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꽃 기자]
배우: 마리아 발베르드, 질 를르슈
장르: 로맨스, 멜로,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시간: 102분
개봉: 11월 29일
시놉시스
원하는 바다라면 어디든 촬영하며 자유롭게 활동하던 사진작가 ‘파스’(마리아 발베르드)는 자신의 광활한 작품 세계를 흠모하던 전직 종군기자 ‘세자르’(질 를르슈)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남편이 된 그는 전과는 달리 ‘파스’의 위험한 바다 촬영을 꺼리기 시작한다. 계획에 없던 임신과 출산까지 경험한 ‘파스’는 영감의 원천이던 바다와 멀어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결국 남편과 아이를 남겨둔 채 예멘의 한 바다로 홀연히 떠나고 마는데…
간단평
광활하고 풍성한 느낌을 안기는 바다 사진으로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젊고 매력적인 사진작가가 있다. 그는 자기 작품 세계를 흠모하던 전직 종군기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다이빙: 그녀에 빠지다>는 두 사람의 말랑한 로맨스만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 자유롭게 사진을 찍어온 예술가 여인과 위험한 전장을 경험한 뒤 생존한 남기자는 함께하기에는 너무나 이질적이다. 이야기가 집중하는 건 성별, 성향, 경험, 삶을 바라보는 방식마저 다른 두 사람의 근본적인 갈등이다. 마치 심해처럼 깊고 충만하던 여인은 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 임신, 출산을 겪으며 숨이 막힌다. 남편은 자유를 좇고 위험을 무릅쓰는 그의 성향을 ‘지나친 야망’으로 난폭하게 규정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과 외부가 요구하는 역할이 충돌하는 지점, 여인은 다시금 바다로 떠난다. 작품을 관통하는 바다라는 이미지는 고통받는 인물의 심리를 직간접적으로 암시한다. 내내 여인의 시점을 따라 흐르던 이야기가 어느덧 남편의 시점으로 전환하는 덕에, 관객은 두 사람이 맞은 비극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바다는 그저 움직일 뿐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것을 보고 사라질까봐 두려워한다. 마무리가 전하는 메시지가 꽤 묵직한 여운을 안기는 작품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2013)의 주연 멜라니 로랑이 메가폰을 잡은 네 번째 연출작이다.
2018년 11월 23일 금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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