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이 컸던 리 다니엘스 감독은 캐스팅 디렉터, 매니저 등으로 일하며 할리우드에 처음 입성했다. 그러다 배우들에게 좀 더 좋은 작품을 찾아주고자 자신의 이름을 딴 제작사를 설립, 직접 영화 제작 전선에 뛰어든다. 처음 제작한 영화 <몬스터 볼>의 주연 배우 할리 베리가 74년 아카데미 사상 흑인 여성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아, 리 다니엘스는 아카데미 수상작을 단독으로 제작한 최초의 아프리카계 영화 프로듀서가 되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감독에도 도전, 할렘에서 태어나 부모로부터 온갖 학대를 받고 자란 흑인 소녀의 이야기를 흡입력 있게 그려낸 <프레셔스>의 연출을 맡아 제8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을 비롯한 총 6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며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흑인 영화가 오른 것은 처음이었으며, 이로써 그는 역대 아카데미에서 최초 타이틀 2개를 따낸 실력파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013년에는 30년 넘게 대통령 집사로 일해온 한 흑인의 인생을 담은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 역시 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초청받으며 그 명성을 굳혔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 뒤에는 바로 섬세한 연출력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용기가 있었다. 세상은 그의 진심을 귀 기울이고, 동요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빌리 홀리데이>를 통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13살, 또 다른 ‘빌리 홀리데이’ 영화 <레이디 싱스 더 블루스>를 본 그는 “최고의 경험이었다. 나와 내 가족, 그리고 우리 세상을 스크린에서 본 것이 처음이었고, 나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제작 계기를 밝혔다. 그동안 음악으로만 비쳤던 재즈 거장 ‘빌리 홀리데이’의 알려지지 않았던 삶과 사랑 이야기가 그만의 감각적인 연출과 깊이 있는 스토리 구사력으로 완성돼 기대감을 높인다. 그는 “그녀의 이야기는 내가 영화를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였고, 미국 역사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하다”라며 영화가 지닌 의미를 짚었다. 여기에, 데뷔작으로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최고의 가수 안드라 데이의 압도적 열연이 더해져, 과연 둘의 환상적인 시너지가 어떻게 발휘됐을지 예비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Filmography <빌리 홀리데이>(2021),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2013), <프레셔스>(2013), <페이퍼보이: 사형수의 편지>(2013), <샤도우박서>(2005), <몬스터 볼>(2002) 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