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스스로 자제해 버리고 변질시켜 버린 사랑에 대한 순수한 감정을 존재가 불분명한 한 사내를 통해 순수한 감정으로 회귀 시키며 사랑에 대한 진실을 깨닫게 한다. 한 가족인 세 자매를 동시에 사랑하게 만드는 너무나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수현을 맡은 이병헌은 특유의 던킨 도너츠표의 스마일이 연기의 최고치를 이루게 만든다. 실제로 남자들이 봐도 너무나 사랑하고 싶어지게 만들 정도로 너무도 멋진 미묘한 매력을 지닌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가중시키고 있다.
최고의 여배우들이 세 명씩이나 함께 출연한다는 것과 꽤나 섹시하게 나온 다는 소문으로 인해 초미의 관심이 된 것도 사실이다. 추상미와 최지우 그리고 김효진까지 멋진 여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연기를 한 것 까지는 틀리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노출에서는 실망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노출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홍보에서 느끼는 그런 정도의 노출은 없다는 것이다. 감독 스스로가 노출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기도 하다. 무작정 벗고 즐기는 진부한 노출이 아니라 벗는 장면에서도 스토리의 진행에 꼭 필요해서 전혀 어색하거나 노출에 신경이 쓰이는 그런 종류의 노출은 보이지 않고 당연한 듯 다가온다. 오히려 여배우들의 챙겨 입은 의상에서 성과 사랑에 대한 억압이나 왜곡에서 오는 성적인 느낌이 노출이 많은 영화보다 더욱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누구나 비밀은 잇다>는 크게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처음 이병헌을 만나게 되는 막내 김효진의 참사랑 찾기를 시작으로 둘째 최지우의 성에 대한 해방을 거쳐 첫째 추상미의 유부녀가 겪는 일탈적 자극 에피소드까지 각 세 자매의 특성에 맞는 이야기들을 잘 통제하며 영화는 진행되고 있다. 거기에 막내의 첫사랑 여친과 잠자리 같이하기나 엔딩으로 자리한 신이와 정준하의 엉뚱한 커플 이야기까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누구나 가진 사랑의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아주 상쾌하고 즐겁게 담아내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테마음악들이 있어 그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데 특히 김효진이 직접 부르는 음악은 영화의 매력이라 할 정도로 크게 다가오고 있다.
또한 조연들의 연기나 역할들이 너무나 뛰어나 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준다. 선우용녀의 일상적인 말투나 공형진의 엽기적인 에드립이 가히 예술이다. “맷돌집안이라...”고 하는 대사는 자칫 도덕적으로 물의가 될 수 있는 영화의 스토리를 적절하게 잘 상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사랑의 메신저 역을 톡톡히 잘 소화해 내고 있는 수현의 판타지적 분위기는 멜로나 코미디 혹은 드라마 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만드는 최고의 장치로 작용한다. 하지만 추상미의 사랑에 대한 일탈과 남편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부분이 다소 미약한 느낌이 있으며 이야기의 주된 초점이 섹스에 맞추어진 느낌이 드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 중 하나이다.
사랑을 시작하거나 혹은 진행형인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한번쯤 자신이 상대방을 위한 사랑을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 다소 시들해진 사랑을 하고 있는 혹은 영화 속 대사처럼 “가족끼리 무슨 섹스야.”라는 생각을 가질 만큼 지나치게 가까워진 사랑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밀은 있다>를 통해 자기 속에 있는 사랑의 감정이 새롭게 싹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