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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코미디 ‘워터보이즈’ 홍보차 내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 공식기자회견 | 2002년 7월 31일 수요일 | 컨텐츠 기획팀 이메일

남자 고등학생들이 단체로 수중발레를 한다고? 튼튼한 남고생들이 수영도 다이빙도 아닌 수중발레라니 이게 왠 일인가. 그러나 이런 황당한 일이 영화로 찾아온다. 바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워터보이즈>가 그 주인공. <비밀의 화원>,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로 창의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젊은 감독,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최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워터보이즈>의 홍보를 위해 내한, 지난 7월 30일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커다란 안경에 체크남방과 청바지를 입은 캐주얼한 차림으로 약간은 긴장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선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취재진들에게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말문을 열었다. 장난기를 감추고 있는 소년 같은 얼굴의 야구치 시노부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답변으로 장내를 잔잔한 웃음으로 채우면서 <워터보이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Q. 소재가 독특하다. <워터보이즈>를 기획하게 된 동기는?
A. 물론 남자 수중발레는 없지만, 영화의 모델이 된 가와고에 고등학교의 수영부는 매년 학교 축제때 수중발레를 공연한다. 남자고등학교이기 때문에 축제때 한번만 여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 여학생들의 관심을 얻고자 하는 불순한 동기로 수중발레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동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기획하게 되었다.

Q.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 계획은 있는가?
A. 이번이 한국이 처음은 아니다. 10년전 가라오케 비디오를 감독하기 위해 2~3번 왔었고 부산 영화제때도 왔었다. 한국인들의 영화를 대하는 자세가 파워풀하고 적극적이어서 한국영화계가 활기가 있는 것 같아 부럽다. 한국에서는 이미 나의 작품인 <비밀의 화원>이 리메이크되어 관객들에게 나의 작품이 생소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닿는다면 한국에서 작업하고 싶지만 그것은 자금을 대어줄 수 있는 물주를 만나야 가능한 일이다.(웃음)

Q. 이전 영화들속에서도 주인공 ‘스즈키’와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 것 같은데?
A. 주인공인 ‘스즈키’의 한심한 모습은 나 자신을 모델로 했다. 영화속의 인물이 남자일 경우는 그 사람을 이해하는 기준이 나 자신이 되어 나를 기준으로 캐릭터를 창조하다보니 비슷해지는 것 같다.

Q. 촬영 중 에피소드는?
A. 영화속의 수중 발레 장면을 연습하면서 많은 배우들이 다치고 병이 나기도 했다. 배우들은 오디션을 통해 뽑아 1개월동안 수중발레 장면을 위해 합숙을 하며 처음부터 가르쳤다. 합숙과정이 매우 힘들 것 같아 배우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지방에 있는 수영장을 빌려 합숙을 했다. 배우들의 부상이 잦아 근처 병원에 출근하다시피 하여 많은 돈을 벌게 해줬고 제작비중에서도 병원비가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 같다.(웃음)

Q.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A. <워터보이즈>는 작년에 만든 영화이고 지금 일본에서는 올해 만든 신작 <파르코 픽션>이 공개되었다. 디지털 필름으로 찍은 초저예산 영화로 옴니버스 형식을 띈 단편영화이다. 다음 영화는 아직 생각중에 있다.

Q.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자신만의 영화관이 있다면?
A.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즐거워하지 않으면 마음에 들지 않고 반드시 즐거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 재미있기를 기대하듯이 나를 포함해서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소감은?
A. <조용한 가족>, <반칙왕>, <쉬리>를 보았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의 힘이 느껴졌다. 한국 영화들은 감독의 입장이 아니라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영화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워터보이즈>는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수중발레를 대담하고 화려한 안무와 춤으로 재탄생시키는 남자고등학생들을 등장시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중반란’을 일으킨다. 야구치 시노부 감독 특유의 감각을 바탕으로 기분좋은 웃음과 젊음이 공존하는 시원한 청춘 코미디 <워터보이즈>. 올 여름 최고의 웃음이 기대된다.

취재: 구교선 / 촬영: 신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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