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은영 기자]
12일(목) 개봉을 앞둔 <악몽>을 연출한 송정우 감독과 주연배우 오지호, 지성원이 영화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악몽>은 영화를 통해 잃어버린 딸을 다시 살리려는 영화감독의 광기를 그린 미스터리 공포.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후 ‘연우’(오지호)는 영화제작에 집중하던 중 미스터리한 여인을 만나고 그에게 점차 빠져들게 되면서 아내 ‘지연’(지성원)과의 사이가 소원해진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지난 5일(목) 예정됐던 시사는 온라인으로,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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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우 감독
제36회 브뤼쉘 판타스틱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소감은.
우선 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영화제 외에도 중세기 건축물들도 이뤄진 브뤼셀 도시 자체가 아름다워 인상 깊었고, 영화를 접하는 브뤼셀 사람들의 열린 마음도 나에게 아름다운 영감을 주었다. 그곳에서 초현실주의적 시네마에 대해 관객과 소통하면서 어떤 룰에 갇혀 있지 않은 정신세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악몽>은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많은 사람에게 선보였는데, 그런 자리임에도 마음이 편했던 것은 아마 관객들과 연결된 것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악몽>의 연출 계기는.
어느 날, 혼자 거리를 걷다가 문득 ‘우리가 살고 있는 이것이 꿈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반대로 우리의 꿈이 현실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자의 ‘호접몽’처럼 말이다.
만약 우리가 숨 쉬는 이곳이 꿈이라면, 이곳은 고통과 광기가 뒤섞여 영원히 깰 수 없는 악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머릿속이 바로 악몽일 것이다. 악몽 같은 나날 속, 허우적대는 ‘연우’의 정신세계를 영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는가.
극 중 ‘연우’가 영화가 완성된 후, 시사회에서 관객들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이는 내가 영화를 접할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저는 지금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영화 악몽이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 자리가 꿈인지 현실인지 한번 느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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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호
영화의 어떤 면에 끌렸나.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굉장히 오묘하고 이상한 영화다’라는 생각이 들어 궁금증을 풀고 싶어 선택하게 되었다. 그때의 느낌을 정확하게 설명할 순 없지만 뭔가 신비로운 느낌, 이해할 수 없는 느낌에 매료된 것 같다.
딸을 잃고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연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신경 쓴 부분은.
일단 현실과 꿈의 지점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다. 처음에는 그 경계를 구분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되도록 주어진 대로 연기하자. 이해하지 말자’ 이렇게 접근했다. 시나리오상으로 표현되지 않는 부분들과 이해하기에 어려웠던 부분들이 있었기에 후에 뭔가 얻어지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악몽>의 관람 포인트를 꼽는다면.
영화 <악몽>을 보다 보면 악몽 속에 또 하나의 악몽이 나온다. 이해하기에 조금 어렵지만 관객 분들이 그 혼돈 속에서 영화가 주는 극적인 혼돈을 느끼면 좋겠다. 영화를 보면서 어떤 것이 꿈인지, 어떤 것이 현실인지 맞혀 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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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원
‘지연’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평범한 엄마였던 ‘지연’이 딸을 잃고 변화하는 과정과 현실과 꿈을 오가며 상황이 바뀌는 캐릭터에 신경을 많이 썼다.
관람 포인트와 좋아하는 대사나 장면을 꼽는다면.
기존 한국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꿈을 소재로 현실과 꿈, 그 경계의 모호함이 주는 혼동이 영화 <악몽>의 매력이다. 관객 여러분도 그 매력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레고 랜드에서 ‘연우’와 ‘예림’(신린아)이 헤어지며 각자의 길로 떠나는 모습이 애틋하며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악몽>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하는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저희 영화가 가족의 소중함과 사랑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2020년 3월 11일 수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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