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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송송 썰고 뚜껑 닫고 기다려~, 계란탁 풀어넣고 뚜껑 닫고 기다려~’와 같이 이 영화의 ‘남다른’ 제목은 극중 재밌는 랩송(?)에서 알 수 있듯, 음식(콕 찝어 라면!)을 만들때 들려오는 아주 일상적인 소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무대인사에는 주연 배우 임창정, 이인성을 비롯해 굿플레이어 김정수 대표, 오상훈 감독이 참석했다. 그중 임창정은 “소재가 소재인만큼 영화가 다소 진지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영화는 아니에요. 제 영화가 무거우면 얼마나 무겁겠습니까?”라는 반어형 질문을 던져 객석에 웃음을 뿌렸다. 더욱이 임창정은 곧 구정이 다가오니, 세배를 올리겠다는 애드립을 구사, 그의 재치를 드러내기도.
데뷔작 <위대한 유산> 이후 오상훈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인 <파송송 계란탁>은 짝퉁 음반을 만들며, 여자 꼬시기로 소일하는 26살 총각 ‘대규(임창정)’에게 어느날,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아홉살 배기 ‘인권(이인성)’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휴먼 코미디. 발 떼구르르 구르는 등 아이 특유의 공세에 눌려 함께 국토 종단을 하게 된 대규가 인권이 숨겨왔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진행되는 에피소드들은 역시나 찡한 정서를 유발한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는 오상훈 감독의 겸손하면서도, 살짝 어두운 표정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오지 않으려고 했다. 의도대로 마무리를 못 찍고서 소개된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영화는 즐겁게 찍었다”는 소감을 밝힌 것.
그 외 ‘임창정을 또다시 캐스팅했는데, 호흡이 잘 맞나’는 질문에 대해선“전작보다 호흡이 잘 맞았다. 찍는 과정에서 즐겁게 잘 찍었다”는 침착하면서도 간단한 답변을, ‘이인성 군의 경우,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됐는데, 특별히 오디션에서 보인 특기는 뭔가’라는 질문엔, “사실 인성이는 오디션때 덤으로 왔었다. 마지막에 뽑혔던 친구들은 연기하는 패턴이 조금 정형화돼 있었는데, 인성이는 그렇게 연기하는 느낌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웠다”는 의미심장한 답변을 전하기도.
코미디에 관한 한 주저없이(?) 믿을 수 있는 임창정이 연기 15년 차 최초로 ‘아빠’로 분했거니와, 자신만의 영역을 영화속에서 강력히 보여주는 독특한 깜찍이 이인성이 “처음엔 떨렸지만, 보다 보니 슬프기도 했고, 울었다”고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파송송 계란탁>은 오는 2월 18일, 관객들을 훈훈하게 찾아온다.
취재: 심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