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을 위한, 전지현에 의한, 전지현의 영화라는 악명을 날리고 있는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 그러나 쏟아지는 평단의 혹평과 관객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여친소>는 적지 않은 이들에게 호감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배우를 흠모하는 팬들의 응원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여친소>의 감성적이고 푸짐하게 꾸며진 O.S.T가 큰 몫을 한 게 아닐까.
총 16곡이 수록된 <여친소>의 O.S.T는 풍부한 감성으로 푸짐하게 구성되어 있다. 한번씩 들어본 듯한, 그리고 오랫동안 귀에 남아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총집합 하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유명한 락그룹 X-JAPAN의 `Tears`(MC THE MAX가 리메이크 하여 더욱 유명한 곡)를 비롯하여 국내 최고의 힙합 뮤지션 MC 스나이퍼의 `BK Love`, 유미의 목소리로 듣는 밥 딜런의 ‘Knockin on Heaven’s Door’ 프랑스 현대음악의 거장이자 클래식 음악의 인상파 작곡가 에릭 사티 (Erik Satie)의 피아노곡 ‘짐노페디(Trois Gymnopedies - No. 1:lent et douloureux)’ 등 각 나라와 장르,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의 주옥 같은 곡들만을 선별한 곽재용 감독과 최승현 음악감독의 욕심 역시 <여친소> O.S.T를 빼어나게 만든다. 물론 완성도 있는 음악을 위해 체코의 현지 오케스트라단에 의뢰하여 오케스트라 버전으로도 연주된 ‘Knockin on Heaven’s Door’와 국악버전과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각각 연주된 ‘Stay’를 들어보면 <여친소>의 O.S.T가 단지 뛰어난 선곡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누명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여친소> O.S.T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전지현이 출연한 뮤직비디오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이름을 알린 가수 유미(Youme)의 싱글 앨범과 함께 발매되었다는 점이다. 영화의 마케팅과 가수의 이미지, 앨범 홍보와 판매가 갖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이 같은 기획 역시 영화 <여친소>가 추구한 PPL 마케팅의 한 부분. 유미는 이번 <여친소>의 O.S.T와 함께 발매된 싱글을 통해 영화에서 `Knockin Heaven`s Door` 외에도 영화 속 경진(전지현 분)과 명우(장혁 분)의 행복한 사랑의 테마송으로 곽재용 감독 부녀가 함께 만든 테마곡 `바람이라도 좋아` 등 총 5곡의 새로운 노래로 감성적인 보이스를 들려준다.
<여친소>는 한국영화 최초로 아시아 3개국 동시개봉을 이루어낸 기념할 만한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여친소>를 영화로 기억할 지 아니면, 하나의 상품으로 기억할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가슴 깊이 자리한 애틋한 감성을 사정없이 자극하는 <여친소>의 O.S.T를 듣고 있노라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난 것 만으로도 솔직하게 감동하며 기뻐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Knocking on heaven's door
Mama, take this badge off of me
I can't use it any more
It's getting dark, too dark for me to see
I feel like I'm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Mama, put my guns in the ground
I can't shoot them any more
That long black cloud is coming down
I feel like I'm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Knock, knock, knocking on heaven's do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