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박하선, 오동민, 오민애, 공성하, 임형국
장르: 드라마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93분
개봉: 11월 10일
간단평
첫 아이가 태어나고 1년 후 ‘정아’(박하선)는 회사에 복직한다. 그간 육아휴직으로 공백이었던 ‘정아’의 일을 대신 맡고 있던 계약직 ‘지현’(공성하)은 계약 연장을 위해 야근도 마다치 않고, ‘정아’의 엄마는 건강 악화로 아이를 돌봐줄 수 없다고 말한다. 고민하던 ‘정아’는 결국 아이를 돌봐줄 보모로 재중동포(조선족) ‘화자’(오민애)를 고용하게 되지만, ‘화자’가 아이를 데리고 사라져버린 사건이 생긴다.
단편 <잠들지 못하던 어느밤>(2016)과 <밝은 미래>(2017)를 통해 돌봄, 비정규직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허정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첫번째 아이>는 그간 감독이 던져왔던 질문들을 종합한 작품이다. 영화는 첫 아이를 가진 워킹맘을 주축으로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데서 오는 딜레마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사회초년생인 20대 여성, 초등학생 아들을 둔 40대 여성, 자녀가 장성한 50대 여성 등 여러 세대의 여성을 등장시켜 돌봄 문제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타지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재중동포 등의 사회적 문제를 두루 담았다.
최근 드라마 <며느라기>, <산후조리원>에서 현실적인 엄마 연기를 선보인 박하선이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는 ‘정아’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시트콤이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통통 튀는 매력과 발랄함은 온데간데 없고 지칠 대로 지친 얼굴로, 한껏 예민함을 풍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하선과 함께 합을 맞춘 남편 ‘우석’ 역의 오동민을 비롯해 공성하, 오민애 역시 캐릭터와 하나 된 듯한 연기를 선보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모두가 쉽게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지만 숨 돌릴 틈 하나 없이 내내 답답함과 우울한 분위기로 숨통을 짓누르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볼 만한 작품은 아니다.
2022년 11월 8일 화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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