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지독히도 부재한 주류 영화로 가을날 허기증 같은 짙은 외로움과 심심함에 치를 떠는 분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니만큼 영화의 바다를 찾아 확실히 허우적거려 보시길 바란다. 무비스트 역시 차표 한 장 끊어 여러 분의 허우적거림에 동참할 테니 말이다.
해서, 약소하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얄팍한 정보를 바탕으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 죽이는 정확히 말하자면 죽일 것 같은 영화 10편을 경거망동한 행동일지언정 한번 골라봤다. 어떤 분에겐 나침반으로서의 지침 역할이 될 수도 있겠지만, 늘 말해 듯 이 가이드는 그냥 참고일 뿐이다. 어차피, 영화를 고르고 즐기는 당사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당신이니까.
여튼, 혹 마음이 동하셨다면 어여! 괴나리봇짐 바리바리 싸매고 술과 낭만과 영화로 충만한 부산으로 떠나시길 바란다. 늦으시면 짤 없이 차표니 영화표니 여관방이니 다 동난다!
● 신성일의 행방불명 (Shin Sung Il is Missing)
감독: 신재인 l 2004년 한국 l 103분
그다지 탐욕스럽게 먹지 않음에도 이상하게시리 절로 살이 푹푹 찌는 성일은, 먹성 좋은 것이 찬밥 신세로 전락할 수 있는 고아원의 원장으로부터 늘 눈칫밥을 먹는다. 아니 식욕이 죄악이라고 원생들에게 훈계하는 원장에게는 그의 뚱뚱함이 죄악으로까지 비친다. 결국, 금식을 선언하게 되는 성일은, 식욕에 대한 강박증이 커서 그런지 밥을 신나게 먹고 있는 자신을 날개로 살짝 가려주는 천사를 보게 된다. 그 이후 고아원에서는 원장과 원생 사이에 있을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 고아원은 혼란스러움으로 치닫는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범상치 않은 제목만 봐도 뭔가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단박에 드는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한국영화의 지형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파격적인 소재와 연출방식으로 기라성 같은 선배들로부터 독립영화계의 기린아 혹은 문제적 감독으로 불리는 신재인의 디지털 장편 데뷔작이다.
샤프심이든 볼펜이든 닥치는 대로 먹는 괴이한 먹성의 소유자 준섭을 다룬 단편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과 왠지 닮은 구석이 많을 것 같은 성일을 카메라의 주 피사체로 선택한 영화는, 사회적 금기를 가볍게 넘나드는 예측불허의 영화 세계로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존의 단편을 능가하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한다. 하루 3갑 이상의 담배를 끽연하며 지독한 영화 중독에 빠져 있는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 아무래도 그녀의 집요한 지독스러움이 곳곳에 묻어나 있을 것이 뻔해 무지하게 기대된다.
● 이조 (Izo)
감독: 미이케 다카시 l 2004년 일본 l 128분
사지가 짓이겨져 죽임을 당한 자객 이조는 워낙이 억울하게 사형을 당한 그 원한으로 인해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천국도 지옥도 아닌 엄한 곳에서 떠도는 지난한 처지에 이른다. 이조는 거의 악마성이 그득한 살인마로 분해 시공간을 안 가리고 출몰, 맞닥뜨리는 이들의 목을 가차 없이 죄다 베어 버린다. 그리고 끝내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일삼던 이조는 그토록 찾던 자신의 군주를 만날 수 있는 비밀 통로를 발견하게 된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당 영화의 감독이 그 존함도 자자한 미이케 다카시이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도 금세 알게 되겠지만 당최 한계를 모르는 그의 무자비한 극단의 상상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이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근래에 선보였던 얌전한 작품 <제브라맨> <착신아리>에 비해 요번 영화는, 기왕의 그것들의 명성에 흠을 내기는커녕 자신의 인장을 확실히 남기며 더 나아간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의 예상을 가볍게 짓누르며 가공할 만한 잔혹한 묘사로 그득할 <이조>는, 살의 넘치는 섬뜩한 비주얼로 묘한 위반의 쾌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그 무엇의 메시지까지 도사리고 있다 하니 뭐 충분히 기대해봄직하다.
