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나 영화나) 큰 아이를 제외하고 이웃의 어느 누구도 아이들의 존재를 알지 못했는데, 고레에다 감독은 불행에 처한 아이들의 우울한 서술보단, 아이들끼리 나눈 내면의 풍요로움을 찍는데 세심한 힘을 기울였다.
어쨌든 이 영화에서, 야기라 유야는 12살 소년‘아키라’ 역을 맡아 강렬하고도 슬픈 눈빛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켜잡는데, 실제로 본 유야는 영화에서보다 훌쩍(?) 커 이미 꽃미남 분위기를 살랑살랑 피워대고 있었다.
유야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화 속 캐릭터처럼 조용조용하게 (허탈한) 단답으로 응수해 귀여움을 뿌리기도. 21일 저녁, 시네코아에서 열린 일반시사회에서 한국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기뻤다는 그는 “<아무도 모른다>가 첫 영화니만큼, 무리하게 연기하기보단 감독님의 주문대로 편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칸영화제 수상 당시, 학교중간고사 일정 때문에 일본에 머물렀던 유야는 “중간고사는 잘 못봤다”고 말하면서, “수상 트로피는 집에 없다. 어디 있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수줍은 듯 말하더니 “소속사 사무실에 맡겨두고 있다”는 멘트로 마무리하기까지 왠일인지 뜸을 들여 재미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욘사마’ 를 역시나 잘 알고 있는 그는“일본에서 한국에 대한 열풍이 대단하기 때문에 오고 싶었다”며, “배용준은 웃는 모습이 멋지다. 나는 그런 웃는 모습이 잘 안되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미소를 짓고 싶다”는 욘사마에 대한 감상을 피력했다.
<아무도 모른다>를 찍을 때 비로소 영화와 관련된 실제사건을 알게 됐다는 유야는 자신도 영화 속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잘 모르지만 그렇게 할 것 같다”는 대답을 전했다. 또, <아무도 모른다>로 일약 일본영화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뒤 붙여진 ‘신데렐라 보이’라는 별명에 대해 “그건 언론이 붙여준 것‘이라며 너무나너무나 오랜시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쑥스러워해 특유의 귀여움을 유발했다.
‘연기자는 여러가지 역할을 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는 그는 현재 가장 열심히 하고 싶은 것이 바로 ‘연기’라고. <아무도 모른다> 이후 영화 출연 제의가 쏟아졌던 유야는 현재, 두 번째 영화 <별이 된 소년>을 마친 상태다.
야기라 유야 외에 기타우라 아유, 기무라 히에이, 시미즈 모모코와 같은 앙증맞은 아역들의 연기가 눈시울을 붉게 만드는 <아무도 모른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미 15년전에 각본을 완성했던 작품이다. 개봉은 두 편의 빵빵한 한국영화 기대작 <주먹이 운다>, <달콤한 인생>이 관객들에게 선보여지는 날과 같은, 오는 4월 1일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사진: 이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