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꽃 기자]
감독: 윤성현
배우: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장르: 스릴러
등급: 15세 관람가가
시간: 134분
개봉: 4월 23일
간단평
폐허가 된 도시에는 노숙자가 넘친다. 상점은 문을 닫고 화폐 가치는 떨어진다. <사냥의 시간>은 국내 상황이라고 믿기에는 꽤 낯선 디스토피아로 일단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가혹한 시절을 살아가는 청춘 ‘장호’(안재홍)와 ‘기훈’(최우식)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친구 ’준석’(이제훈)의 계획에 따라 도박장을 털기로 하고, ‘상수’(박정민)의 도움으로 이를 실행한다. 문제는 그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추격자 ‘한’(박해수)이 총을 들고 따라붙어 이들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희망 없는 시절을 살아가는 청춘의 하이스트 무비처럼 보이던 초반의 <사냥의 시간>은 그들을 사냥하려는 ‘한’의 등장 이후부터 쫓고 쫓기는 극한 과정을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로 장르를 전이시킨다. 긴장감 조성에 크게 기여하는 건 주목할 만한 청년 세대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다. 끝까지 대결하는 ‘준석’역의 이제훈과 ‘한’역의 박해수는 특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영상과 음악에 힘을 주면서 장르에 걸맞은 시청각 감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시도도 꽤 효과적인 편이다. 종종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설정과 다소 빈약한 인물 활용이 서사와 설득력을 중요하게 보는 한국 관객에게 아쉬움을 남길 여지도 있지만, 장르 자체의 재미를 즐기는 데 큰 무리가 될 정도는 아니다. <파수꾼>(2011)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 신작으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이 불가능해지면서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2020년 4월 28일 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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