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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시선만큼은 확실하게 붙잡는다 (오락성 7작품성 7)
파묘 |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장재현
배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장르: 미스터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34분
개봉: 2월 22일

(*스포 포함!)

간단평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대대로 내려오는 큰 부자이지만, 기이한 병이 장손에게 대물림되는 한 집안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파악한 화림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을 불러 ‘큰 건’을 하나 해결하자고 한다.

<파묘>는 <검은 사제들>(2015) <사바하>(2019) 단 두 편으로 한국 오컬트 장르의 대가로 우뚝 선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자, 35년 연기 경력의 최민식이 최초로 출연한 오컬트물이라는 점에서 일찍이 주목받은 작품이다. 카톨릭 사제와 구마의식, 기독교 목사와 사이비 종교를 다룬 전작에 이어 무당, 풍수사(지관) 등이 등장하는 무속에 기반한 작품이라 더욱더 기대감을 높였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베를린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영화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몰입감과 흡인력은 높으나 오컬트 특유의 공포와 오싹한 정서는 약한 모습이다. ‘첩장’(관이 두 개)된 묘라는 설정이라 ‘파묘’를 두 번 행하는데, 감독은 첫 번째는 무당을 두 번째는 지관을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삼아 전개해 나간다. 이러한 캐릭터의 역할 분담에 따라 <파묘>는 시작과 끝의 분위기와 결이 다른, 그 온도차가 큰 작품이다.

무당이 주도하는 전반부는 분위기와 정서로, 지관이 주도하는 후반부는 선뜻 예측하기 힘든 서사의 흐름으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김고은이 직접 소화한 대살굿판, 파묘와 이장 같은 전통의식과 스산한 분위기, 불안감을 고조하는 음악 등은 초반 긴장감을 형성하는 주요한 포인트다. 공포영화의 관습적인 표현과 상대적으로 약한 스토리텔링을 보완하며 무언가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조마조마한 공기를 성공적으로 이어간다. 두 번째 파묘 이후, 감독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노선으로 방향을 확 튼 인상이다. 전반부에서 언급된 ‘겁나 험한 것’보다 더 험한 무엇이 등장하는데, 그 실체가 드러난 순간부터 서스펜스와 미스터리의 동력은 확연하게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와중에도 영화는 관객의 시선만큼은 확실하게 붙잡아 둔다. 극 중 인물에게도 (아마) 관객에게도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한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퇴치할지 주시하게 만드는 까닭이다. 다만 장재현 감독이 밝힌 바대로 ‘우리 땅, 우리 역사의 상처를 영화적으로 흥미롭게 파묘’하기 위해 택한 공포 기제와 그 활용에는 호불호가 엇갈릴 거로 보인다.



2024년 2월 2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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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것 못 보는데 괜찮을까? 걱정 뚝! + 색다른 귀신 혹은 괴물 등장!
-몰입감이 높은 건 맞는데 촘촘하고 빈틈없는 짜임새냐고 묻는다면 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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