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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프룻’으로 시대를 노래하다 (오락성 7 작품성 7)
빌리 홀리데이 | 2021년 11월 3일 수요일 | 박꽃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리 다니엘스
배우: 안드라 데이, 트레반트 로즈
장르: 드라마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시간: 130분
개봉: 11월 4일

간단평
흑인 목숨을 어떤 죄책감도 없이 앗아가는 반인륜적인 ‘린치’가 만연하던 1930년대 미국. 법도 그들 삶을 보호해주지는 않는다.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는 1939년 그 처참함을 시적으로 노래한 곡 ‘스트레인지 프룻’을 발표하고, 그 해에만 100만 장을 판매하며 시대를 노래하는 상징적인 아티스트 반열에 오른다. <빌리 홀리데이>가 다루는 건 이미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타가 된 그가 ‘마약과의 전쟁’을 주창하는 미국 정부로부터 구체적인 핍박을 받던 1940~50년대 이야기다.

정부의 뜻을 따르는 FBI의 암약은 ‘빌리 홀리데이’(안드라 데이)가 부르는 ‘스트레인지 프룻’을 촉매삼아 활활 타오른다. 흑인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공연장을 쫓아다니며 감시하는 FBI는 ‘문제의 곡’을 부르는 순간 ‘빌리 홀리데이’를 무대에서 끌어내린다. 가수 생명을 아예 끝내기 위해 마약 중독을 빌미 삼아 감옥에 보내려는 모함도 여러 차례 시도한다. 영제목이 < The United States vs. Billie Holiday >인 이유가 납득되는 지점이다. 한편 당초 위장 경찰이었던 ‘지미 플레처’(트레반트 로즈)는 ‘빌리 홀리데이’와 정서적으로 점차 가까워지고, 그 곁에 머물며 주인공의 캐릭터를 섬세하게 살려내는 역할을 맡는다. 리 다니엘스 감독은 폭력, 배신 등 ‘빌리 홀리데이’의 개인사를 잠식한 암담한 사건들을 때로는 파급력 있게, 때로는 사사롭게 그리며 이야기의 완급을 탁월하게 조절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무엇보다, ‘빌리 홀리데이’를 연기한 가수 안드라 데이다. 시대를 풍미한 재즈 가수와 그를 억압하는 미국 정부라는 큰 틀의 구도, 음악적 성취를 이뤄냈지만 고달픈 인생사 때문에 죽을 때까지 고통받던 개인이라는 서사가 맞물리는 어느 시점. 대망의 곡 ‘스트레인지 프룻’을 부르는 안드라 데이는 압도적인 무대 소화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첫 영화 출연작임에도 메소드 연기라고 할 만한 몰입을 보여주며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프레셔스>(2009) <페이퍼 보이: 사형수의 편지>(2012)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를 연출한 리 다니엘스 감독의 신작이다.

2021년 11월 3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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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노래한 재즈 아티스트 ‘빌리 홀리데이’, 짙게 묻어나는 분위기에 종종 찾아 들었다면 그의 인생을 만나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그 유명하다는 곡 ‘스트레인지 프룻’, 당최 어떤 멜로디고 무슨 가사인지 궁금하다면 극적인 연출과 극대화된 감성 안에서 만나볼 수 있는 무대 놓치지 말길
-인종차별, 극단적 린치, 매춘, 폭력, 모함, 배신… 인간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정서들 총집합한 작품 다 보고 나면 어쩐지 메마르고 척박한 감정만 남을지도
-빌리 홀리데이도, 안드라 데이도 잘 모른다면 작품에 대한 감흥은 다소 줄어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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