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박꽃 기자]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인간의 두뇌와 로봇의 신체를 소유한 ‘메이저’(스칼렛 요한슨)가 특수부대인 섹션9를 이끌며 테러 조직에 맞서던 중,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는 내용의 SF 액션물이다. 원작은 1989년 출간된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이며, 이후 해당 작품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로 연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제5원소>(1997)를 연출한 뤽 베송 감독과 <매트릭스>(1999)를 연출한 워쇼스키 자매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가 자신들의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공각기동대>를 할리우드 최초로 실사화한 작품이다. 할리우드 제작사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가 함께 제작했으며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2012)을 연출한 루퍼트 샌더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스칼렛 요한슨은 <어벤저스> 시리즈의 ‘블랙위도우’ 역보다 한층 더 공격적인 액션을 선보이는 ‘메이저’, 줄리엣 비노쉬는 그녀의 어머니와도 같은 과학자 ‘닥터 오우레’, 요한 필로우 애스백은 ‘메이저’를 보호해주고 싶어 하는 ‘바토’역으로 분한다.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은 오는 3월 29일 국내 개봉한다.
아래는 기자회견 전문.
Q.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과 원작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차별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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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각자의 배역을 간단히 설명하고,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설명해달라.
A. 스칼렛 요한슨(이하 ‘스칼렛’): 솔직히 맨 처음에는 ‘메이저’의 매력이 즉각적으로 파악되지는 않았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실사화할 수 있을지 잘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작에는 시적인 표현이 많았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속도도 느린 편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메이저’가 겪는 딜레마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이번 작품을 준비해온 루퍼트 감독이 나를 잘 이끌어준 덕에, ‘메이저’가 자기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투쟁하는 존재라는 점을 알게 됐다. 자신의 사고방식에 의구심을 갖고,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캐릭터라는 점에 중점을 뒀다.
A. 줄리엣 비노쉬(이하 ‘줄리엣’): 내가 연기한 ‘닥터 오우레’는 ‘메이저’를 창조한 과학자다. 어느 시점에 들어서면 희생과 죽음을 경험하는 캐릭터지만 매우 강렬한 몇몇 장면에 출연하기 때문에 관객을 몰입하게 만들 수 있는 역할이다.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더욱 중요한 건, ‘닥터 오우레’가 단순히 과학자라기보다는 자신이 만들어낸 ‘메이저’에 애착을 품은, 모성이 느껴지는 캐릭터라는 점이다. 실제로도 내 딸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메이저’를 보호하고 싶었고, 그녀의 삶의 파괴되는 측면에서는 분노를 느꼈다.
A. 요한 필로우 애스백(이하 ‘요한’): 내가 맡은 ‘바토’ 캐릭터는 원작에서 가장 사랑받는 역할 중 하나다. 덩치도 크고, 액션도 잘 하고, 멋진 무기도 가지고 있다. 스칼렛이 소화한 ‘메이저’와는 형제애 혹은 남매애 같은 감정을 공유하는 사이다. 아직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르기 때문에 그저 그녀를 보호하고 싶어 한다.
Q. 요한 필로우 애스백의 경우 스칼렛 요한슨과는 <루시> 이후 두 번째 호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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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원작에서는 본래 남성이었던 ‘닥터 오우레’ 역할이 여성으로 바뀐 점도 인상적이다.
A. 루퍼트: 나는 더 많은 여성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과학자 캐릭터를 여성이 맡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사람은 어머니 혹은 여성이다. ‘닥터 오우레’와 ‘메이저’라는 탁월한 여성 캐릭터를 창조한 데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줄리엣 비노쉬는 스칼렛 요한슨의 어머니 같은 역할을 맡으면서 보다 관객의 감정을 잘 설득할 수 있는, ‘옳은’ 연기를 해줬다.
Q.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만의 독특한 비주얼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 또한 많이 기울였을 텐데.
A. 루퍼트: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좀 더 미래의 모습을 반영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현실감 있게 다가올 수 있는 비주얼을 구축했다. 특히 물 위에서 싸우는 장면은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만의 차별점이다. 일본 도쿄에서 만난 <공각기동대> 관련자들이 우리 작품의 영상미를 호평해줘서 굉장히 큰 기쁨을 느꼈다.
Q. 스칼렛의 경우 <어벤저스>의 ‘블랙 위도우’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고 무자비한 액션을 선보이는 것 같다.
A. 스칼렛: 그 둘이 싸우는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블랙 위도우’는 과거 발레리나였다. 그래서 체조선수처럼 움직이는 게 가능했다. 작은 체구를 활용해 다소 방어적으로 싸우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에 ‘메이저’는 무기와 전술 훈련을 많이 받은 캐릭터다. 훨씬 더 공격적으로 싸워야 했다. 벽을 타거나, 높은 곳에서 서슴없이 낙하하는 등 인간을 초월한 모습은 물론, 금속으로 이루어진 몸통으로 강력한 발차기를 날리는 등의 강인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LA와 뉴욕의 경찰들과 그룹으로 움직이면서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액션을 펼치기 위한 훈련을 받았다. 워낙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지만 지난 10년간 액션물을 워낙 많이 소화한 덕을 봤다.
Q. 영화 외적 질문이지만, 스칼렛 당신은 반트럼프 행진의 연단에 오르는 등 정치적 관심도 많은 편이다. 한국의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
A. 스칼렛: 음. 나까지 한국 정치로 끌고 들어가는 건 좀…(웃음) 뉴스를 들어서 알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상황도 아주 복잡한 터라 그에 대해서는 말씀 드리지 않는 쪽이 맞을 것 같다. 물론 트럼프 얘기는 계속 할 수 있다.(웃음)
Q. 그렇다면, 영화에서처럼 투명 수트를 입을 수 있다면 뭘 하겠나.
A. 스칼렛: 청와대에 들어가서 모든 비밀을 알아내고, 여러분께 탄핵과 관련된 진실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음, 별로인가? 반응이 별로 안좋네.(웃음) 아마 전철을 타보고 싶을 것 같다. 완전한 익명의 상태로 말이다. 유명해진 다음부턴 그런 걸 잘 하지 못 한다.
Q. 한국 관객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해달라.
A. 스칼렛: 앞서 받은 트럼프와 관련된 질문을 아직까지 생각하고 있는데, 답은 안 하겠다.(웃음) 이번 작품은 정말로 자부심을 느낀다. 이 자리에 모인 기자들 또한 30분짜리 풋티지 영상 말고,본편을 꼭 봐달라.(웃음)
A. 줄리엣: “사랑해요”(웃음) 다음에 또 한국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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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요한: 덴마크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싫어하면 혼자만 보고 감춰라. 하지만 좋아하면 공유해라.(웃음)
● 한마디
작품과 상관없는 뜬금포 질문에도 쿨하게 대응하는 스칼렛, 팬 많은 이유 알 듯
2017년 3월 20일 월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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