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 박꽃 기자]
배우: 하정우, 배두나, 오달수
장르: 재난 드라마
등급: 12세 관람가
시간: 126분
개봉: 8월 10일
시놉시스
자동차 딜러로 일하던 ‘정수’(하정우)는 운전 중 터널이 붕괴되는 사고를 당한다. 콘크리트와 철근 잔해에 매몰된 자동차 안에서 최소한의 공간만 확보한 채 휴대전화로 사고 소식을 알리고, 소방장 ‘대경’(오달수)을 비롯 119가 출동하지만 구조는 더디기만 하다. 언론이 몰려들고 장관이 사고 현장을 찾으면서 정수의 사고에 여론이 집중되고, 아내 세현(배두나)은 구조현장으로 달려간다.
간단평
<끝까지 간다>에서 액션과 서스펜스를 살린 연출로 주목받은 김성훈 감독이 이번에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잔혹한 재난드라마를 들고 돌아왔다. <터널>은 대형 터널이 붕괴된 재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정수’는 사고 현장에 매몰돼 35일을 버티고 소방관 ‘대경’은 구조를 위해 분투한다. 언론은 부나방처럼 달려들고, 정치인은 현장을 찾아 기필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낸다. 김성훈 감독은 세월호 등, 거대한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실제로 목격했던 상황을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때문에 관객들은 이 영화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설계도와 달리 허술하게 지어진 터널, 비윤리적 언론, 정치인 의전이 최우선 되는 현장 상황은 공감을 넘어 분노까지 유도한다. 격앙된 관객을 달래주는 건 하정우의 유머러스한 연기다. 그는 묵직한 영화 전반의 톤을 적절히 조절한다. 주변 인물도 제 역할을 해낸다. 남편을 잃을지 모르는 아내 역의 배두나는 오히려 감정을 절제해 보는 이를 먹먹하게 한다. 소방관 역의 오달수는 이 영화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이제 구조를 그만두고 신터널 발파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는 이에게 ‘저 안에 사람이 있다’고 일갈한다. 물론 현실이 반영된 비극적인 이야기를 따라가느라 관객이 다소 힘들 수 있다. 그럼에도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의 막연하고 암담한 심정을 전하기 위해 일부러 관련 시퀀스의 길이를 늘렸다는 김성훈 감독의 뚝심은 존중할 만 하다.
2016년 8월 3일 수요일 | 글_박꽃 기자(pgot@movist.com 무비스트)
무비스트 페이스북(www.facebook.com/imovist)
|