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정지영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장르: 드라마/ 범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3분
개봉: 11월 1일
간단평
1999년 전북 삼례의 작은 슈퍼에서 강도치사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으로 지목된 세 소년의 자백으로 일사천리 마무리된다. 이듬해 반장으로 새롭게 부임한 ‘황준철’(설경구)은 진범의 제보로 재수사에 착수하지만, 오히려 미움을 사 외지로 좌천되고 만다. 16년 후 복귀한 준철 앞에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였던 슈퍼집 딸 ‘미숙’(진경)과 소년들이 찾아온다.
삼례 나라슈퍼사건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비롯해 탐사보도에서 여러 번 다뤄져 익히 아는 사건이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한 세 청년은 2016년 재심을 통해 사건 발생 17년 만에 최종적으로 무죄를 확정받았다. 결과가 이미 알려진 만큼 영화 <소년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올해로 연출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이 이 이야기를 꺼내든 의도일 것이다. 실화를 극화하는 과정에서 감독은 실존 인물이 아닌 허구의 캐릭터 ‘황준철’을 내세웠고, 2000년과 2016년이라는 과거와 현재 두 시점을 교차로 보여주며 범죄·수사극으로의 면모를 높였다. 실화의 요체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보강한 셈이다. 덕분에 소년들이 아닌 황준철이라는 인물에 집중하게 되는데, 감독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한층 부각되는 인상이다. 영화는 가진 것 없고 배우지 못해 범인으로 몰린 ‘소년들’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지 못한 시스템과 이를 먼발치에서 접하고 흘려보내고 만 국민들 모두 일정 부분의 책임이 있고, 영화를 계기로 한 번 주위를 둘러볼 것을 환기하고 있다. 나아가 과오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조직과 문화의 확산이 제2의, 제3의 소년들이 발생하지 않을 사회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2023년 11월 2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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