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비스트에서 마련한 ‘무비파티(Movie Party)’ 2탄이 25일, 오후 8시 무렵부터 서서히 달구어지며 성대하게 열렸다. 후웃~ ‘파티’라면, 참석자들이 화려하고 섹시한 드레스 복장을 한 채, 볼이 빨개지는 칵테일 한 두 잔씩을 홀짝이며, 즐거운 담소를 나누는 것일 수도 있지만, ‘무비파티’인만큼 분위기는 건전 방향으로 흘렀다(혹시 무비파티에 대한 재미난 아이템이 있으신 분들은 기탄없이 의견을 제시해 주세요~).
혹시나 무비스트가 주최하는 파티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살짝 귀띔해 드리자면 우선 매달마다 무비파티의 테마가 주어진다. 그 테마에 맞는 네티즌들의 색색빛깔 사연을 공모한 뒤, 사연을 올린 네티즌들을 한 자리에 모아 재미난 영화도 보고 푸짐한 경품도 드리는 것. 이번 3월 무비파티의 테마는 ‘spring fever’였다. “나른한 햇살 아래 밀려오는 춘곤증. 공부도 싫고, 일도 싫다! 내게 딱 3일의 휴가가 주어진다면~!”이라는 주제 아래, 무비스트는 네티즌들의 상상력 풍부하고, 재치있는 휴가 계획을 공모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사연을 올려주셨고, 무비스트는 그렇게 정성스럽게 사연을 보내준 네티즌들을 어제, 양동근, 황정민 주연의 <마지막 늑대> 시사회에 초대하게 됐다. 물론 시사 전, 사연이 뽑힌 네티즌들에게는 직접 사연을 낭독하고 다양한 경품을 드리는 시간이 진행됐다. 자, 그럼 영예의 1등 사연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그 주인공은 바로 ‘3일론 부족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연승일씨. ‘우선 첫날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쓴다. 그 사람들 각자가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한번쯤 되새겨봄이 필요할 것 같다. 둘째날은 바다를 보러간다. 보기에는 끝을 알 수 없는 해안선을 바라보면서, 나의 능력도 그러하리라는 믿음을 얻는다. 셋째날은 나른한 봄날에, 좋다는 음식들을 찾아서 가족들과 함께 대화하며 먹는다.’라는 멋진 사연을 주셨다.
|
그렇게 열기가 무르익으면서, 약 9시쯤부터 파티의 주메뉴인 <마지막 늑대> 상영이 시작됐다. 각박한 도시에서 목숨을 담보로 숨가쁘게 살아가던 ‘최철권(양동근)’ 형사. 그가 어느날 모든 것이 다 싫어져 훌쩍 강원도 오지로 떠나게 되는 것처럼, 팽팽한 신경줄로 유지되는 우리의 삶도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려버리는 순간이 온다. 혹시 이 따뜻한 봄날에 불행히도 그런 우울감이 찾아왔다면, 모두모두 힘내시라. 단언하긴 어렵지만, ‘전화위복’을 느끼게 하는 구석이 우리네 인생에 쪼금은, 아주 쪼금은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취재: 심수진 기자
촬영: 이한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