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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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에드가 라이트
배우: 글렌 파월, 윌리엄 H. 머시, 리 페이스, 콜맨 도밍고, 조슈 브롤린
장르: 액션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3분
개봉: 12월 10일
간단평
독점 기업 ‘네트워크’가 일상을 통제하는 근 미래. 사람들은 리얼리티 쇼 ‘더 러닝 맨’에 열광한다. 30일 동안 살아남으면 10억 달러가 주어지는 서바이벌 게임이지만, 함정은 잔혹한 전문 헌터들의 추격과 시청자들의 실시간 제보 탓에 끝까지 버틴 참가자는 단 한 명도 없다는 것. 직장에서 해고된 ‘벤 리처즈’(글렌 파월)는 아픈 딸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결국 이 게임에 몸을 던지게 된다.
<탑건: 매버릭>, <트위스터스>로 친숙한 글렌 파월과, <베이비 드라이버>,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입증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만났다. 가상의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더 러닝 맨>은 스티븐 킹이 리처드 바크먼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1982년 작 ‘러닝맨’을 원작으로 한다. 흥미로운 건, 소설이 상정한 근미래가 바로 2025년이라는 점이다. 국가의 정보 조작과 통제가 일상화되고, 중산층과 하류층이 극명하게 갈라진 디스토피아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는 이 세계관을 거의 그대로 이식해 왔다.
영화는 SNS 시대의 군중 심리를 날카롭게 비튼다. ‘네트워크’에 반항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일자리를 잃은 벤은 결국 서바이벌을 가장한 데스게임에 내몰린다. 헌터들과의 추격전은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은 예사다. 더, 더’를 외치며 자극적인 쾌감을 탐닉하는 대중, 도파민에 중독된 대중에 부응해 영상을 조작하며 쇼를 연출하는 네트워크의 윗선까지. SNS에 매몰된 현재의 시대성이 그대로 반사된다. 통제 사회에는 언제나 균열이 생긴다. 시스템에 반감을 품은 이들이 벤의 조력자로 나서고, 그의 도주와 반격은 점점 더 파란만장해진다. 급기야 그는 대중적 영웅으로 떠오르게 되는데, <더 러닝 맨>은 이러한 변화를 현세대의 SNS 문법을 적극 활용하여 스피디하고 박력 있게 밀어붙인다. 만화적 상상력, 음악과 리듬을 활용한 시퀀스 구성, 클리셰 뒤틀기 등 감독 특유의 스타일은 원작이 지닌 메시지를 흡수하면서도 관객을 거침없이 한호흡에 근미래 세계로 끌어들인다. 전작에서 함께한 스티븐 프라이스는 이번에도 음악을 맡아 영화의 질감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었다. 여기에 한국의 정정훈 촬영 감독이 합류해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완성했다.
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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