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감독: 이원석
배우: 이하늬, 이선균, 공명
장르: 코미디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7분
개봉: 4월 14일
간단평
음료 CF로 대박 터져 톱스타에 오른 이후 10여 년 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킨 여래’(이하늬). SF 영화 ‘낯선자들’의 주연을 맡아 믿을 수 없는 발연기로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만다. 낙담한 그는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남태평양의 ‘꽐라’ 섬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섬의 유력자인 ‘조나단 나’(이선균), 일명 ‘존나’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져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은퇴한다.
‘꽐라’, ‘존나’ 같은 네이밍에서 대략 짐작가듯이 <킬링 로맨스>는 웃음을 향한 야심(?)을 대놓고 드러낸 코미디 영화다. 웬 외국 할머니가 ‘한국에서 날아온 이야기’라며 동화책을 읽어주는 컨셉트로 문을 연 영화는 여래와 존나가 결혼한 후 7년이 지난 시점에서 잠시 사업차 한국을 방문하며 본격적으로 출발한다. 알고 보니 존나는 핵. 초. 나르시시스트로 여래를 예쁜 인형 취급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제약하고 있던 것이다. 존나로 인해 고대하던 연계가 복귀가 좌절된 여래는 옆집에 사는 전직 팬이자 현직 사수생 ‘범우’(공명)와 함께 그를 ‘킬’ 하기로 한다.
이원석 감독이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킬링 로맨스>는 감독의 전작 <남자사용설명서>(2013)의 B급 감성과 웃음, <상의원>(2014)의 어딘지 동화 같은 미장센이 믹스된 인상이다. 과장된 캐릭터와 연극적인 톤, ‘휙컥훅’ 같은 줄임말을 활용한 노골적인 개그 그리고 뜬금없이 왕왕 등장하는 뮤지컬적인 요소, 깔끔하게 한큐에 정리해 버리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은 타조까지 영화는 여러 장르가 혼재된 불협화음으로 가득 차 있다. 마치 울퉁불퉁한 길을 달리는 덜커덩거리는 버스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존나의 주제곡으로 그룹 HOT ‘행복’, 여래의 메인곡으로 가수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이즘’을 요소요소에 활용한 점도 특징적이다.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크지만, 이하늬 이선균 공명 세 배우의 코믹 연기가 일단 찰지고, 연출 미술 콘셉까지 모처럼 만나는 색다른 시도의 영화임은 틀림없다.
2023년 4월 13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 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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