● 열대병 (Tropical Malady)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l 2003년 타이 l 118분
젊은 군인 켕은 휴가를 나와 자신과 동성애를 나누는 소년 통을 만나 오랜 만에 편안한 시간을 누린다. 그러던 와중 느닷없이 통이 행방불명됨과 동시에 마을의 가축들이 무자비하게 도살되는 기이한 사건이 터진다. 인간이 극악한 요괴로 변해 사악한 일을 저지른다는 동네의 전설에 따라 통은 사람들로부터 의심을 받고, 그러한 그를 사랑하는 켕은 흉흉한 소문이라 치부한 채 통을 찾고자 두려움으로 가득 찬 정글 한복판으로 들어간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얼토당토 않는 말이지만 ‘아피차퐁 위라세타쿤’이라는 그의 기기묘묘한 이름으로부터 상당한 끌림을 받았다. 영화 역시 감독의 이름만큼이나 아주 독창적인 연출방식과 내용으로 충만하다. 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열대병>의 아피차퐁 감독은 자국에서 아웃사이더 감독으로 통한다. 기존의 영화 문법으로는 당최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들로 영화의 또 다른 가능성의 지평을 열어제낄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그의 작품이기에 다소 난해할 거라 헤아려지긴 하지만 그 이상의 반대급부가 존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일단 맞닥뜨려 본다.
● 캐샨 (Casshern)
감독: 기리야 가즈아키 l 2004년 일본 l 142분
실제로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연방공화국이 장장 50년의 지난한 전쟁 끝에 세계를 무력으로 다스리게 된다. 허나, 패권주의자들의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지구는 극심한 환경오염과 황폐한 대지로 뒤덮인다. 이 같은 세상의 재난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고자 아즈마 박사는 신조세포 연구에 착수한다. 하지만 그의 실험은 무모한 야욕으로 모든 걸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려는 세력에 의해 빗나가게 되고, 끝내 인류를 구원하고자 했던 프로젝트는 돌연변이 인조인간을 배태하며 세상은 걷잡을 수 없이 파멸의 길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아즈마 박사의 아들 무적의 용사 캐샨은 결국 악의 무리를 처단하기 위해 나선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적잖이 세월을 산 청춘들 혹은 아저씨들은 기억하고 있을 게다. 우리의 영웅 캐샨의 대활약을 그린 오래전 TV 만화가 얼마나 재밌었는지 말이다. 아스라한 향수를 자극하는 만화영화를 소재로 한 <캐샨>은, 유명한 일본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의 남편이자 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감독 각본 촬영을 알아서 혼자 다 해치운 1인 3역의 재능꾼 신예 감독 키리야 카즈아키의 입봉작으로 일본 개봉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영화다. 애니멘이션과 실사를 비범하게 버무려 감각적 영상에 담은 당 영화, 무엇보다 보는 재미만큼은 끝내주지 않을까 싶다.
● 카페 뤼미에르 (Cafe Lumiere)
감독: 허우 샤오시엔 l 200년 대만, 일본 l 104분
다큐멘터리 작가 요코는 대만에서 생활하고 있는 남친과의 관계를 통해 아이를 임신하지만 결혼은 원치 않는다. 시간만 허락했다 하면 전철과 역사 주변의 소리를 죄다 녹음하는 요코의 오랜 친구이자 그녀를 남몰래 사랑하기도 하는 고서점 주인 하지메는 혼란스런 처지에 놓여 있는 그녀를 근심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요코는 서서히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존재를 깊이 있게 응시하며 미처 깨닫지 못한 삶의 한 자락을 끌어안게 된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엄격한 구도 아래 가족과 인간의 관계를 묘파했던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만든 오마쥬 영화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말이 있듯 현 영화사에 있어 가장 위대한 시네아스트라 불리는 허우 샤오시엔의 작품이기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오즈가 그랬던 것처럼 <카페 뤼미에르>는 잔잔한 일상 속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세인들이 미쳐 보듬어 안지 못했던 세상사의 일들을 큼지막한 감동으로 길어 올릴 수작에 다름 아닐 것이다. 한국에 정식으로 공개된 작품은 몇 안 되지만 이상하리만치 그의 영화는 늘 우리를 설레게 한다.
