친구로 나온 ‘안어벙’은 영화의 곳곳에 기름칠을 해가며 폭소를 자아내고, 조직의 복수를 꿈꾸는 ‘구룡파 넘버2’ 안길강은 마지막에 제대로 된 ‘담금질’을 하는가 싶더니 사랑의 메신저로 변신하면서 웃음을 선사해준다.

<올드보이>의 조감독 출신인 이계벽 감독은 이처럼 가벼운 코드로 무장한 코믹 멜로를 <올드보이>의 명장면을 기가 막히게 패러디해 <야수와 미녀>가 가볍기만 한 영화를 탈피했음을 보여준다. 배우들의 대사와 사랑의 감정에 따른 촌철살인 적인 대사는 평범한 듯 하면서도 가슴을 울린다. 감독의 연출의도대로 이 영화는 지금 곁에 있는 연인에게는 더욱 사랑을 쏟고, 사랑은 하지만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영화임은 틀림없다.

9 )
jy2301
아~ 보고싶다ㅠㅠ   
2005-10-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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