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로즈 글래스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오브라이언, 에드 해리스, 안나 바리시니코프, 데이브 프랭코
장르: 범죄, 멜로, 로맨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04분
개봉: 7월 10일
간단평
체육관 매니저로 일하며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는 ‘루’(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보디빌딩 대회 우승을 꿈꾸며 무작정 고향을 떠나온 ‘잭키’(케이티 오브라이언).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이나 우연히 만난 순간부터 서로에게 이끌리고, 루는 갈 곳 없는 잭키에게 자기 집에 머물러도 좋다고 허락한다.
아드레날린이 분출하는 짜릿짜릿한 퀴어 로맨스다. 지금은 퀴어 영화를 색안경 끼고 보는 인식이 촌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존중받는 시대지만, <러브 라이즈 블리딩>의 배경은 1980년대 후반, 멕시코 국경 근처의 어느 마을. 시대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마초이즘이 기본 장착된 세계인데, 두 주인공은 거리낌 없이 사랑을 향해 돌진하고 그 방해물은 과감히 부숴버리고 만다. 이런 그들의 직진은 긴장감을 서서히 고조시키고, 절실하고 찐한 감정을 제대로 길어 올려 범죄물로서도 로맨스로서도 성공적인 면모를 보인다. 두 연인의 농도 짙은 애정씬은 예쁘게 포장하여 어떤 판타지에 부응하기보다 성인 연애의 리얼함을, 시대상을 반영한 거칠고 폭력적인 남성성을 대표하는 두 인물을 무자비하게 응징하는 시퀀스는 통쾌함을 선사한다. 기발한 발상으로 허를 찌른 이 응징은 상대적으로 억압되고 족쇄가 채워졌던 당시의 여성을 대변해 세상에, 남성에 위트 있게 날린 ‘빅엿’이라 하겠다. 질퍼질퍽 낭자하게 흐르는 피와 혼연일체를 이루며 범죄로맨스의 관습을 비튼 영화의 개성에 날개를 달아준다. 데뷔작 <세인트 모드>(2019)로 크게 주목받은 로즈 글래스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90년대 생인 젊은 감독답게 반항적인 시선으로 스타일리시하게 ‘미친’ 로맨스를 완성했다. 지난 4일 개막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이다.
2024년 7월 9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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