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이금용 기자]
배우: 스티브 쿠건, 아일라 피셔, 에이사 버터필드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04분
개봉: 10월 15일
간단평
패션계 악마로 불리는 CEO ‘리처드 맥크리디’(스티븐 쿠건)는 다수의 브랜드를 성공시키며 하이 스트리트의 제왕으로 불린다. 그는 타고난 사업 감각과 수완으로 전 세계 상위 1%의 억만장자에 오르지만 부패와 악행을 일삼으며 명성이 실추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그리스 섬을 빌려 초호화 생일파티를 개최한다. 그리고 그를 따라다니는 자서전 대필작가 ‘닉’은 ‘맥크리디’와 패션계의 실체를 인지하기 시작한다.
패션계를 넘어 정계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TOPSHOP의 CEO 필립 그린과 그가 멕시코에서 열었던 파티를 모티브로 한 <그리드>는 패스트패션 업계를 향해 거침없고 신랄한 야유를 던진다. 극 중 ‘맥크리디’의 비극적인 결말과 과장된 캐릭터들은 상상에 기반하지만 다루는 인물과 사건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영화는 풍자극인만큼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나 <빅 쇼트>처럼 블랙코미디와 경쾌한 음악이 주축이 되어 빠르게 전개된다. 여기에 구체적인 수치와 다양한 인물의 인터뷰를 삽입해 개발도상국 노동자를 착취하며 이룩된 비정상적인 수익구조와 업계의 민낯을 파헤치고 맹렬하게 비난한다.
다만 영화가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하려다보니 다소 번잡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부를 위해 부정부패도 마다 않는 주인공, 그와 대비되는 제3세계 노동자와 이민자의 참혹한 실상 등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다각적인 시선이 헐거운 매무새로 이어진다. 또한 경제와 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맥크리디’가 기업의 덩치를 불린 과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역시 단점으로 작용한다. ‘트립 투’ 시리즈의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과 스티븐 쿠건이 6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 글_이금용 기자(geumyong@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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