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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이기 (오락성 6 작품성 8)
룸 넥스트 도어 | 2024년 10월 21일 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페드로 암모도바르
배우: 틸다 스윈튼 줄리안 무어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7분
개봉: 10월 23일

간단평
유명 작가인 ‘잉그리드’(줄리안 무어)는 우연히, 오래전 잡지사에서 함께 일했던 친한 친구 ‘마사’(틸다 스윈튼)의 암 투병 소식을 듣는다. 병원으로 찾아가, 연락이 닿지 않았던 시간 동안 쌓인 회포를 풀던 두 친구. 어느 날 마사는 잉그리드에게 간곡한 부탁이 있다고 고백한다.

싱글맘이자 종군기자로 누구보다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아온 여성, 병이 선사하는 죽음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떠날 시기를 선택한 여성. 신약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음 스텝을 준비하려는 마사다.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가 오랜 친구로 호흡을 맞춘 영화 <룸 넥스트 도어>는 죽음 앞에서 선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이기를 무심한 듯 날카롭게 다룬 작품이다. 존엄하게 죽기 위해 안락사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려는 마사는 왜 홀로인 상태에서 떠나기를 두려워할까. 죽음의 순간, 옆방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서 그녀는 어떤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던지는 동시에 죽는 순간까지 타인보다는 자신이 중요한, 이기심의 한 조각을 엿본 듯한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이기도 하다. 뛰어난 미장센과 뚜렷한 색의 대비로 서사의 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장기를 지닌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답게 의상, 소품, 벽지 등을 활용하여 무채색의 일상에 알록달록한 생기를 더했다. 거의 두 친구의 대화로만 극이 진행되는 단출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이 나누는 대화에서 묻어나는 인생의 연륜과 통찰로 인해 텍스트 이면의 것들을 유추하고 곰곰이 생각하게끔 하는데, <룸 넥스트 도어>가 지닌 서사적인 힘이라 하겠다.

특히, 모성은 타고나는가 부여되는 것인가라는 난제는 전작인 <패러렐 마더스>(2021)의 연장선에 있는 인상이고, 존엄사와 이에 따른 부담 혹은 대가에 관한 터치는 프랑수아 오종의 <다 잘된 거야>(2021)를 떠올리게 한다. 틸다 스윈튼은 마사와 그의 딸 ‘미셀’로 1인 2역을 연기했다. 제81회 베니스국제영화제(2024) 황금사자상 수상작이다.





-지적이고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영화, 줄리언 무어와 틸다 스윈튼의 분위기, 대사 등에 매료된다는
-모성 지상주의자 혹은 자살 극렬 반대론자라면 감흥이 확실히 떨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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