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협상>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위이자 범죄 전문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상황실 스크린을 통해 태국 현지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현빈)와 협상을 이어가는 범죄 오락 액션물이다. 사건의 영문도 모른 채 급히 상황실에 투입된 ‘하채윤’은 기자와 경찰을 인질로 삼은 ‘민태구’ 일당이 체포될 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하지만, 협상 도중 예상치 못한 국정원의 개입에 부딪히고 ‘민태구’와 연관된 검은 커넥션까지 알게 된다.
손예진과 현빈이 맞붙는 절대다수의 장면은 상황실 스크린을 통해 성사된다. 두 배우는 서로를 마주보는 대신 각자를 비추는 다수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연기하는 이원 촬영을 소화했다.
영화는 <국제시장>(2014) <히말라야>(2015) <공조>(2016) 등을 연출한 제작사 JK필름의 신작으로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당시 조감독이었던 이종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종석 감독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 살다가 영화를 하고 싶어 한국에 왔다. 조감독 생활 끝에 15년 만에 감독이 됐다. 콘셉트부터 색다른 작품을 원했기 때문에 국내에 없던 ‘협상’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다. 첫 영화에서 손예진, 현빈과 함께할 수 있던 건 큰 영광이다. 이 정도 수준의 배우들이 현장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오는지, 또 어떻게 연기하는지를 알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연출을 해야 하는지도 제대로 고민해볼 수 있었다. 감독이 돼서 보는 세상은 참 다르더라”고 말했다.
협상가 ‘하채윤’역의 손예진은 “이종석 감독님은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배우의 생각을 정말 많이 수용해 주셨다. 머리를 싸매고 함께 고민한 결과 첫 시나리오와 마지막 완성된 영화가 많이 달라졌다”며 운을 뗐다.
손예진은 “인질범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고 모두를 생존시키는 게 협상가의 사명인 만큼,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 배우와 직접 눈을 마주치지 않고 세트장 안에서 모니터만 보며 연기 하려니 마치 몸이 묶인 느낌이었다. 감정 신도 몸을 쓰기보다는 얼굴 클로즈업 샷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때로는 자기와의 싸움처럼 느껴졌다”며 촬영 고충을 전했다.
인질범 ‘민태구’역의 현빈은 “이원 촬영은 한 번도 도전해보지 않은 생소한 방식이다. 작은 모니터만 보고 연기 하려니 어떨 때는 1인극을 하는 것 같았다. 상대 배우의 움직임, 시선 처리, 목소리까지 모두 모니터로 확인하는 작업이 꽤 낯설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상대의 호흡을 찾아내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협상>에서는 그런 촬영 방식이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협상>은 추석 연휴를 앞둔 9월 19일(수) 개봉한다.
● 한마디
- 마치 실시간 중계처럼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협상의 핑퐁을 주고받는 형식이 몰입력 있는 편. 손예진, 현빈의 연기도 빠지지 않는다. 다만 비록 뻔하게 느껴질지언정 웃음과 감동으로 대중 정서를 휘어잡는데 만큼은 능하던 JK필름의 색깔은 찾아보기 어렵다. 좋게 말하면 담백해졌지만, 나쁘게 말하면 강점을 잃은 느낌.
(오락성 6 작품성 6)
(무비스트 박꽃 기자)
2018년 9월 10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got.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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