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김대우
배우: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
장르: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15분
개봉: 11월 20일
간단평
지휘자‘성진’(송승헌)과 첼리스트 ‘수연’(조여정)은 결혼을 앞두고 새로 단장한 멋진 주택에 살던 어느 날, 수연이 ‘결혼할 준비가 아직 안 된 것 같다’는 영상편지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행방이 묘연한 수연 생각으로 괴로운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라고 자기를 소개하는 첼리스트 ‘미주’(박지현)이 나타나고 성진은 미주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동명의 스페인과 콜롬비아 합작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페이스>는 골격만 따오고, 그 내부는 김대우 감독과 배우들이 그들만의 접근과 시선으로 새롭게 디자인하고 채색한 밀실 스릴러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음란서생>(2006) <방자전>(2010) <인간중독>(2014)까지 성인 영화에 일가견을 보인 김대우 감독이 근 10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인간중독>으로 임지연이라는 대형 신인을 발굴한 김 감독은 <히든페이스>에서도 역시 과감한 신인캐스팅으로 영화에 신선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한층 농밀해지고 품격 있는 어른 로맨스를 완성했다. 스토리라인을 보면, 두 여자와 한 남자 다시 말해 약혼녀가 사라진 후 그녀의 후배에게 욕망하는 남자의 삼각 로맨스 혹은 얼룩진 치정 로맨스가 언뜻 연상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첫인상은 소위 '고급스러움'이다. 주인공들의 직업이 지휘자와 첼리스트 연주자인 만큼 슈베르트의 클래식 선율이 시종일관 영화를 우아하게 휘감고 있다. 노출의 원색적 소비를 지양하고, 원작을 새롭고 준수하게 변주했다.
캐릭터의 면면도 흥미롭다.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지만 의뭉스러운 욕망덩어리 흙수저 '성진', 에고이스트이자 나르시시스트 금수저로 예측이 안되어 불안불안한 '수연'. 여기에 도무지 그 속내를 가늠하기 힘든, 깊은 어둠 혹은 순백의 순수함의 양면성을 지닌 가장 궁금증을 일으키는 '미주'까지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구축했다. 더불어 송승헌 조여정 박지현은 캐릭터를 200% 끌어올린 준수한 연기로 차분한 흐름 속에 심박수를 높인다. 오케스트라 단장이자 수연의 엄마로 분한 박지영의 감초 연기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우아한 클래식 세계 속에 천박함이라는 조미료를 톡톡 뿌려 감칠맛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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