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정우성의 캐릭터인 철민의 별명을 똥개라 지어 놓고 그의 순수하면서도 저돌적인 또라이적 행태를 부자(父子)관계와 주변 인물들 속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휴먼코미디 드라마다. 시사회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시선을 단박에 주먹! 시키며 무대인사에 나선 곽경택 감독은 “전작과 달리 어깨에 힘을 쭉 빼고 만들었다”며 운을 뗐고, 실로 간만에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극장을 찾은 정우성은 인산인해를 이룬 풍경의 만족스러움을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기자인지 궁금하다”며 에둘러 표현한 후 “내가 극장 안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꼭 기억들 하시라!”며 재미나게 볼 것을 부탁했다.
경남 밀양에서 올 로케이션 된 <똥개>는 곽경택 영화답게 사투리가 진하게 배어 있고, 그것을 실어 나르는 정우성과 그의 아버지 김갑수 그의 상대역 엄지원 그의 불구대천지원수 김태욱의 호연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똥개의 인간미 나는 냄새는 7월 16일부터 전국에 확 확산될 예정.
Q: 시사회를 끝낸 소감은
곽경택(감독) 다섯 번 째 작품인데도 시사회는 늘 다리에 힘을 빼 놓는다. 무엇보다 스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김갑수: 난 오늘 완성된 영화를 처음봤다. 상당히 재미있더라. 물론, 항상 아쉬움은 남는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정우성: 이번 작품처럼 남들에게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물어볼 게 많은 영화도 없었던 것 같다. 사투리를 잘했는냐?, 사투리가 어울리느냐?, 재미있었느냐?.
Q: 처음 시나리오를 보았을 때 어땠나
정우성: 원래 처음 시나리오는 이것과는 다른 장르의 영화였다. 그 중 어느 어떤 부분이 무척이나 가슴에 와 닿아 영화를 하게 됐다. 어쨌든, 현재 철민의 캐릭터가 더 나은 것 같다. 풋풋하고 따뜻한 것 같아서.
Q: 가장 어려웠던 점
정우성: 농담으로도 잘 써보지 않았던 사투리였다. 처음엔 부담이 컸지만 감독에게 조금씩 배우다보니 익숙해졌고 재미도 있어졌다.
김갑수: 과연 정우성과 내가 부자관계처럼 보일까 걱정했다(웃음).
Q: 영화제목이 <똥개>인데 부담은 안 됐나
곽경택: <똥개>라는 제목이 부담이 가서 제목을 바꿀까 했다. 하지만 나의 친 아버님이 “야, 대한민국에 똥개 아닌 사람이 어딨냐! 그 좋은 제목을 왜 바꿔!”라고 언질을 주셔 그냥 쓰기로 했다.
Q: 지금까지 연출해왔던 작품 중 여성의 비중이 적은 영화가 많은데
곽경택: 일부러 여성의 역할을 줄인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힘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특별하게 다른 의도는 없다.
Q: 사투리를 항상 구사하는 영화를 주로 찍어왔는데 차기작도 그러한지.
곽경택: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거다. 다음 영화는 표준어를 쓰는 영화를 찍을 생각이다. 그리고 사투리를 자주 애용하는 이유는 나의 말이 아닌 것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Q: 실제로 개를 좋아하는가
정우성: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구나 하는 정도의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Q: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곽경택: 보시다시피 큰 영화가 아니다. 조그만 동네의 조그만 영화이다. 애초 깊은 메시지를 전달할 욕심은 없었다. 다만, 부자지간을 또는 한 가족을 구성하는 조건 같은 것을 보여줄 생각이었다. 물론, 영화를 촬영해나가면서 나 스스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Q: 마지막으로 인사말 한 마디
정우성: 전작과는 다른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보이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부디,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은 멋진 그림을 담아내야만 하는 중차대한 국가적 사명감을 띤 언론의 요청에 의해 “영화 <똥개> 파이팅!”을 두 번 연출하고 다음 스케줄에 따라 어디론가 이동했다.
취재: 서대원
촬영: 이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