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단어인 ‘some’은 전작들과의 연관성을 이어가는 고리가 되고 있으며 영화의 중요한 상징으로 존재한다. 한마디로 영화에 대한 설명이나 의미 있는 단어가 아닌 상징적 의미일 뿐이다. 이러한 제목은 영화의 성격을 이야기 한다. 어느 특정 장르가 아닌 공중에 떠있는 듯 한 어찌 보면 퓨전적 모습을 담고 있는 여러 가지 영화들의 장르의 복합적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장윤현 감독의 세 번째 영화의 제목은 ‘무제’가 어울린다. 이미 외국 영화 특히 헐리웃 영화화들을 통해 익숙해 져 있던 영상과 구성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스타일 또한 일반 관객들이 익숙해 져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작품이 주목 받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 익숙함의 연속이다. 누구나 이런 방식의 영화가 있고 익숙해 져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애로 혹은 섹시한 코드를 흔히 사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틀리다. 헐리우드 방식의 경찰 영화가 가지고 있던 내용과 액션 그리고 반전까지 썸은 대부분을 차용을 하고 있지만 감독은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도록 잘 정리 했으며 헐리웃이 가지고 있지 못하는 메시지까지 첨가 하였다. 그 안에는 감독이 고집하는 커뮤니티에 대한 의식을 강조해 뼈대는 흔하지만 살과 피 그리고 근육이 붙어 새롭고 의미 있는 작품으로 탄생 시켰다.
장윤현 감독의 영화는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넓히는데 일조를 해 왔다. <접속>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티를 통해 신세대의 문화를 간접적이고 소재 적으로 사용하면서 영화음악이라는 부분에 대한 가능성을 넓혔다. <텔 미 썸딩>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르적 측면과 관객 스스로 유추하고 생각하는 모습을 강조하면서 자신 스스로의 커뮤니티를 강조 하였다. 이번에 <썸>을 통해서는 지금까지 해 왔던 작업들을 한데 어우려 음악과 자동차 액션 그리고 데자뷰라는 소재까지 상당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일반적인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어려울 수 있는 자신의 영화를 쉽게 다가서게 만들고 있다. 또한 젊은 세대와 구세대 의 모습을 강성주라는 인물을 통해 중간 가교 역할을 하며 서로의 커뮤니티를 강조하고 있다.
<썸> 몽환적 판타지풍의 액션 영화다. 복합적 요소를 접목시켜 다양한 가능성에 문을 열어놓은 작품이다. 피어싱이 난무하고 마약을 그저 흔히 먹는 두통약 정도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기성세대들이 애써 부정하려는 젊은 사람들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강성주의 첫 교통사고 장면에서는 사람을 구하지는 않고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만 찍고 있는 사람들의 냉소적 모습을 통해 개인주의적인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다.
<썸>은 영화의 스타일처럼 흔한 그리고 가벼운 영화는 아니다. 감독은 사소한 인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사소한 설정하나에도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비록 뻔 한 결말과 반전 그리고 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새로운 장르의 도전과 영화를 통한 커뮤니티의 지속적 강조는 <썸>이 흔한 액션 영화가 아닌 감독 스스로의 영화운동의 하나이며 시험적 작품임이 분명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