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인간이 시각기관을 통하여 입수하는 정보는 전체 정보량의 70%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덕분에어쩌다가 뮤트(mute)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해도 대략적인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고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다. 이런 엄청난 시각의 힘을 뒤로한 콘텐츠가 등장했다. 오롯이 오디오로 승부보는 오디오무비 <층>을 만나보자.
스토리라인 한 남자가 옥상에서 투신한다. 무광빌라 403호 주민인 그의 죽음에 이웃들은 혼비백산하고, 경찰(문채원)은 수사에 착수한다. 정황상 자살 같지만, 한 가지 찜찜한 사실이 있다. 8개월 전에도 유사한 투신자살이 있었고 마침 그도 4층에 살았다. 이에 프로파일러 ‘강호’(이제훈)가 투입된다. 흔한 CCTV도 블랙박스도 없다. 단서는 오직 붐맨이었던 죽은 자가 남긴 오디오 파일뿐. 관객이 오직 오디오로 영화를 접하듯, 강호 역시 음성 증거만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4층과 5층에 사는 주민들 그리고 경비, 모두 수상하다!
구성 <층>은 총 6회로 구성됐고, 각 회는 20분 내외다. 얼추 120분의 러닝타임으로 내러티브면에서 웬만한 영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다시 말해 BGM(배경 음악)처럼 깔아 놓고 다른 일과 병행하며 즐길 오디오 콘텐츠는 아니라는 말씀. 특히 8~9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초반과 이들의 캐릭터를 파악하기까지는 꽤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영상으로 자막을 제공하고 있어서 영상을 보며 듣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상상력의 나래를 펴고 싶다면 편안하게 눈을 감고 귀를 쫑긋 세우길 권한다.
보이스 프로파일러 이제훈, 경찰 문채원, 의심쩍은 503호 남자 양동근, 뚜렛증후군 백성현 그리고 경비 강신일. <층>은 배우의 딕션과 발성이 극명하게 들어 나는 작품이다. 익히 아는 배우의 얼굴과 보이스, 목소리 연기가 매칭되면서 청취자는 자기만의 비주얼을 머릿속에 구현하게 된다. 틀에 갇히지 않고 어떤 제약도 없이 오직 청취자가 창조하는 세계, 오디오무비의 매력이다. 참여한 배우들 모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지만, 압권은 이제훈이다. 평소 이제훈의 팬이라면 꼭 청취를 권한다.
네이버 바이브는 지난해 12월 27일 앱에 ‘오디오’ 탭을 신설, 여러 장르의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하며 ‘종합 오디오 서비스’에 나섰다. 슬립가이드, 오디오무비, 사운드&뮤직 등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 맞게 골라 들을 수 있는 약 500여 편의 바이브 익스클루시브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층>은 네이버 바이브 오디오 서비스의 본격적인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네이버 바이브와 공동 기획한 ㈜스토리웨이브픽쳐스가 제작했다. 임지환 대표는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아 오디오 콘텐츠의 새 지평을 열었다.
네이버 바이브 오디오 서비스 담당 반경자 리더는 <층>의 기획과 관련해 “음원 스트리밍을 넘어 사용자들이 다양한 ‘듣는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장르의 오디오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그 의미를 짚었다. 특히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오디오무비인 만큼 “극대화된 오디오 경험을 통해 새로운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공개 후 오디오무비라는 형식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고 알렸다.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가 생겨서 반갑다”는 반응이 많다고 한다. 또 “소리에만 집중하다 보니 스토리에 직접 들어와 있는 거 같은 몰입감과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반응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반 리더는 “오디오무비의 다양한 장르적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고, “다양한 오디오무비 콘텐츠의 제작 시도가 많아져서 새로운 콘텐츠 사업 영역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사진출처_<층> 포스터/ 네이버 바이브 제공
2022년 1월 6일 목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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