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의 이병헌, <겨울연가>의 최지우, 연기파 추상미와 신세대 스타 김효진까지, 초호화 캐스팅이 뭉쳐 세 자매와 한 남자의 짜릿하고 은밀한 로맨스를 섹시하게 보여주는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음악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독특한 캐릭터만큼이나 다채롭다. 오페라와 클래식, 탱고에서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캐릭터들을 대변하는 숨은 재미를 찾아낸다면 일석이조.
세 자매의 욕망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매력남 ‘수현’의 테마곡은 오페라의 아리아.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은 애절하고 서정적인 선율의 아리아로 영화 속에서 수현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 흘러나오며 ‘수현’이라는 캐릭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한 층 더 돋보이게 한다. 추상미가 맡은 첫째 ‘진영’은 일상에 젖어 사랑의 흥분을 잊고 살아가는 주부. ‘수현’을 만나면서 자신의 여성적 매력을 다시 느끼고 파격적으로 변신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탱고와 살사 같은 열정적인 라틴 음악들이 그녀의 변신을 표현한다. ‘진영’의 테마곡인 ‘Irresistible Love’는 수현의 매력에 빠져드는 마음을 때론 잔잔하게, 때론 격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소설 속의 사랑을 꿈꾸는 쑥맥 학구파 둘째 ‘선영’의 캐릭터는 클래식으로 표현된다. 사랑도 섹스도 책으로 공부하는 순진한 캐릭터에서 점차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캐릭터로 변화하는 인물 ‘선영’의 음악 역시 클래식한 소품에서 코믹한 색소폰 연주곡까지 변모하게 된다. 테마 ‘죽음을 택한 사랑’은 멋진 바이올린 솔로가 빛나는 곡. 김효진이 연기한 셋째 ‘미영’은 자유분방한 재즈보컬이자 ‘수현’에게 먼저 프로포즈 하는 적극적인 여성. 특히 김효진은 영화 속에서 직접 재즈 스탠다드 곡들인 ‘Bei Mir Bist Du Schon(내 사랑 그대여)’과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을 직접 불러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기도 했다.‘미영’에게 차이는 남자친구역을 맡은 가수 탁재훈이 직접 부른 센티멘탈송 ‘Come Rain or Come Shine’, 록 버전과 보사노바 버전으로 편곡되어 엔딩 타이틀을 장식하는 영화의 타이틀곡 ‘Everybody Has Secret’ 역시 감칠맛난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O.S.T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음악감독을 맡은 심현정. 영화 <밀애>뿐만 아니라 클라리넷 선율이 돋보였던 <올드보이>의 테마곡으로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실력파 심현정이 음악감독을 맡아, 현악기와 관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감각적으로 살려냈다. 경쾌한 탱고 선율과 보사노바 계열의 리듬은 로맨틱 섹시 코미디라는 장르와 컨셉의 조화를 이끌어낸다.
한 매력적인 남자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하는 세 자매의 해프닝을 희극화한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비밀은 있다’ 는 영화 음악만으로도 세 여자의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며 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한 막내 미영의 재즈와 책과 이론에 묻혀 소설 속의 사랑을 꿈꾸는 둘째 선영의 클래식, 그리고 일상에 젖어 사랑의 흥분을 잊고 살아가던 주부 진영의 탱고 등. 특히 퍼커션 정정배, 기타 이성렬, 건반 전영호, 브라스 TST 등의 뮤지션이 Afro-Cuban 스타일의 다양한 음악을 연주한 트랙들을 접할 수 있다.
- <누구나 비밀은 있다>의 음악감독 심현정 2004.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