● 미치고 싶을 때 (Head-On)
감독: 파티 아킨 l 2003년 독일 l 120분
그놈의 종교와 엄격한 집안 환경으로 인해 지 몸 지 맘대로 하지도 못하고 늘 속박당하고 사는 스무살의 지벨과 무력한 삶의 비루함으로 카힛이라는 남자는 결국엔 자살을 시도하다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뜻하지 않은 공간에서 만난 이 둘은 자신들의 욕망을 실현시킬 수단으로 위장 결혼만이 유일하다고 판단, 서로의 합의하에 결혼을 선택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자유와 희망이 찰나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이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일이 느닷없이 발생하는데....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수상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이력이 한번쯤 접해보고 싶다는 바람잡이 노릇을 하기 했지만 그보다는 배우들의 연기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인상적이었다는 세간의 평이 솔깃하게 와 닿는다. 특히, 지벨로 분한 지벨 케킬리는 포르노에 출연한 경력이 다인 초짜배기 배우임에도 <미치고 싶을 때>에서 호연을 펼쳤다고 한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에 의해 만나게 된 두 터키계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기이한 멜로물 <미치고 싶을 때>는, 도발적 소재와 강렬한 영상 이미지로 암묵적으로 혹은 철저하게 길들여진 사랑에 대한 우리의 통념을 살짝쿵 비틀 것으로 보인다.
●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Motorcycle Diaries, The)
감독: 월터 살레스 l 2004년 미국, 독일, 영국 l 126분
1952년 두 명의 아르헨티나 열혈 청년 어네스토 게바라와 알베르토 그라나다는 여러 모로 팍팍한 상황에 처해 있는 라틴 아메리카 대륙을 달랑 오토바이 한 대로 횡단하는 대장정의 길에 나선다. 8개월 동안 대륙 전역을 돌아다니며 펼치는 내밀한 여정을 통해 그들은, 낙후한 정치 사회적 문제로 신음하는 민중과 곳곳의 피폐함을 직접 목도하며 그 뜨거운 무엇을 서서히 느낀다. 그리고 급기야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되돌아보며 난마처럼 얽힌 나와 사회의 관계에 시선을 던지며 진지하게 성찰하게 된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그의 초상화가 그려진 티셔츠와 일대기를 담은 빨간 양장본의 평전이 불티나게 팔리며 대학가가 한때 체 게바라의 열풍으로 들썩인 적이 있었더랬다.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위대한 혁명가인 그의 삶의 궤적을 뜨거운 가슴으로 대면할 이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런 그를 실화를 바탕으로 격정적으로 담아 놓았다고 하니, 아니 땡길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는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체 게바라의 전사적 혁명기에 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 피와 땀으로 얼룩진 광포한 격전의 장소로 뛰어들기 전 평범한 의대생 게바라의 수개월에 걸친 여정을 보여 줄 뿐이다. 스물 살을 갓 넘긴 한 젊은이의 가슴과 머리를 송두리째 뒤흔들며 세상과 인간에 관해 눈을 떠가는 체 게바라의 행적을 고스란히 포착해 생생하게 담은 당 영화는, 보는 이의 가슴을 후끈하게 달구며 울림 깊은 감동을 전해 줄 것이라 믿는다.
● 생사결 (Duel to the Death)
감독: 정소동.이형표 l 1982년 한국.홍콩 합작 l 87분
중국과 일본의 무림 고수들이 문파의 출중한 무예를 드높이고 갈고닦은 서로의 실력을 겨뤄보고자 무술대회를 갖는다. 허나, 극악한 무리들의 계략에 의해 명예를 중심하는 무도인의 협을 버리고 일본은 일단의 닌자들을 불러들여 중국의 소림사를 습격한다. 뜻하지 않은 혈전으로 쌍방의 고수들은 하나 둘 운명을 달리하고, 끝내 궁극의 무예를 간직하고 있는 일본의 사무라이와 중국의 무사는 피의 복수를 부르짖으며 넘쳐흐르는 비장미 속에서 대 혈투를 벌인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영웅>과 <연인>의 무술설계를 담당한 정소동 감독의 연출데뷔작이자, 당시 유행하던 한국.홍콩의 합작품이다. 현 무협영화 와이어 액션의 대가라 불리는 그답게 시원스럽고 박력 넘치는 활극 이미지들로 잠시라도 눈을 뗄 틈이 주어지지 않는다, 고 영화를 미리 본 동료 기자들은 전한다. 또한 중국과 일본의 고유 무술이 확연히 구분되게끔 치밀한 동작을 선보이고, 장철의 예의 그 사지절단의 B급 쾌감마저 와락 느낄 수 있는 하드고어적인 엽기발랄한 장면도 다수 포진돼 있다, 고 또 나서대며 <생사결>을 앞서 맞닥뜨린 동료들은 말한다.
