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영화제 후보작이 발표되었다. 예상대로 <반지의 제왕> <뷰티풀 마인드> <물랑루즈>의 삼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연 어떤 영화가 왕좌에 오르게 될 것인가 많은 이들이 촉각이 쏠리고 있다. 많은 후보에 오른 작품들은 일단 그만큼 언론에 노출이 되어 지명도를 높여나갈 것이고 이는 결국 매표수로 현실화 되어 영화사의 주머니를 채워 줄 것이다. 아카데미 영화제의 결과가 나온 후에 수상작들의 흥행은 더욱더 높아질 것이 또한 분명하다.
여기까지는 정설이다. <늑대와 춤을>이 그랬고 <타이타닉>이 그랬고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등 아카데미의 수혜를 입은 영화들은 셀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오늘 필자가 딴지를 걸려고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궁금하게 생각해 주는 이들이 좀 많았으면 좋으련만…) 두두두두둥!!
아침 출근을 준비하던 필자는 또한번 실소를 금치 못했다. 필자가 구독하는 신문 역시도 아카데미 영화제 후보작 발표를 큰 뉴스거리로 다루면서 여러 후보작들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붙여 놓았는데 그 신문에는 <물랑루즈>란 제목으로 개봉해 한참을 상영하고 이제는 디비디와 비디오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그 작품을 <무랑루주>로 표기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웃음을 유발하는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필시 "할 베리"로 알려진 흑인 배우의 이름을 "할리 벨리"라고 표기하거나 뉴스에 보도하는 한편, 외국에 영화상 후보에 오른 <아멜리에>는 <아멜리 뿔랑>이라고 쓰는등 제각각인 모습으로 엉망진창이었다.
어디서부터 문제가 발생한 걸까? 영화에 문외한인 인물들이 기사를 급조하느라 그렇게 된 것이었을까? 아니면 영화사와 언론간의 모종의 암투가 진행되고 있었던 것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제각각인 영화제목 혹은 해외 영화인들에 대한 표기는 필시 영화사의 보도자료와 홍보 문구를 접했을 법한 이들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혹시 우리나라 표기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었을까?
뉴스나 신문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국제화에 발맞춰 올바른 외국어 표기법을 제창하며 통일되고 규격화된 모양새를 보여주자고 떠들어 댄다. 하지만 그들이 하고 있는 작태는 한마디로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도데체 뭐가 제대로 된 것이냔 말이다. 엉망진창이야 엉망진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