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케이트 블란쳇, 노에미 메를랑, 니나 호스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58분
개봉: 2월 22일
간단평
커티스 음악원 출신의 피아노 연주자이자 우등생으로 구성된 하버드 대학 ‘파이 베타 카파회’ 회원, 빈 대학 음악학 박사,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 여성 수석 지휘자, 에미상,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토니상을 동시 석권한 전 세계 15인 중 하나, 그리고 여성 지휘자들을 지원하는 ‘아코디언’ 재단의 설립자. 마에스트로 ‘리디아 타르’(케이트 블란쳇)를 수식하는 수많은 표현들은 그의 천재성을 입증한다. 그렇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영광의 나날들은 갑작스럽게 위기에 봉착한다.
토드 필드 감독이 <리틀 칠드런>(2007) 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 TAR 타르 >가 지난 1월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 발표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까지 총 6개 부문의 후보로 지명됐다. 극중 ‘리디아 타르’ 역을 맡아 독일어, 피아노, 지휘까지 소화해낸 케이트 블란쳇은 베니스국제영화제, 골든글로브, 크리틱스초이스, 뉴욕비평가협회 등 유수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휩쓴 데 이어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선정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토드 필드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이 만들어낸 ‘리디아 타르’는 단순한 천재 예술가에서 그치지 않는다. 권력과 욕망의 맛에 흠뻑 취해 있고 이를 누구보다 영리하게 활용한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한 예술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여타 영화들과 차별화된다. 승승장구하던 ‘타르’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업계 최정상에 선 ‘타르’의 카리스마와 오만함이 극 초반부 강렬하게 관객을 압도한다면 후반부에서는 성공 뒤에 감춰졌던 위계에 의한 폭력과 난잡한 사생활이 드러나며 불협화음처럼 날카로운 강박과 불안을 조성한다. 영화는 괴물 같은 마에스트로의 추락을 그리는 동시에 예술계에 만연한 정치적 이해 관계까지 낱낱이 까발린다.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과 케이트 블란쳇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가 씁쓸한 뒷맛으로 나오게 되는 작품이다. <조커>(2019)로 제92회 아카데미와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 힐두르 구드나도티르가 음악 감독을 맡아 음악적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밖에 니나 호스가 ‘타르’의 아내인 ‘샤론’을,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으로 잘 알려진 노에미 메를랑이 ‘타르’의 어시스턴트인 ‘프란체스카’를 연기한다. 혜성 같이 등장해 ‘타르’의 마음을 사로잡은 젊은 러시아인 첼리스트 ‘올가’ 역은 신예 소피 카우어가 맡았다.
2023년 2월 18일 토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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