뿐만 아니라 “비장미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외쳐도 별 무리가 없을 만큼 최고의 명장면이라 다들 게거품 물며 추켜세우는 마지막 대혈투 신은, 소싯적부터 숱하게 들어왔고 봐왔던 부산 태종대의 자살바위에서 촬영됐다고 하니, 색다른 재미 역시 기대된다.
● 대사건 (Breaking News)
감독: 두기봉 l 2004년 홍콩 l 90분
은행 강도단과 경찰이 인파가 북적이는 도심 한 가운데서 무차별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하자 온 국민의 시선은 그곳으로 쏠린다. 허망하게도 정의를 수호하는 경찰들은 이 급박한 상황이 TV 생중계로 중계되고 있음에도 그만 은행 털이범들이게 힘 한번 제대로 못쓰고 당하는 수모를 겪고 만다. 곤두박질 친 경찰의 위신을 살리고자 형사들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헬멧에 무선 카메라를 설치하고 자신들을 이 꼬라지로 전락시킨 갱단을 검거하고자 대대적 작전에 나선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당 영화의 감독인 두기봉은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과 더불어 당대 홍콩 영화와 영화 산업을 진두지휘하는 최전선에 위치한 영화인이다. 물론, 그의 최신작인 <대사건>의 초반, 5분여에 이르는 한마디로 죽인다는 표현밖에 안 나온다고 전해지는 도심에서의 롱테이크 총격신을 직접 목도하고 싶기에 그렇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히트>의 그것을 방불케할 만큼 가히 발군이라 한다. 뭐 또 나쁜 놈들의 아우라가 값싸 보이지도 않고, 닭장 같은 그들의 고층아파트와 마천루 사이를 오가며 해대는 총질의 긴장감이 기이하게도 날 방송으로 아찔한 현장감을 쓸어 담는 카메라의 셔터질 사운드로 전이되는 묘한 시청각적 체험도 <대사건>을 통해 할 수 있단다.
● 2046
감독: 왕가위 l 2004년 홍콩 l 120분
리첸(장만옥)과의 처연한 사랑의 기억을 앙코르와트 사원에 봉인했던 챠우(양조위)는 기억을 되새기고 못 다한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자신의 소설 2046을 호텔 2046호에 머물며 써내려 간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못하고 지독한 기억에 빠져 사는 챠우는 그곳에서 상처를 안고 사는 세 명의 여인과 만남과 이별을 거듭하며 결국엔 현실의 메마른 인간관계에 못 이겨 소설 속에서 또 다른 사랑을 이야기한다.
왜? 무작정 구미가 당기는데
솔직히 다 알면서~~~~~~~어쨌든,
예매가 스타트 된 지 단 4분여 만에 표가 동이 나 버린 초유의 매진사태는 당 영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단박에 보여 주는 극명한 사례다. 양조위, 장쯔이, 유가령, 기무라 타쿠야, 공리, 왕페이, 장만옥 등 웬만해선 집합하기 힘든 초호화울트라캡숑의 캐스팅도 한몫했다만, 무엇보다 왕 대인의 최신작이라는 점, 이것만큼 오감을 저리게 하는 묘약도 없다. 게다, 칸에서 최초 상영된 프린트와는 달리 보충촬영을 더해 새롭게 완성된 편집본이라 하니 더욱이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여튼, 부유하는 양조위의 의식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를 중첩시킨 내러티브와 탐미적 이미지를 집대성한 왕 대인의 <2046>은, 우리들의 시신경을 황홀하게 교란시킬 매혹적인 작품에 다름 아니라 사료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